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의사협회 의사결정 구조의 패러다임이 반드시 변해야 하는 시기다. 이는 누군가 바꾸자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 필연적으로 변화에 따라야 한다. 교수들도 정치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점이 되길 바란다."
올 초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의 '의협 회비 납부 무기한 보류 방침'이 궤도 수정없이 지속되자 최근 서울시의사회가 먼저 두 팔을 걷어부쳤다. 이대로라면 앞으로 교수들과의 간극은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위기감에서다.
서울시의사회는 지난달 회칙개정소위원회를 열고 불균형이 심했던 특별분회 소속 교수와 전공의들에 대한 회무 참여 기회 부여와 서울시의사회 대의원, 의협 파견 대의원 배정에도 배려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의견을 같이 했다.
이 자리에는 서울시의사회 김숙희 부회장, 이웅희 법제이사 등과 대의원회 류희수 부의장, 그리고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에서는 서울아산병원 인문사회의학교실 김장한 교수가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
"의협 의사결정 구조에 교수들 갈수록 소외받고 있는 실정 안타까워"
수년 전 부터 전국의과대학교협의회에서 실무를 맡고 있는 김장한 교수는 최근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의협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지만 갈수록 의협 의사결정 구조에 교수들이 소외받고 있다는 점이 너무 아쉽다"며 심경을 토로했다.
김장한 교수는 “총파업 투쟁을 비롯해 물리적인 여건도 문제였지만 그 동안 교수들이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는 괜한 분쟁을 일으키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이 체제로는 위기를 극복하는데 한계에 직면했다고 판단했다”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김장한 교수는 “의협의 재정 상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점은 대학에 몸 담고 있는 의사로서도 안타까운 현실이다. 10월 개최될 의교협 정기총회에서 회비 납부와 관련한 총의를 결정짓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회비 납부 보류 방침은 터닝포인트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의협이 11만 의사들의 종주단체로서 위상을 바로잡고 그 동안 내부적으로 표출돼 왔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같은 맥락에서 현재 의협의 사실상 의사결정구조인 대의원회 개혁이 이뤄져야 하지 않겠냐는 시각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김 교수는 “엄청난 반발을 불러올 수도 있지만 교수들도 정치적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의협 회원들 중에는 개원의도 상당 수 있지만 종합병원, 대학병원 의사들도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 군, 구의사회장은 오랜 시간 동안 비슷한 형태로 선출되거나 상부 조직의 수장이 되는 모습에서 다소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주장이다.
"의협 대의원회 변화 불가피하고 절실한 시점"
김 교수는 “대의원회의 변화가 불가피한 시점”이라면서 “의협 내 정치적 기능이 확실히 달라지기 위해서는 조직 및 기구의 면면을 재검토 해 역할을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이를 위해서는 대의원 수 조정을 포함해 동등한 투표권 부여 등부터 단계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김장한 교수는 “그 동안 교수들이 진료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의협에서 다소 한 발 떨어져 있었다고 보는 시각이 있을지는 모르나 처음부터 무관심해서 그런 것은 결코 아니다”고 주장했다.
다만, 대학병원 교수들이 의협 내에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려면 사심, 즉 개인적인 욕심없이 의료정책에 있어 균형 감각을 가지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장한 교수는 "정부가 무리한 정책을 추진하고자 할 때 의협이 전략적으로 대응에 나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대의원 수 조정 등 시대에 따른 변화가 수반돼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