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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불청객 '열사병'
김주연 과장(서울의료원 가정의학과)
[ 2014년 08월 10일 20시 00분 ]

이상기온, 지구온난화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지속적인 폭염관련 피해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2013년 폭염으로 인한 환자 발생 수는 2012년 대비 약 1.2배 증가 했다고 한다.

 

이렇게 푹푹 찌는 가마솥더위로 몸살을 앓는 시기에 접하게 되는 안타까운 뉴스가 있다. 바로 살인적인 폭염으로 인해 숨진 노인들의 이야기다.

 

미국에서는 여름철 폭염으로 매년 1500명 정도가 사망하고 있으며, 서울에서도 기온이 35도가 넘는 매우 더운 날에는 사망률이 7%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여름은 뜨거워야 제 맛”이라는 말도 있지만, 해가 갈수록 무더워지는 여름철을 안전하고 건강하게 보내려면 여름의 불청객인 ‘열사병’이 무엇인지, 그 증상과 대처방법 및 예방책을 알아둬야 할 것이다.


열탈진은 외부의 열에 장기간 노출됐을 때 땀으로 빠져나간 염분과 수분을 섭취하지 못할 경우 발생하는데 열사병과 비슷하지만 땀이 많이 나 피부가 차고 젖게 된다.

 

'더위를 먹었다'고도 표현하는데 더운 공기와 직사광선을 오래 받아 우리 몸이 체온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해 생기는 질환이다. 수분과 전해질 소실에 의해 극심한 무력감과 피로를 동반하고 체온의 변화가 크지 않다는 점이 열사병과 구분된다.

 

인체에는 체온조절 중추와 수분 대사와 혈관의 항상성을 지배하는 자율신경 중추가 있어서 체온을 늘 일정하게 유지한다. 더운 환경에서 우리 몸은 피부의 말초순환 혈액량을 증가시켜 피부에서의 방사 및 대류에 의한 열 발산 효과를 얻는다.

 

그러나 기온이 38도 이상이 되면 주로 땀을 흘려서 열을 발산하는데, 이것도 어느 한도를 넘으면 바깥 기온의 상승에 따라 체온도 상승하게 되어 땀으로 수분과 염류가 많이 소실된다. 따라서 혈관 조절기능이 불안정하게 변하고 뇌를 비롯한 전신의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킨다.

 

열사병의 초기 증상으로는 기분이 나빠지고, 머리가 무겁고, 얼굴이 창백해지며, 피로감과 몸에 기운이 빠지고 정신이 멍하여 몽롱한 허탈감이 생긴다. 또한 하품과 현기증이 나며, 사지 운동이 잘 되지 않고, 심지어 심한 경우에는 경련과 허탈을 동반한 의식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열사병은 모자를 쓰지 않거나 통기가 되지 않는 꼭 끼는 옷을 입는 경우 또는 수면 부족, 음주 등으로 몸이 쇠약한 경우에 자주 발생한다. 물론 어린이와 노약자, 만성질환자에게서 더 쉽게 발병할 수 있다. 고령자의 경우 체온 조절기능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땀 발생과 혈액순환이 노화로 인해 저하되기 때문이다.
 
일단 앞에서 말한 열사병의 초기 증상이 나타나면 하던 일을 멈추고 서늘한 곳을 찾아 옮기는 것이 좋다. 그 뒤 충분한 수분과 휴식을 취하도록 하고 의복을 벗거나, 느슨하게 해주는 편이 좋다. 물이나 이온음료 등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시원한 물로 샤워를 하거나 미지근한 물로 몸을 적셔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약에 혼자서 이러한 방법을 시행하는 것이 어렵다면 주위에 도움을 요청해야 하며, 119에 신고하도록 한다. 반대로 주변에서 일사병 환자가 발생하면 우선 119에 신고하고 옷을 벗기고, 통풍이 잘되는 서늘한 곳으로 옮겨야 한다. 그 뒤 충분한 수분과 휴식을 취하도록 하고, 상반신은 약간 높게 하고 의복을 느슨하게 해주는 편이 좋다.

 

단, 의식이 없을 때는 수분을 섭취하면 폐로 흡인돼 오히려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것도 먹이지 말아야 한다. 구역질이 나면 얼굴을 옆으로 돌려 눕히는 것이 안전하며, 체온을 내리기 위해 찬물을 이용해 몸을 식히거나 얼음주머니를 이용한다. 이러한 처치들이 신속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의식이 떨어지고, 체온이 상승하는 열사병으로 진행할 수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체온을 38도까지 내리고, 이 체온에 도달하면 일단 몸을 식히는 것을 중지하고 10분 간격으로 체온을 잰다. 경련이 일어나면 혀를 깨물지 않도록 이빨 사이에 부드러운 천을 말아서 물린다. 이렇게 몸을 식히면서, 머리나 목을 함부로 움직이지 않게 조심하여 가급적 빨리 병원에 데리고 가서 수액주사 등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에 있어서 응급처치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일 것이다. 가능한 한 직사광선이나 고온 다습한 환경을 피하고, 특히 폭염경보가 내렸을 때나, 해가 뜨거운 오전 11시에서 오후 2시 사이에는 되도록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야외활동이 꼭 필요하다면 모자와 너무 꽉 끼지 않는 느슨한 복장을 하는 것이 좋고, 사전에 미리미리 충분한 수분과 염분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갈증을 느끼기 전에 미리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좋다. 카페인이나 알코올이 함유된 음료는 탈수효과가 있어 자제하는 게 좋다.
 
올 여름도 작년 못지않은 더위가 예상된다고 한다. 더위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 위한 여름휴가 시즌에 불청객을 만나지 않기 위해, 더운 곳에 오래 있거나 지나치게 땀을 흘리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 뜻하지 않은 불행을 막아야 할 것이다.

데일리메디 webmaster@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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