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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이른 새벽에 진행되는 경기 시간에도 월드컵 열기가 뜨겁다.
밤새 거리에서 ‘대한민국’을 외치는 붉은악마들도, 졸린 눈을 비비며 TV 앞에 앉은 국민들도 ‘우리나라’라는 공감대로 하나가 된다.
월드컵을 보는 국민들의 대동단결 못지않게 구성원들의 통합이 절실해진 곳이 있다. 바로 우리나라 의사들이 모여 있는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다.
의협은 노환규 前 회장 불신임(탄핵) 사태가 벌어지기까지 수개월 간 노환규파 대 반노환규파의 지속된 분열에 망신창이가 됐다. 최근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추무진 회장에게 ‘통합의 리더십’이 요구되는 이유다.
지난 4월 개최된 의협 정기대의원총회에서도 의협의 내분을 봉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당시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변영우 의장이 '의협 대통합 혁신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변 의장은 "개원의, 교수, 봉직의, 전공의 등 직역 및 지역 간 갈등을 줄이고 회원들의 불만을 해결할 수 있는 의협이 필요하다"며 통합을 강조한 바 있다.
추 회장 역시 이를 인지하고 취임식에서 선거운동기간 동안 가장 많이 생각한 말이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뜻의 단생산사(團生散死)라고 밝힌 바 있다.
물론 추 회장이 노환규 측 인사라는 점과 그가 출마 선언 때부터 37대 집행부 노선을 이어가겠다고 공언했던 점을 미뤄볼 때 향후 의협의 회무는 노 전 회장의 노선을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회원들과 소통하는 방식만큼은 바꿔야 한다. 추 회장 스스로도 선거운동 당시 노 전 회장의 ‘불통’ 이미지에는 선을 그은 바 있다.
추 회장은 당선 전 인터뷰에서 “노 전 회장의 경우 회원들과 대화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며 “회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업무를 분담해 회장으로서 회무를 조율하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추 회장이 계승할 전임 집행부의 정책기조에 대한 판단은 향후 역사가 하겠지만, 그가 얼마나 대의원회, 회원들과 소통하고 분열된 의협을 통합했는지에 대한 판단은 회장직 수행과 동시에 시작될 것이다.
더욱이 이번 보궐선거에서는 28.9%라는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하며 회원들의 의사협회에 대한 무관심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의료법인 영리자회사 설립, 원격의료 등 의료계 문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의사'라는 소속감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건강을 책임진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하는 의협 회원들의 협회에 대한 관심과 참여는 중요하다.
국민들이 월드컵에 느끼는 열기처럼 회원들이 협회에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서 회원들을 외면하는 불통이 아닌 소통으로 회원들을 통합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국민들의 지지 속 국가대표 팀을 이끌고 있는 홍명보 감독의 지론은 ‘원팀(One team)'이다. 홍 감독은 "선수들은 개개인의 목표가 아닌 팀의 목표를 위해 경기에 임하고 싸워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근 보궐선거에서 대한의사협회 회장으로 선출된 추무진 회장 역시 마찬가지다. 회장으로 당선된 순간부터 추 회장은 ‘노환규의 남자’라는 타이틀을 벗고 10만 의사회원을 '의협'이라는 원팀으로 통합하는 리더의 역할을 보여야 한다. 임기 1년이 안되는 짧은 시간이지만 그런 계기를 만드는 아름답고 성숙한 모습을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