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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피곤할 경우 진료의 수준이 어떻게 될까. 당연히 피로도가 높은 경우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동안 객관적인 증명이 쉽지 않았다.
최근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차재명 교수[사진]가 이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경희대병원, 강동경희대병원, 순천향대병원에서 공동으로 진행된 다기관 연구로 의사 피로도가 내시경 검사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차재명 교수는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연구배경, 조사방법, 의미, 향후 계획 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그는 “당초 10개 병원이 참가했으나, 진료를 할 때마다 장문의 설문을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중도 탈락이 많았다”며 “이에 따라 최종적으로 3개 병원이 연구 데이터로 활용되게 됐다”고 운을 뗐다.
장종양연구회 간사를 맡고 있는 차재명 교수는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기 전 해당 의사가 본인의 피로도를 직접 체크하는 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총 연구기간은 1년이었다.
기존에는 전공의에 초점을 맞춘 논문들이 발표됐다. 전공의 특성상 충분한 잠을 잘 수 없기 때문에 분석결과에 활용된 것이다.
차재명 교수는 “전공의 관련 논문들을 보면 피로도가 높을수록 실수가 잦아진다는 결과가 나와 있다”며 “다음으로 외과의사의 피로도가 연구대상으로 활용됐으나, 이는 수술합병증, 예후 등에서 통일된 결과가 도출되지 않은 바 있다”고 전했다.
차재명 교수의 연구는 대장대시경, 즉 내과의사가 조사대상으로 선정됐다. ‘FACIT-F’라는 설문을 통해 의사의 피로도를 수량화했다.
피로의 객관적 수치를 정리하기 쉽지 않았으나, 다행히 문헌고찰에서 피로도를 측정하는 설문도구를 발견하게 됐다. 질문은 총 13가지였다.
차재명 교수는 “의사가 진료를 잘한다, 못한다의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며 “이번 연구는 어디까지나 피로도가 진료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라고 재차 강조했다.
먼저 피로한 상태에서 대장내시경 검사를 수행하면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검사를 수행할 때보다 샘종 발견율이 유의하게 저하됐다. 피로한 의사군이 25%, 피로하지 않은 의사군이 42.6%였다.
또한, 샘종 발견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를 보정하더라도, 의사의 피로도는 샘종 발견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의한 독립인자로 판명됐다. 의사의 피로도는 야간 당직 근무, 수면 부족뿐만 아니라 낮은 삶의 질과도 연관이 있었다.
차재명 교수는 “따라서 내시경 검사 전날 의사는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고, 평소에 체력 관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많은 진료와 업무로 항상 피로한 의사들에게 이번 연구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앞으로 차재명 교수는 전반적인 ‘내시경 질 관리’에 대한 연구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한 가지 예로 위, 대장, 간, 췌장 등 전문 진료 분야 특화의 필요성을 대외적으로 알려나갈 계획이다.
그는 “우리나라는 의사 면허증만 있으면 내시경 검사를 누구나 실시할 수 있다”며 “관련 전공 수련자와 비수련자의 차이는 분명히 있지 않겠는가. 이에 대한 객관적인 증명을 위한 연구활동을 진료와 병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