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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병원 운영을 동일시하기에는 일정 부분 무리가 따르지만, 정부의 압박 정책으로 인해 병의원을 포함 의료계 환경이 척박해지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여기에 덧붙여 인터넷 발달 등 사회적 환경 변화로 대중들의 ‘의학 관련 지식 수준’이 높아지면서 의료 분쟁이 급증하고, 이에 따라 진료에만 전념해야 의료진이 또 다른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럼에도 진료, 연구 및 학회 활동을 묵묵히 수행하며, 본인만의 따뜻한 문학 세계를 구축해 나가는 노(老) 교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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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적 활동을 통해 의사 본연의 자세를 겸허히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고 힘줘 말하는 그는 바로 前 경희대병원장인 비뇨기과 장성구 교수[사진]다.
장성구 교수는 의료계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문학적인 소양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초 자작시 가곡 음반 발표 이어 등단
올해 초 우리나라 작곡계 거목으로 평가받는 故 김동진 선생의 곡에 자작시가 어우러진 가곡 음반 ‘초심’을 발표한 사례는 이미 유명하다.
최근에는 ‘문학시대 제102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꾸준히 관심을 갖고, 가다듬어 왔던 ‘글쓰기 재능’이 빛을 보고 있는 것이다.
장성구 교수는 “의학은 동적인 활동에 가깝다”며 “환자만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의사는 음악, 미술 등 장르를 불문하고 각자의 개성에 맞는 인문학적 활동을 하면서 무엇이 진정한 의술(醫術)인지 끊임없이 고민을 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장성구 교수는 "히포크라테스가 말한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Life is short, Art is long)의 해석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히포크라테스가 지목한 Art의 개념은 예술이 아닌 의술”이라고 확언했다.
이어 “그렇다면 왜 의술이 길게 이어지는가”라며 “바로 인문학적 활동을 통해 의사가 환자의 변화와 반응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즉, 문예와 같은 창작활동을 통해 사고의 유연성을 높일 수 있고, 이는 곧 의사와 환자의 원활한 의사소통으로 이어짐으로써 보다 인간적인 의술을 펼치게 된다는 전언이다.
대학병원에서 수십 년 동안 후학을 양성해왔던 인물답게 ‘학술적인 지식 탐구’에 대한 강조도 이어졌다.
장성구 교수는 “아직도 제자들 중 공부를 하지 않는 이가 있다면 솔직히 사람 취급을 하지 않는다”며 “의사를 천직으로 선택했다면 기본적으로 의학 지식이 풍부해야 한다. 인문학적 소양도 중요하지만 의술이 부족한 의사는 결코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무식(無識)에서 오는 피해를 본인 스스로가 받는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의사가 무식하면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간다. 여기서 의학과 다른 학문들과의 차이점을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원 의무 다한 후 권리 주장해야 의료계 회생"
사실 인문학은 현대에 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학에서도 저조한 학과 지원률 및 취업률 등을 내세워 순수 학문을 천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형서점에서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는 책들 중 상당수는 인문학과 관련이 있지만,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보면 순수 학문이라기보다는 정치적·사회적 문제와 결부시킨 다소 자극적인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장성구 교수는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언행을 비롯한 고귀한 품위를 중요시 해왔다”며 “이 같은 좋은 문화가 사회가 급격히 팽창하면서 무너져 내리고 있어 안타깝다”고 탄식했다.
의료계에 대한 조언을 묻자 인문학의 쇠퇴에 빗댄 답변이 돌아왔다. 장성구 교수는 “막말을 하는 사람에게 박수를 치는 것은 결코 정상이 아니다”라며 “예를 들어 대한의사협회 회비 납부 거부를 주장하며, 권리부터 내세우는 세력이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피력했다.
그는 “외부 공격에 의료계 내부적으로 붕괴되는 현상이 지속된다면 작금의 상황을 타개할 방안은 없다”며 “자기 양보 없는 화합은 존재할 수 없다. 잘못은 질타하되, 회원의 의무는 다하는 성숙한 의식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끝으로 ‘대기만성’(大器晩成)의 늦을 만(晩)을 면할 면(免)으로 수정해 ‘대기면성’(大器免成)으로 표현한 장성구 교수는 언젠가 시집 또는 수필집을 발간해보고 싶다는 꿈을 피력했다.
장성구 교수는 “목표가 달성된다면 그것은 이미 목표가 아니다”라며 “노력에 노력을 수반해 끊임없이 ‘미션(Mission)’ 달성을 위해 정진한다면 그 또한 아름다운 삶이 아니겠는가. 나에겐 문예착장이 아마 그러한 듯 하다”며 호탕한 웃음을 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