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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현재 서울에서 시행되고 있는 주취자 응급의료센터 제도의 전국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에 의료계가 강한 반감을 나타냈다.
주취자 떠넘기기 논란을 떠나 일반환자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들이 응급실에서 난동을 피우면 일반환자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감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운영중인 주취자 응급의료센터에서도 단순 주취자 난동에 의한 응급실 진료 차질 문제가 번번히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주취자의 생명과 보호’라는 제도 취지처럼 경찰이 치료가 필요한 대상을 이송해야 하지만 단순 주취자까지 데려오는 탓에 문제가 되고 있다.
경찰이 의학계 자문을 얻어 작성했다는 주취자 응급센터 이송 체크리스트는 무분별한 주취자 이송 가능성을 방증한다.
실제 데일리메디가 입수한 경찰의 ‘주취자 응급상황 체크리스트’는 이러한 우려에 힘을 실었다.
이 체크리스트는 크게 △의식손실 △중증 △경증 등 3가지 분류에 14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단 하나라도 해당되면 응급의료센터로 이송토록 했다.
특히 ‘경증’ 분류의 경우 ‘열이 납니까?’ ‘두통이나 어지러움을 호소합니까?’ 등의 항목이 포함돼 있어 얼마든지 경찰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응급실 이송이 가능했다.
의료계에서도 이러한 문제에 대해 꾸준히 우려를 제기해 왔다. 단순 주취자로 인해 응급환자의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응급실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경찰이 응급의료가 불필요한 주취자까지 이송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결국 껄끄러운 주취자 처리를 병원에 전가시키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주취자가 난동을 피우면 응급실 기능은 마비된다”며 “상주하는 경찰도 주취자 난동에 소극적이다보니 의료진은 항상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응급의학회 이사장을 지낸 충남대병원 유인술 교수 역시 단순 주취자 문제에 우려를 표했다.
유인술 교수는 “응급환자가 아닌 단순 주취자까지 의료기관이 일방적으로 책임지는 것은 부당하다"며 "위중한 환자가 부지기수인 응급실의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공권력을 가진 경찰도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힘도 없는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넘기는 것은 경찰 본연의 시민보호 업무를 의료기관에게 떠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2011년 10월부터 만취자 보호를 위해 국립중앙의료원, 서울의료원, 보라매병원 등 공공의료기관에서 주취자 응급의료센터를 운영중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으로 총 7635명의 주취자가 응급센터로 인계됐다. 응급실을 찾은 주취자는 하루 평균 20.9명에 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