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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어근본'(忠於根本). 우리들병원 이상호 회장이 소개한 해외진출 성공 비결은 "기본에 충실"이었다. 세계가 인정하는 '최소침습 미니맥스 시술' 등 첨단의료기술을 꾸준히 발전시키고 전파하지 않았다면 현지의 러브콜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우리들병원은 중국 상하이를 시작으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터키 이스탄불 등에 의료시스템 및 척추센터를 수출했다. 지난해 병원 수출로 올린 수익은 약 55억원이다. 이상호 회장에게 중소병원의 해외 진출 필승전략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Q. 우리들병원의 해외 진출 성공 요인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2011년 1월 UAE 두바이에 설립한 우리들척추센터(Wooridul Spine Centre)를 들 수 있습니다. 항공, 에너지, 헬스케어, 정보통신 등 기간산업 투자 및 해외기업 지분 투자의 국영 기업체인 무바달라社와 위탁경영 및 디지털병원 시스템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척추센터를 설립했습니다. 자본투자 없이 현재 매년 위탁경영료와 매출액에 따른 로열티, 목표 실현에 따른 성과급 등을 받고 있습니다. 의사 3명, 간호사 4명, 물리치료사 1명, 행정직원 1명 등 국내 파견 인력을 포함한 총 6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현지 채용인력은 체계적인 방문 교육을 통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중동으로 병원을 진출시키려면 사람에 대한 이해가 제일 중요합니다. 이슬람 문화를 이해하고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등 상호간 신뢰를 구축하면 강력한 입소문 마케팅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동 국가들은 우리나라 공단이나 심평원 같이 구체적인 의료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곳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서비스 구축을 돕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됩니다. 미국, 영국 등이 병원 유치를 실패한 이유는 이름만 가져왔기 때문입니다. 병원을 세우려면 한국의 훈련된 인력도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경쟁력은 기본에 충실한 것입니다. 환자를 잘 낫게 하는 ‘의료 기술력’이 지금의 우리들병원을 만들었습니다. 최소침습 의료기술에 대한 신뢰가 형성돼 있었기에 성공적인 해외진출이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Q. 해외사업 추진 중 가장 힘들었던 애로사항과 극복방법
우리들병원 해외진출 특징은 일체의 자본금 투자 없이 의료기술 및 의료시스템 등 무형 자산만으로 나가는 방식이라는 점입니다. 자본금 투자 없는 의료기술 및 의료시스템 방식은 투자비용을 줄여 현지 시장에 적응하고 또한 현지 사정과 시장 성장에 따른 사업 방향의 유연한 대처가 가능한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1회성 수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해외 병원도 직접 관리하고 지속적으로 교육함으로써 동일한 의료수준 유지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스템과 인력을 파견하고 지속적으로 교육을 진행하더라도 현지 병원과 국내 병원과의 기술이나 시설 측면서 차이 발생은 불가피합니다. 따라서 현지 병원을 효과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야 하며 이는 개별 병원이 단기적인 시간 안에 완비하기 어려운 점이기도 합니다.
나름대로 현지 상황에 대해 철저한 사전 조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원 준비를 하면서 현지의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들의 해결이 쉽지 않은 경우가 있었습니다. 두바이는 UAE 파트너가 아부다비 회사이다 보니 두바이에서 사무를 감정적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고, 의료인력의 현지 의료면허를 받기까지 제출 자료가 많았으며, 익숙치 않은 영어로 된 전공시험을 통과해야 했습니다. 의료 기술력을 현지인들에게 이해시키는데도 시간이 많이 소요됐습니다.
병원 해외진출 사업은 기대되는 사업성의 크기만큼 쉽게 결과를 도출할 수 없는 복잡한 사업이라는 것을 다년간 진출 프로젝트의 성공과 실패를 통해 경험했습니다. 외국인 환자유치 사업은 국내 의료 시스템에 외국인 환자를 위한 인프라와 서비스를 추가하는 개념이라면, 병원의 진출은 현지 시장과 문화와 제도 등 모든 것을 국가별로 맞춰야만 합니다. 당장의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보다는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진출하고자 하는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고 현지와의 상호간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세계 의료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전략입니다.
Q. 국내 중소병원이 해외에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제도적 지원
보다 많은 병원들의 해외 진출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개별 병원 노력 이외에도 국가적 차원의 제도 개선이 해결돼야 합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현재 의료법상 병원의 해외 진출이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비영리법인인 의료법인이 해외 진출할 시 수익사업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어 적극적인 진출이 어렵습니다. 자회사를 창립, 주식회사형 의료수출을 함으로써 그 수입배당이 국내병원의 경영을 호전시켜 결과적으로 국민부담 완화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 의과대학 의사 면허 인정을 위한 지속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의사면허 인정은 배타적인 성격이 강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최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 한국의사 면허를 인정해 주기로 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 이와 함께 국내 의료진들은 보다 적극적이고 빈번한 학회 참여 및 해외병원 참관, 해외 의사 초청 등을 통하여 우리나라 의료 기술 및 수준을 글로벌 시장에서 전략적으로 홍보하여 면허 인정을 유도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제 학회의 주요 구성원으로서 역량을 발휘하고, 언어 등 국제 무대에서의 훈련은 한국 의료기술의 인지도 제고는 물론 의료진들의 국제 역량 강화를 위해서도 필수불가결합니다.
국가 브랜드를 쌓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중동에서 ‘독일’하면 꼼꼼하고 정확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불필요한 적응 시간을 줄이려면 국내 의술이 다른 의료선진국과의 경쟁에도 전혀 뒤지지 않고 매우 뛰어나며, 오히려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이 널리 홍보되어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Q. 우리들병원 향후 계획
우리들병원은 1982년 개원 이래 30여 년간 ‘사랑과 인간 존중’의 치료 철학을 바탕으로 척추 디스크 한 분야만을 집중적으로 치료 연구하며 전 세계인의 기대와 주목을 받는 병원으로 성장했습니다. 사실 세계 경쟁력을 갖춘 우리들병원의 최소침습적인 미니맥스 의료기술 술기가 가능한 의료진이 1% 남짓입니다. 그것도 우리들병원 의료진이 대부분입니다. 우리들병원은 개원 이래 미니맥스 시술의 우수성을 꾸준히 알리면서, 이 최신 기술이 올바로 사용되고 전파될 수 있도록 노력해 왔습니다. 국제 학회 및 학술지 논문 발표, 전문서적 출간, 전문의 교육 등을 통해 미니맥스 시술의 치료 효과를 인정받아 왔고, 이제는 오히려 이 기술을 배우러 해외에서도 의사들이 방문합니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한 가지에 집중하고, 이를 독점하지 않고 나눌 때 그것이 더 빛을 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들병원은 지금과 같이 최소침습 척추치료기술의 발전과 전파에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며, 운영 중인 해외 병원들의 효과적 운영을 위해 지속적으로 관리해갈 것입니다. 더불어 국내 다른 병원들의 해외 진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병원 의료산업 수출 관련 노하우를 많이 축적하고 국제 역량을 강화해 한국 인지도를 높이고 성공모델 창출에 일조하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