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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통증 관련 급여가 경영 개선에 목마른 개원가의 수익모델이 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마취통증 분야에 대한 타과의 영역 침범이 도가 지나쳐 자칫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는 것이다.
이상율 대한마취통증의학과의사회 수석 부회장 겸 기획이사[사진]는 지난 28일 ‘제23차 학술대회’가 개최된 63빌딩에서 “마취통증 분야에 대한 얕은 지식으로 뛰어드는 의사들이 너무 많아졌다. 의료사고는 증가하고 보험 재정은 바닥이 나고 있다”고 전했다.
2000년 마취통증 치료 수가가 본격화된 후 대표적 치료법인 신경차단술 관련 급여 70%는 마취 전문의의 몫이었다. 그러나 현재 마취 전문의가 설 자리는 35~40%로 쪼그라든 상태다.
가정의학과 등 타과의 의사들이 마취 전문의의 영역으로 그 세(勢)를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율 수석 부회장은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지 3~4년쯤 됐다. 마취전문의들이 공유하고 있는 치료 노하우들이 빠져나가 돈벌이 수단이 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피력했다.
그가 걱정하고 있는 것은 환자에 제공되는 의료서비스 질과 누수되는 건강보험재정이다.
이 수석 부회장은 “신경차단술이 간단하고 쉬운 시술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빙산의 일각이다. 작은 빙산 탓에 큰 배가 좌초하듯 심정지, 호흡 곤란 등 환자의 목숨까지 앗아갈 수 있는 시술”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마취 급여를 수익 창출의 창구로 삼고 있는 의사들은 높은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시술에 집중하게 돼 있다. 결국 과잉진료가 이뤄질 것이고 이는 과잉 청구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일갈했다.
마취통증에 주어진 건보재정은 한정돼 있는데, 청구 빈도와 액수가 늘어나면 수가를 낮출 수 밖에 없다. 실제 신경차단술 수가의 경우 6년 전에 비해 60~70% 수준으로 떨어졌다.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생태계 황폐화"
문제는 마취 시술을 부업(副業) 삼은 이들에게 생태계의 황폐화는 그리 치명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이 수석 부대표는 “결국 파괴된 생태계에서 피해를 보는 것은 이곳을 발전시킨, 그리고 떠날 수 없는 마취과 전문의다. 마취를 부업 삼았던 의사들은 본업으로 돌아가거나 다른 수익 창출 수단을 찾으면 그뿐이다”라며 날을 세웠다.
영역 간 교통정리가 필요해 보이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의료계에서는 들고 있던 숟가락을 내려놓으려 하지 않고, 정부에서는 의견 조율을 통한 통일된 목소리를 요구하고 있다.
그가 제안하는 해결법은 활짝 열려 있는 마취통증 관련 시술 권한을 제한하는 것이다.
미국 제도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인데, 그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마취과 전문의가 마취 시술을 한 경우에만 보험이 적용된다. 마취사 역시 마취과 전문의 감독이 필요하다.
타과 의사의 시술이 아예 막혀 있는 것은 아닌데, 병원장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무한책임을 지거나 학회에서 해당 의사를 인증한 경우에만 가능하다. 더불어 시술이나 수술을 집도한 의사가 마취까지 했다면 마취 관련 보험 급여는 지급되지 않는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위나 전신 마취를 할 수 있는 의사의 자격조건을 더욱 엄격하게 하는 것이다. 전문의가 아닌 의사가 마취 관련 시술을 하고 청구하는 것은 시발점부터 잘못된 것이다”라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역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