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영리화 논란, 서울대병원 헬스커넥트 등 보건의료 현안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2014년 국정감사가 사실상 연기됐다.
여야는 사상 첫 분리국감 시작일을 하루 앞둔 25일 세월호특별법 처리와 관련한 공방을 이어가며 본회의를 열지 못해 결국 분리국감 ‘무산’이란 결과를 낳았다.
이번 본회의에서는 분리국감 근거법인 '국정감사 및 조사에 대한 법률' 개정안이 의결될 예정이었다.
여야는 줄곳 세월호특별법 처리 방법을 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갔다. 그 과정에서 야당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배제한 세월호 특별법에 합의했지만 유가족이 이를 거부하면서 입장을 급선회하기도 했다.
이날 여야의 갈등은 극에 달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은 고착된 정국 타개책으로 새누리당에 제안했던 세월호특별법 처리를 위한 여야 원내대표와 유가족이 참여하는 ‘3자 협의체’ 구성을 다시금 촉구했다.
더불어 의원총회를 열고 4시간여 동안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 분리국감 연기와 향후 강경투쟁에 대한 당내 여론을 확인했다.
최근 당 지도부는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분리국감을 여야 합의대로 실시할지를 놓고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약 80%가 국감을 연기하거나 예년처럼 국감을 한 차례로 몰아서 실시하자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새정치연합은 세월호특별법 해결을 국정운영의 1순위로 두고, 3자 협의회 제안을 여당에서 거부할 경우 "강도 높은 대여투쟁으로 전환하겠다"며 전면전을 선포했다.
세월호특별법 처리를 위해 여당에서 요구하는 민생법안과 1차 분리국감 성사를 위한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을 지렛대 삼은 것이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세월호법과 다른 민생법안을 분리, 민생법안 처리에 여야가 집중한 후 세월호특별법을 차분히 심의하자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야당이 제안한 3자협의체에 대해서는 거부의사를 분명히 하며 원내대표간 합의를 두 번이나 번복한 야당을 강하게 공격했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해(유가족) 당사자의 말씀을 경청하고 입장을 듣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논의의 한 축으로 한다는 것은 대의 민주주의를 포기하는 일”이라며 야당을 비판했다.
김현숙 원내대변인은 “당초 분리국감의 실시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적극적으로 요구했던 부분이다. 만약 이대로 분리 국감을 연기시킬 심산이라면, 분명히 국민께 그 사유를 명확히 밝히고, 대국민 사과를 하는 것이 공당으로서의 정도다”라고 강조했다.
국회 일정 연쇄 차질 우려
예정됐던 국정감사가 무산됨에 따라 9월 1일부터 100일간 열리는 정기국회 일정도 연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많은 우려 속에서도 분리국감이 추진됐던 이유는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올해부터 정기국회가 자동소집되고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들이 12월 1일 자동상정 되기 때문이다.
국감과 세법심의 등이 늦어지면 정기국회와 예산안 심의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어 여야는 분리국감 실시에 합의한 것이다.
분리국감 실시가 무산돼 여야는 예년과 같이 20일 동안 한번에 진행하는 '원샷국감' 일정을 다시 잡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정기국회 일정도 차질을 빚게 된다.
국감 일정에 따라 정기국회 일정이 밀리거나 그 반대의 경우에도 조정이 필수적이다. 후반기 국회들어 단 한번도 열리지 않았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 일정 역시 추진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예산안 졸속 심사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당초 여야는 2차 분리국감이 끝난 시점인 10월 13일부터 각 상임위별로 예산안을 상정‧심의하고, 20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예산안이 자동상정 됨에 따라 11월30일까지는 무조건 심사를 마쳐야 하는 상황이다.
가장 큰 문제는 국정감사까지 무산시킨 여야가 얼어붙은 정국을 녹일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여야가 세월호특별법과 관련해 합의점을 찾아 국감을 일찍 시작한다면 그나마 시간을 벌 수 있지만, 야당의 3자 협의체 구성을 여당이 거부하면서 이조차 여유치 않은 형국이다.
한 국회 관계자는 “국회 내부에서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향후 일정 등은 지도부 결정에 달렸다. 해결이 되면 빠른 진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