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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반여건 강화 등 관련 법안 준비"
2014년은 유독 군 관련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불과 몇 달 만에 ▲GOP 총기 난사 사건 ▲윤 일병 구타사망사건 ▲연천 관심병사 탈영 사고 등이 연이어 발생했다. 신체 건강한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의무복무를 마쳐야 하는 군대. 현재 군대 내 시스템의 허점과 해결방안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의원[사진]으로부터 들어봤다. 서영교 의원은 최근 국방부로부터 ‘최근 5년간 심신장애 전역자 현황’을 제출받았다.
Q. 이번 자료제출 요구 배경은
최근 22사단 총기난사 사건을 비롯해 군대 부적응자로 인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군대에 입대하는 장병들 중 현역복무 부적응자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또 현재 군에 관심병사가 얼마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자료를 받게 됐다. 특히 국방부의 관심병사 관리 효율성이 초점이었다. 분석 도중 또다시 관심병사 두 명이 휴가를 나와 동반자살을 하는 사건이 발생, 군대 부적응자 및 관심병사 관리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됐다.
Q. 군에서 끔찍하고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잇달아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이라 보는가
가장 큰 문제는 ‘군대’라는 조직의 폐쇄성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 군대는 성격상 폐쇄적인 문화가 강하고 사건이 터지면 은폐하기에 급급하며 수뇌부에 보고조차 되지 않는 실정이다. ‘군대니까 그럴 수 있다’는 안일한 생각에 초반에 대처하지 못하니 총기난사 사건이나 자살, 폭행으로 인한 사망 등 더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무조건적으로 윗사람들 말에 복종하고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 구시대적인 군대 문화로는 신세대 장병들을 관리할 수 없다. SNS, 동호회 활동 등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커뮤니티를 이뤄 생활해 오던 청년들이 외부와 단절돼 군기만을 강요하는 군대에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상되지 않는가.
Q. 국방부 자료 분석 결과는
지난 2010년부터 올해 6월까지 현역복무 부적합 판정을 받고 전역한 사람은 1만7801명이었다. 연도별로는 2010년 4071명, 2011년 4269명, 2012년 3632명, 지난해 3813명이었다. 올해는 6월까지 2014명에 달했다. 이들 중 일반 병사가 1만5454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부사관이 1699명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 6월 일어난 GOP 총기 난사 사건의 주범 임 모 병장도, 온 국민을 충격에 몰아넣은 윤 일병 구타사망사건의 주범인 이 모 병장도 현역복무 부적합 대상으로 분류된 병사들이었다. 입영 과정에서 현역복무 부적합자에 대한 식별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것이 군의 반복된 사고의 한 원인이었다.
Q. 군대 내 정신과 진료는 급증하지만 정작 담당 군의관은 크게 부족한데
군 병원 정신과 진료 건수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2009년 3만253건, 2010년 3만2333건, 2011년 3만3067건, 2012년 3만6111건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그에 반해 정신과 진료를 할 수 있는 군의관은 육군 34명, 해군 13명, 공군 8명 등 육·해·공군을 모두 합쳐도 85명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해 기준으로 정신과 군의관 1명당 450건 이상의 진료를 맡은 셈이다. 사회와는 다른 군 생활에 부적응하고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병들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전문적인 인력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현재 국회는 이와 관련해 군 병원에 전문인력을 확충하고, 효율적인 진단 및 치료를 가능케 하는 제반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관련 법안을 검토 중에 있다.
Q. 국방부·복지부 등 정부에서 중점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 있다면
정부는 이번 故 윤 일병 사건이 터지자 현역복무부적합심사 기간을 단축하고, 징병검사 단계에서 현재 12명인 신경정신과 의사를 2~3배 늘려 좀 더 정확한 심리검사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더불어 정신질환 의심자들 입대를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조속한 시일 내에 정부가 내놓은 대책부터 확고하게 실행해야 한다. 군대가 지금의 폐쇄적인 문화에서 군사기밀과 관계없는 부분부터 조금씩 개방해 나가고 무조건적인 복종 및 군기강요가 아닌 대화와 소통의 분위기로 전환돼야 한다. 구타와 가혹행위, 부정적인 시선으로 인식되고 있는 군대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노력을 실천해야 한다.
Q.의료계 및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연일 계속되는 사건·사고에 군대에 자식들을 보내놓은 부모들의 걱정이 끊이질 않고 있다. 오죽하면 휴가 나온 자식에게 목욕탕 먼저 가보자고 하는 부모들이 생겨나고 있겠는가. 자식을 군대에 보내야 하는 부모들은 “무서워서 군대 못 보내겠다”, “힘이 없어 아들을 군대에 보내야 하는 내가 죄인이다”는 식의 발언을 하고 있다.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다하러 아들을 군대에 보내 뿌듯해 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노심초사 걱정하고 미안해하는 것이 현재 국민들의 공통된 심정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입대에서부터 전역까지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고, 부모도 안심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에서 관심을 쏟겠다. 의료계 종사자 여러분들도 군 내부 의료체계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군의관 생활이 단지 ‘시간 때우기’가 아닌 확고한 사명의식을 가져 주길 당부 드린다. 부모의 심정으로 때론 친구 같은 마음으로 한 명 한 명 정성껏 진료 및 치료에 힘써 주길 희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