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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임기 도중 바뀐 '대통령 주치의'
무보수 명예직이지만 예우·권한 관심…임명 둘러싼 갖가지 설도 제기
[ 2014년 10월 10일 12시 10분 ]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새로운 주치의로 서창석 서울의대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가 임명됐다. 이병석 주치의(연세의대 학장 산부인과)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사의를 표명한데 따른 조치다.


대통령 주치의는 차관급 예우의 무보수 명예직이다. 하지만 대통령이 자신의 건강 어디에 관심이 있느냐를 가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의료를 바라보는 성향까지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계 관심이 높다.


실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사상 첫 ‘한방 주치의’ 제도를 만들어 당시 신현대 경희대 교수를 임명했다. 이로 인해 한방에 대한 국민적 위상이 높아지기도 했다.


대통령 주치의는 청와대에 상근하는 의무실장과는 달리 현직에서 일을 하면서 상시 대기를 해야 하고, 대통령 휴가·해외순방·지방방문 등의 일정을 함께 동행한다. 

 

주요 업무는 2주에 한 번씩 대통령의 건강을 확인한다. 이는 대통령이 1년 365일, 하루 24시간 언제든 중요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국가 안보와 직결, 그 중요성이 부여된다.


주치의가 누리는 최대 권한은 각 진료과목별로 30여명에 이르는 주치의 자문단을 구성한다. 대통령의 건강을 총괄하는 책임을 갖고, 필요하다면 자문의 회의를 소집한다.


차관급 대우를 받는만큼 관용차와 기사도 제공된다. 법인카드 형태로 월 400만원 가량의 판공비를 쓸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주치의 자문위원은 각 진료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인정받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어 의사들 사이에 경쟁이 치열한 편”이라고 전했다.


현재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건강을 챙기는 사람은 주치의 외에 한방주치의인 박동석 강동경희대한방병원장, 김원호 청와대 의무실장이 있다.


김 의무실장은 이병석 원장(前 주치의)과 같은 세브란스병원 출신으로 소화기내과 전공이다. 의무실장은 매일 아침 대통령의 혈압과 맥박, 체온 등 기초 건강 상태를 검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1963년 첫 임명…역대 대통령 주치의는


청와대가 주치의를 공식적으로 임명한 것은 박정희 대통령이 처음 취임한 1963년부터다. 종두법을 도입한 지석영 선생의 종손인 내과 개업의 지홍창 박사가 1호다.


이후 대부분의 주치의는 대통령과 사적인 인연 및 친분으로 임명됐다. 대통령의 은밀함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주치의인 서울대병원 최윤식 교수는 대통령의 사돈이었다.


대통령과 최 교수 둘 다 교회 장로라는 공통점이 있다. 최 교수는 2008년 주치의가 되기 전 6년 동안 대통령의 건강상담을 해 왔다고 한다.


최 교수는 심장병, 특히 부정맥 전문가인데 2009년 정년퇴직한 뒤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주 3회 일반 환자를 진료하는 보통 의사이기도 하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주치의 최규완 당시 서울의대 교수(현 삼성서울병원), 김영삼 전 대통령 주치의 고창순 당시 서울의대 교수는 대통령의 고교 후배들이다. 최 박사는 경북고, 고 박사는 경남고 출신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주치의 허갑범 당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와 장석일 성애병원장은 독특한 인연 덕분에 주치의가 됐다. 장 병원장은 1990년 10월 평민당 총재이던 대통령이 9일간 단식투쟁을 할 때 당사 인근의 성애병원 내과 과장이었다.


단식기간에 매일 왕진을 다녔고 허갑범 교수는 단식 후유증을 조언했다. 김 전 대통령은 임기 만료 6개월을 앞두고 장 박사를 주치의로 앉힐 정도로 아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첫 주치의와 의무실장이 모두 연세대에서 배출된 것도 한나라당 대표 때 맺어진 인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06년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대통령이 서울 신촌에서 서울시장 선거 지원 유세를 하다 ‘커터칼 습격’을 당해 턱에 11㎝ 길이 상처를 입고 입원한 곳이 인근 세브란스병원이다. 그때 인연으로 첫 주치의를 연세대 출신으로 임명했다는 것이다.

 

출신 대학·근무 병원 둘러싼 ‘뒷얘기’ 무성


대통령 주치의는 무보수 명예직이지만 가문의 영광을 넘어 출신 학교·기관의 영광이라는 측면에서 병원, 학교 간 물밑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최고 의료진을 갖춘 국가중앙병원의 역할을 담당해온 서울대병원의 차지였다. 주치의는 대통령 가까이에서 대기해야 하는 만큼 가까운 곳에 병원이 위치했다는 점도 하나의 이유다.


하지만 김대중 대통령이 세브란스병원 출신 허갑범 교수, 민간 병원 출신 장석일 박사를 임명하자 서울대병원의 상심이 컸었다는 후문이다.


이후 서울대병원은 다시 대통령 주치의가 일하는 의료기관이라는 명예(?)를 찾아 왔다. 이명박 대통령의 사돈인 서울대병원 최윤식 교수가 임명된 것이다. 당시 모교인 고려대학교 부속병원이 주치의 배출을 위해 노력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곧 서울대병원은 다시 세브란스병원에 대통령 주치의 자리를 내주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브란스병원과의 인연으로 이병석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장을 임명했기 때문이다.


최근 이 병원장이 개인 사정으로 사의를 표명하자 대통령 주치의를 가져오기 위해 학교 차원에서 뛰었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결국 대통령 주치의는 서울대가 다시 가져갔다. 하지만 청와대 근처의 서울대병원 본원(종로구 연건동)이 아닌 경기 성남시에 있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대통령 주치의가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언제 어디서나 진료가 가능한 유비쿼터스 의료와 스마트 진료를 실현하는 첨단 정보기술(IT) 병원으로 꼽히는 곳인 만큼 박 대통령의 ‘창조경제’를 언급하는 이도 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서울대와 서울대병원이 내부 회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안다. 최고 의료기관의 상징성과 자존심 회복을 위한 노력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양·한방 형평성 이어 진료과목 적정성 등 논란


대통령 주치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커지자 “전통의학을 무시하느냐”는 한의사들의 불만이 제기 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경희한의대 신현대 교수(한방재활의학)가 한방주치의에 처음 임명됐다. 한의학 육성차원과 함께 노 전 대통령을 오랫동안 괴롭힌 허리병 때문에 신 교수를 임명했다는 설도 있다.


신 교수는 2003년부터 2008년 2월까지 5년간 임무를 수행했지만 이후 3년 동안 임명되지 못했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이 류봉하 경희대학교 한방병원장을 임명하면서 부활됐다.


박근혜 대통령 한방 주치의에는 박동석 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 교수(침구과)가 임명돼 현재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진료과목에 대한 잡음도 들리고 있다. 70년 서울의대 민헌기 교수로 바뀐 이후 지금까지 서울의대 내과 교수들이 맡는 것이 관행처럼 돼 있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주치의는 이병석 교수에 이어 서창석 교수 모두 산부인과 출신이다. 특히 서창석 교수의 전문분야는 불임·시험관아기·가임력 보존·단일절개 복강경수술 분야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산부인과 차원에서 움직였을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위기에 빠진 산부인과를 살리고자 하는 묘책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서울대병원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산부인과 의료진 추천을 요구해왔다”고 말하면서 그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하지만 한 대학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대통령의 해외순방·지방방문 등 일정을 동행하는 주치의의 가장 큰 역할은 불의의 사고에 대비하는 것”이라며 “산부인과보다는 내과가 적절하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다른 교수는 “여성 대통령에는 여성 주치의가 더 적합할 수 있지만 미혼인 그에게 산부인과 주치의는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며 “지금껏 내과 교수가 주치의를 담당해온 부분은 필요에 의한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전직 대학병원장도 "산부인과는 섭섭하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대통령 주치의로는 내과, 그중에서도 심장파트쪽에서 맡는게 맞다. 외국 순방 등에서 가장 돌발적인 위기 상황은 심장 관련 질환이 가장 많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대통령 주치의 선정에는 이런 측면이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가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백성주기자 paek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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