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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 진료비 청구를 둘러싼 법적공방이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달 26일 영상의학과 개원의 19명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청구서・명세서 세부작성요령 공고무효 확인소송'에서 심평원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에 앞서 영상의학과 개원의들은 자동차사고를 당한 환자가 입원하고 있는 의료기관의 의뢰를 받아 CT 등 영상을 촬영하고도 수가를 못 받거나 지연되는 등 손해를 입었다.
심평원이 타 의료기관에서 진료의뢰를 받은 입원환자의 경우 의뢰한 의료기관이 청구해야한다며 '심사불능반송처리'했고, 의뢰한 의료기관들은 세금 등을 이유로 대신 청구해줄 수 없다고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에 개원의들은 심평원장을 상대로 심평원의 반송처리규정이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자동차보험진료수가 심사업무처리에 관한 규정' 4조 청구인의 범위를 넘어섰으며, 환자가 입원하고 있는지 외래진료를 받고 있는지에 따라 규정을 달리 적용하는 것 등에 문제가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개원의들이 제기한 ▲상위 규정의 위임한계 일탈 ▲평등원칙 위반 ▲과잉금지원칙 위반 주장에 조목조목 판시하고 '이유 없다'며 소송을 기각했다.
판시에서는 의뢰받은 영상촬영 수가를 의뢰한 기관에서 청구하는 것이 적법절차이며 심평원의 취한 '심사불능반송처리'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등에서 보장하고 있는 위임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해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해동' 정용진 변호사와 원고들은 항소할 뜻을 분명히 했다. 의료기관이 법인격이 없다는 법리해석자체가 잘못됐으며, 의료 전반에 걸친 법원의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다.
정 변호사는 "법원이 어디에도 청구할 수 없는 이들의 심각한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심평원의 말만 듣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판시대로라면 영상의학과는 심평원을 거치지 않고 보험회사로 직접 청구해야하느냐고 되물을 예정"이라며 항소 후 변호전략을 일부 공개했다.
반면 심평원의 변호를 맡은 김현욱 변호사는 "법원이 자보청구질서를 바로잡으려는 심평원의 규정 필요성까지도 판단해준 것"이라면서 "공익의 측면이 개인의 불편이나 불이익보다 무겁게 인정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폭을 조금 넓게 봐준 것이라고도 볼 수 있으나 심평원 입장에서는 주어진 권한 범위 내에서 합리적으로 판단했다"면서 "적법하다는 판단이 났으니 제도적 보완 차원에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에 관한 심평원과 복지부 간 논의는 아직 구체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평원 관계자에 따르면 4대 중증질환 강화 등 국정과제들로 인해 자보심사는 후순위로 밀렸다. 따라서 논의가 이뤄지거나 소송의 결과가 나기 전까지 자보심사는 현행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