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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용 의료기기 심사 규정을 변경하려는 농림축산식품부 행보에 의료기기 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업계는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를 중심으로 이번 규정이 결코 ‘규제 완화’가 아니며, 타당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최근 농림부는 동물용 의료기기 기술문서 심사 등을 면제해준다는 명목 아래 관련 규정을 수정할 것을 예고했다.
그러나 종별 특수성을 고려했을 때 오히려 절차가 더욱 복잡해지고, 불필요한 임상시험까지 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업계 관계자는 “인체용으로 허가받기 위해 이미 동물 임상시험을 거친 제품을 또 다시 동물의 크기, 종류 등에 따라 재검사를 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전했다.
그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이번 규정의 부당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의료기기산업협회가 농림부에 전달한 행정예고 관련 의견서는 동물용 의료기기 허가 시스템에 대한 현황 및 문제점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의견서는 “식약처에서 승인받은 의료기기는 인체 진단, 치료를 주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동물 전용으로 개발된 의료기기와 비교했을 때 안전성과 유효성이 훨씬 보장돼 있다”며 “승인 이후에는 식약처에 의해 높은 수준의 품질관리기준을 적용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물병원이나 축산 관련 업체 등에서 동물 진단, 치료용으로 사용될 경우 식약처와 농림부가 관리 주체가 중복돼 왔다”고 지적했다.
즉, 중복 검토 및 승인 요구로 인해 의료기기 제조·수입사들이 불필요한 시간적, 비용적 낭비를 하게 됨으로써 ‘가격 상승 효과’라는 부작용을 야기시킨다는 전언이다.
외국의 경우에도 나라별 보건 당국에서 허가받은 의료기기를 별도로 동물용 의료기기로 재허가 받아야 하는 사례는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은 동물용 의료기기 허가를 별도로 요구하지 않고 있다.
의견서는 “투자 비용의 증가는 곧 시장 진출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며 “의료기기 산업 발전과 국내외 자본 투자를 장려하고 있는 현 정부 방침과도 맞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대안책에 대해서는 “식약처에서 기허가 받은 인체용 의료기기를 동물에 사용할 경우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안전한 사용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농림부 "해부학적 구조 고려, 별도 규정 필요"
농림부의 입장은 확고하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공문을 통해 의견서에 나온 내용을 미반영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검역본부는 “인체용 의료기기를 동물에게 그대로 사용할 경우 해부학적 구조 또는 생리적 지표 차이에 의해 질병 진단과 치료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답변했다.
또한 “이번 고시 개정과 관련해 다양한 기관 및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대부분 허가 절차 간소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을 뿐 특별한 이견은 없었다”고 못 박았다.
현재 업계에서는 식약처 정승 처장이 농림부 출신이기 때문에 업계의 현실보다는 ‘제 식구 챙겨주기’에 나서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농림부에서 대부분의 행정 경력을 쌓아온 정승 처장이 이번 규정과 관련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며 “진정한 규제 완화와 업계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동물용을 별도로 허가받아야 하는 시스템을 절대 구축해서는 안 된다”고 단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