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국회 활동, 대정부 협상은 누가 어떻게 주도적으로 이끌 것인가.”
“어느 누가 주도적으로 맡는다고 얘기할 수 없다. 대한의사협회 집행부 모두의 몫이다. ”
대한의사협회 신임 추무진號 제38대 집행부의 윤곽이 드러났다. 하지만 본격적인 임기가 채 시작되기도 전에 회장단 및 상임이사진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할 지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추무진 회장은 24일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 의료계는 회원 간 소통, 화합, 단결이 최우선 과제"라면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산적해 있는 현안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은 물론, 의료계 대화합을 위한 집행부 체제를 구성하는데 역점을 뒀다"며 인선 배경을 밝혔다.
특히 39개 아젠다 중 보험에 관련된 사안이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추 회장은 "2차 의정 협의를 성실하게 이행해 회원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며 "구체적인 성과를 얻도록 하는 것에 회원들이 본인을 회장으로 뽑아준 뜻이 있다고 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비록 짧은 임기이지만 최대한의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인력 확충과 전문성을 대폭 강화해 회원 권익 보호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추 회장은 "직역과 지역을 아우르는 대통합의 자세로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전문가의 역량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힘쓰겠다"고 피력했다.
사실 이번 인선을 두고 직전 선거에 후보자로 나섰던 유태욱 전 가정의학과의사회장이 정책부회장으로 집행부에 합류하는 등 추무진 회장이 '대통합·탕평'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치적 계산이 곳곳에 녹아있는 캐비넷 구성이라는 얘기도 흘러 나온다.
더욱이 노환규 전 회장의 불신임으로 ‘올스톱’된 대정부 협상 및 대국회 활동이 곧바로 정상 궤도에 오르기엔 또 다시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 초 의료발전협의회에서 의협 협상단 자격으로 참여한 바 있는 충남의사회 송후빈 회장이 이번 집행부에선 보험부회장 겸 보험이사직을 맡았다.
추무진 회장은 이날 “복지부가 세종시로 이전했기 때문에 세종시 인근에 있는 충남의사회 송후빈 회장이 보험 파트에 있는 모든 부분을 챙겨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전문성 강조한 인사 불구 소통·화합 이룰지 의구심 제기
하지만 추 회장의 이 같은 복안은 현실과는 간극이 있다.
복지부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그 간 의정 협상 과정 및 대정부 투쟁(파업 포함)에 대한 송 회장의 행보를 봤을 때 협상 파트너로는 다소 껄끄럽게 여기는 눈치다.
여기에 추 회장은 대국회 활동은 강청희 상근부회장이 총괄한다고 했지만 의협 안팎의 살림을 맡는 상근부회장이 대국회 활동을 전담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통상 전문성과 효율성을 바탕으로 한 인사라면 각각의 현안에 대처할 수 있는 진용으로 꾸려져야 하는데 공식적인 기자회견에서조차 이 같은 계획이 언급되지 않았다.
의료계를 압박하는 보건의료정책 입법을 막기 위해서는 대국회 활동의 중요성 역시 상당하다. 이 역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추무진 회장의 기본 철학과 방향이 정립되면 의료계 내부 소통은 그 어느 과제보다 시급히 선행돼야 하는데 징검다리 역할을 하며 마땅히 나설 인물이 있느냐는 물음으로 귀결된다.
노환규 전 회장의 불신임까지 초래했던 전국시도회장단과 대의원회와 갈등에 대해서는 추 회장 역시 위기의식을 공유해 왔다. 다만, 누가 관계 회복을 위해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정책적으로는 보험 분야 강화가 관건이다. 실제 일선 개원가를 포함해 상당 수의 회원들의 불만은 적정 수가 인상 및 보험 분야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 더 심해질 것 가능성이 높다.
강청희 상근부회장을 제외하고 부회장 및 상임이사진에 반상근이 전무하다는 점도 추 회장에겐 아쉬운 대목이다. 강 상근부회장에 업무가 지나치게 집중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는 이유다.
의료계 한 인사는 이번 인선과 관련, “시도의사회와 회원들을 다독이고 의료계 분열과 상처를 쓰다듬을 수 있는 실질적 인사들은 찾아볼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인사는 “차기 세력 구도와 ‘표밭’에만 신경이 집중되다보니 이 같은 ‘인사 참사’가 일어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