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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 대학병원 출신 전문의 A 씨는 지난 해 서울 강남에 성형외과의원을 개원했다. 그는 개원을 앞두고 화려한 인테리어와 각종 의료장비 등을 무리하게 준비했다. 결국 자금이 부족해 은행과 지인에게 손을 벌렸다. 개원 후에는 또 다시 병원 규모 확장을 위해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부채의 늪에 빠진 그는 담보채무만 무려 20억원에 달했고, 경영난에 직면하면서 법원에 일반회생을 신청했다.
장기 불황의 그늘은 의료계도 피하기 힘든 모습이다. 빚에 허덕이는 의료계 종사자들이 늘고있다.
서울중앙지법원에 따르면 2009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전체 일반회생 신청자 1327명 가운데 전문직 종사자군에 해당하는 의사·치과의사·한의사·약사·변호사는 548명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41.3%에 달했다.
2009년 이후 일반회생 신청 전문직 종사자 548명 중 변호사는 12명이었지만 의료계 종사자는 무려 536명으로 집계됐다. ‘고소득자’로 불리는 의료인들의 팍팍한 현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평의사회 한 회원은 “개원하기만 한다고 무조건 되는 시대가 아니다”라며 “치열한 생존경쟁과 저수가라는 현실 속에서 점점 경영난에 시달린다”고 토로했다.
일반회생은 주로 거액의 빚을 진 채무자가 이용하는 제도다. 개인회생은 무담보채무가 5억원 이하, 담보채무가 10억원 이하인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데, 이는 개인회생의 채무 액수를 초과한 채무자들이 대상이다.
법조인에 따르면, 일반회생 신청 의사들의 채무 규모는 10억이상 30억대 이하로, 20억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결국 문을 닫는 병원과 한의원, 약국도 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의원은 1536곳에 달했다. 하루 평균 4.2개꼴. 2009년 병원 폐업은 115곳이었으나 작년에는 170곳으로 늘었다.
치과의원은 작년 854곳, 치과병원은 25개곳이 폐업했다. 한의원의 경우, 2001년 430곳, 2009년 727곳, 2013년 828곳이 폐업했고, 약국도 지난해 1793곳이 문을 닫았다.
법률사무소 찬란한아침 고한경 변호사는 “장비 대여 및 구비, 병원 확장을 위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덜컥 부동산을 사는 경우가 많고, 의료법 위반으로 의사면허가 취소된 사람들은 파산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병원 운영 상 불필요한 부분이 있음에도 제대로 검토하지 않거나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해 부채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또 이른바 사무장병원의 경우 의사에게 비용을 덤터기 씌우는 사례도 있다”며 “회생 및 파산을 피하기 위해서 이런 점들을 유의해야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