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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 후 9개월 만에 뇌성마비 진단을 받은 아기와 부모가 A병원과 B대학병원을 상대로 낸 억대 손해 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이겼다.
서울고등법원 제17민사부(판사 이창형)는 원고 패소한 원심 판결을 뒤집고 “A병원이 자녀와 부모에게 의료사고에 따른 손해배상 비용 총 2억8000여만원과 소송에 따른 지연 손해금을 지급하라”고 지난 10일 판결했다.
다만, B대학병원에도 의료사고 과실이 있다는 원고 측 주장은 기각됐다.
임산부 안 씨는 지난 2010년 5월 31일 경기도 부천시 소재 A병원에서 분만했다. 당시 유도분만 과정에서 태아의 머리에 몰딩이 발생했으나, 의료진은 일반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으로 보고 설명 후 산모의 뜻에 따라 흡입분만을 진행했다.
출생 당시 아기는 전신청색증이 있었으며, 활동 및 울음은 보통인 상태에서 신생아실로 옮겨졌다. 그러나 이후 신생아는 빈호흡과 저혈당 등의 증상을 보여 다음 날 B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B대학병원에서 검사 결과, 신생아는 혈소판 감소증·파종성 혈관 내 응고 증후군 의증·저혈당·패혈증 진단을 받았으며, 입원 후 아기 상태에 따라 의료진의 처치가 이뤄졌다.
아기는 B병원 입원 4일 후 신생아 뇌 CT검사를 통해 다발성 출혈 소견을 진단받았다. 이후 뇌척수액검사와 뇌초음파 검사 등을 거쳐 6월 21일 혈종흡입술을 시행했다.
입원 두달 여 만에 아기는 퇴원했으나, 결국 한해 뒤인 2011년 2월 뇌 내출혈과 강직성 사지마비성 뇌성마비, 양안 원시 및 난시 진단을 받았다.
이후 아기의 부모는 두 병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측은 “A병원이 분만진행 상황에서 태아의 몰딩이 심했음에도, 제왕절개 등 다른 수술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흡입분만을 통한 자연분만을 시행해 신생아에게 뇌출혈 및 신생아 가사를 발생시켰다”고 주장했다.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A병원 의료진의 처치가 적절하지 못했고, 전원 지연의 과실이 있다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원심에서는 원고 측 주장을 모두 기각시켰다.
재판부는 “분만 과정에서 두 개 혈종이 발생한 것으로 보아 이로 인해 신생아 뇌손상이 발생했다고 추정되며, 의사는 태아의 상태를 면밀히 관찰해 제왕절개 등 수술 요법을 고려해 태아를 안전하게 분만하도록 할 주의의무가 있으므로 과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아기의 빈호흡과 저혈당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있었으므로 그 원인을 파악해 신속히 조치할 수 있도록 상급병원으로 전원시킬 주의의무가 있다”고 병원 측 과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A병원 의료진의 설명의무 위반 및 B병원의 의료과실 등에 대한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의료진이 설명의무를 위반하였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분만 후 아기의 상태 변화 등을 감안했을 때 신속하게 상급병원으로 전원시키는 조치를 취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A병원의 책임비율을 30%로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또 “B병원 내원 당시 이미 아기에게서 뇌혈종, 뇌출혈뿐만 아니라 혈소판 감소증, 파종성 혈관 내 응고 증후군이 나타났고 B병원 의료진이 혈종흡입술 시행 당시까지도 정삼범위에 이르지 못했던 점 등에 비춰보면 B병원이 뇌출혈에 대한 처치 상의 과실이 존재한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원고 측 주장을 기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