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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의대 폐과여부 최종 판결 '촉각'
재판부 "교육부 처분, 법적 하자 없는지 여부가 관건"
[ 2014년 10월 08일 20시 00분 ]

"시정명령·행정처분 근거인 의대 평가에 있어 교육부가 사전에 명확한 평가 기준을 던져 줬는지가 사건의 핵심이다. 교육부는 서남의대가 평가 기준을 미리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재판부를 설득해야 승소할 수 있을 것."

 

서남의대 폐과의 법적 분수령이 될 의예과 수시 100% 모집정지 취소 처분에 대한 처음이자 마지막 공판이 지난 8일 오후 4시 서울행정법원에서 진행됐다.

 

서남의대 폐지를 놓고 교육부와 서남학원이 2년간 긴 법정 싸움으로 혼란이 극에 달한 가운데 사법부는 의예과 신입 모집정지 처분의 뿌리를 캤다. 법적 근거를 따지지 않고서는 쉽사리 승패를 가릴 수 없다는 계산에서다.

 

이날 서울행정법원 제1부 이승택 재판장은 교육부 행정처분의 당위성, 절차적 적법성은 물론 모집정지 명령 전 시정 기회가 충분히 주어졌는지를 원피고 측에 질문하며 소송의 근본 기초를 다지는데 힘썼다.

 

이승택 재판장은 곧 시행될 수능으로 인해 향후 서남의대 등에 지원할 수험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오판으로 인한 서남대 의예과 신입생 0명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미연에 막기 위해 이례적으로 공판 기일을 단 1회로 예고한 바 있다.

 

최대한 빠른 결정을 내려야 국내 수험생들과 의대 희망 학생들의 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진행된 공판은 교육부가 정확한 법률적 근거를 가지고 신입생 모집정지 처분을 내렸는지에 무게중심을 두고 이뤄졌다.

 

서남의대 "교육부, 부실의대 낙인 후 졸속 행정처분 감행"

 

서남학원을 대리한 법무법인 태평양 장상균 변호사는 ▲교육부 시정명령의 법적 근거 전무 ▲절차적 위법성 ▲처분 근거법인 고등교육법 위반 ▲재량권 남용 등을 주장하며 PPT 변론을 진행했다.

 

교육부가 사전에 서남의대 폐과를 목적으로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시정명령을 지시하고 법적 절차를 무시한 채 신입생 모집정지 처분을 자의적으로 내렸다는 게 서남의대 측 주장의 골자다.

 

특히 100% 모집정지 처분의 최대 핵심 근거인 '의대 실습 시설기준'을 내세워 전주지역 최대 의료기관인 예수병원과 서남의대가 실습 협력을 체결했다는 점을 강력히 피력했다.

 

장상균 변호사는 "교육부가 의예과 모집정지를 명령하기 위해서는 서남의대가 의대생 실습 수련병원을 갖추지 못해야 한다"며 "하지만 서남대는 예수병원과의 교육 협력을 맺었으므로 교육부는 모집정지를 지시할 수 없다. 심지어 예수병원은 전문의 수, 병상 수 등 전주지역 최고 수준의 의료기관이다"라고 강조했다.

 

장 변호사는 "서남의대는 교육부가 시정명령 및 자료제출 요구를 할 때 마다 매번 그에 합당하게 시정하거나 기일에 맞춰 자료를 냈다"며 "그럼에도 교육부는 사전 시정명령 원인과는 다른 이유를 들이대며 위법한 행정처분을 고집했다"고 변론했다.

 

이어 "서남의대는 현재 의사국시 97% 합격률을 보일만큼 의대교육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서남의대가 정상화 노력을 보였음에도 변화된 사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폐과를 강행한 교육부 처분은 하자가 있다"고 덧붙였다.

 

교육부 "위탁기관만 있고 실제 실습 안 이루어졌다"

 

이에 맞서 교육부는 서남의대가 예수병원과의 협력은 맺었지만 실제 정상적인 의대생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반격에 나섰다.

 

위탁교육시설만 갖춘 채 교육을 똑바로 하지 못했으므로 시정명령 및 행정처분 근거가 충분하며, 법적으로도 교육부 장관이 부실의대 학생모집에 관여할 수 있는 조항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날에는 의학계 대표로 서남의대 실습 교육에 직접 참가했던 연세의대 이혜연 교수(의협 학술이사)가 공판에 보조참가해 서남의대 부실교육의 단상을 공개했다.

 

이혜연 교수는 "서남의대가 예수병원에서 의대생들을 실습시켰다고 주장하지만 실급 근거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을 때도 제대로 된 문서를 보낸 바 없다"며 "서남의대의 부실성은 과거 남광병원 수련병원 취소 때부터 문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의학교육평가원은 각 의대에 정상 교육을 위한 평가 기준을 제공하고 있다"며 "서남학원에서 그 기준을 알지 못했다는 것은 얼토당토 않다. 의대 국시 합격률이 높다고 주장하는데, 의사는 수련 병원에서 임상 실습을 제대로 받는게 훨씬 중요하다"고 강변했다.

 

양측 주장을 모두 들은 재판부는 "원피고 주장의 요지는 제출 자료 등을 통해 충분히 이해했다. 다만 재판부가 가질 수 밖에 없는 의문은 교육부가 서남의대에 평가기준을 던져주고 미리 기준을 마련해 줬는지 여부다"라며 "평가 기준이 너무 추상적일 경우 자칫 서남의대가 교육부 평가에 준비할 근거가 없어져 버리기 때문"이라고 정리했다.

 

절규하는 학부모 "서남의대가 정상 교육기관이라니 뻔뻔"

 

한편 재판 진행 중 법정 내 방청석에 앉은 학부모들이 법정 퇴장을 무릅쓰고 서남의대 측 변호사 주장에 반발하며 소리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남의대 변호인이 "서남의대는 지역균형 의대 발전을 위해 정부가 설립한 소규모 의대로, 그 몸집에 맞는 교육과 규정을 모두 지키고 있는 정상 교육기관"이라고 변론하자, 법정 내 학부모들이 이를 참지 못한 채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며 큰소리를 낸 것. 이후 재판장의 지시로 법정은 엄숙을 되찾았으나 학부모들이 서남의대 폐과에 얼마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재판이 모두 끝난 후에도 서남의대 재학생 부모들은 "재판부가 치우친 가치관으로 이미 소송 결과를 결정하고 변론을 진행하고 있다"며 분노의 목소리를 제기했다.

 

또 서남의대 측 태평양 소속 변호사를 향해서는 "변호사 당신 자녀를 서남의대에 보내보라. 어떻게 서남의대가 정상적인 교육기관이라고 주장할 수 있느냐. 뻔뻔한 거짓말은 그만 두라"는 학부모의 고함마저 이어져  혼란스러운 서남의대 사건의 단면이 여실히 드러났다.

 

한편 서남의대 폐과 여부는 오는 10월31일 행정법원이 최종 판결한다.

이정환기자 junghwanss@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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