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제]"항암치료 과정에서 환자에게 괴로운 삶을 강요하기보다는 환자 스스로가 마음을 조절할 수 있도록 긍정적인 자극(피드백)을 주고 싶었다.”
중앙대병원 장정순, 한덕현 교수팀이 유방암 환자의 항암치료용 기능성 소셜네트워크 게임 ‘알라부(I Love Breast)’를 개발한 이유다.
장정순 혈액종양내과 교수[사진]는 “암 환자들이 겪는 고통에는 다양한 괴로움이 있다”며 “그만큼 여러 각도에서 다양한 접근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알라부는 ‘인간의 삶과 행복’이라는 인문학적 사유를 거쳐 IT기술과 의학이 만난 결과물이다. 소위 ‘통섭(consilience)’의 사례인 셈이다.
게임 개발 아이디어는 학제 간 소통을 통해 나왔다. 정신건강의학과와 내과가 함께 시너지를 낼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평소 기능성 게임에 관심이 있던 한덕현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아이디어를 냈고, 이에 의기투합 해 게임 개발을 추진했다.
장 교수는 “암 환자들의 고통에는 다양한 괴로움이 있다. 더욱이 실제 암 환자들 고통은 TV드라마나 영화에서 비춰지는 것보다 더 크다”고 전했다.
가령, 임종을 앞두고 가족 간 벌이는 재산 분쟁, 치료비용에 대한 부담 및 직위 상실에 대한 불안, 생식 기능 저하, 우울증 등 환자들이 다양한 이유로 고통을 겪는다.
그는 “병원의 약물 치료가 다 가 아닌 이유”라며 “환자를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장암 및 백혈병 환자 행복 위해서도 게임 아이템 적용 계획"
게임 대상을 유방암 환자로 택한 이유는 이들이 비교적 연령이 낮고, 모바일 게임에 친숙한 여성이라는 점 때문이다. 향후 대장암, 백혈병 환자들에게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게임 개발에는 오랫동안 의사이자 환자의 보호자로서 축적된 경험과 생각들이 투영됐다. 장 교수는 2009년 특별한 사연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장 교수 양친 모두 악성림프종으로 투병하게 됐고 당시 아들이 아닌 의사로서 부모님의 주치의가 돼야했다.
그는 “항암치료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게 환자의 심리”라며 “하루를 살아도 사람답게 살았다고 생각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사람의 몸은 마음과 연결돼 있다. 시상하부 중추에서 행복신경전달물질로 알려진 세로토닌이 분비된다. 사람의 면역체계에 심리가 미치는 영향도 크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들 교수팀도 초기에는 게임 개발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다.
장 교수는 “항암치료로 몸도 마음도 지친 환자들이 과연 게임을 하려고 할까나 하는 실행여부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다. 하지만 한 환자를 대상으로 파일럿 연구를 해본 결과,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았고 무엇보다 환자가 스스로 하고자 한다는 점이 인상깊었다”고 밝혔다.
그는 “공익적인 게임은 별로 없지 않나. 그러나 이 게임은 폭력이나 금전을 취하는 것이 아닌 ‘건강’, ‘인간적인 삶’이 게임 미션 수행의 대가라는 점에서 실제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내 항암치료 발전을 위해 다각도에서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장 교수는 “우리는 동, 서, 남, 북 가운데 동쪽에서 폭을 조금 넓히는 정도다. 하지만 서쪽, 남쪽, 북쪽에도 따뜻한 빛을 비추면 얼마나 좋겠느냐”며 “각 분야에서 하나의 뿌리를 찾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글이나 예술을 통해 치료효과를 높이고, 생물학적 현상에 IT기술을 접목시켜 새로운 기술이 개발될 수도 있다. 다학제 간 소통과 통합이 활발하게 이뤄진다면 치료 효과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