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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의료수가가 국회에서 이같이 큰 관심을 받은 적이 있었던가.
의료계가 수십년간 외쳐왔던 저수가가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신문[사진]에서 핵심 이슈로 다뤄졌다.
국회에서 낮은 수가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낸 것은 박상근 대한병원협회장과 이계융 상근부회장이었다.
이들은 증인으로 참석한 자리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에 따른 병원의 경영상 어려움과 더불어 의료기관이 부대사업 범위 확대를 반길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자연히 저수가로 인한 어려움 가중과 대책 마련 호소로 이어졌다.
병협 "의료계 정상화 길은 저수가 개선 뿐"
병협에 대한 의원들 질의는 크게 보장성 강화 정책에 따른 의료기관 경영 현항 파악과 의료규제 완화 정책에 대한 병협 입장을 확인하는 것으로 나눠졌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김성주 의원과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은 의료기관 경영 현황을 물으며 어려움을 호소할 수 있는 멍석을 깔아줬다.
김성주 의원은 “의료기관 폐업이 늘어나는 등 경영 어려운 이유가 무엇이냐. 한 가지를 꼽으라면 무엇을 꼽겠는가”라고 물었다.
박상근 회장은 망설임 없이 “원가 이하의 수가”라고 답변했다. 그는 “비급여가 급여화되면 기존의 30%~50% 밖에 보전이 안된다. 국민들이 혜택을 받는 만큼 건전한 건강보험재정을 위해 건강보험료를 더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구조 개혁을 통한 공정한 수가계약 필요성도 강조했다. 박 회장은 “건정심에서 의료계 몫이 3분의 1에 미치지 못해 의료계 입장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수가계약 결렬 시 사전 조정장치 마련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계약 결렬 후 건정심에 상정되면 결렬 책임을 물어 마지막 결렬된 수치보다 낮은 수치를 통보받아 의료공급자들이 좌절한다”고 호소했다.
김현숙 의원은 3대 비급여제도 개선방안에 따라 예상되는 병원계의 7460억원 손실을 메울 방안을 모색했다.
김 의원은 “우려되는 것은 이 정도 손실이 발생했을 때 우리가 이를 메울 재정적 여력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방법론 선정에 신중해야 하지만 논의할 때가 됐다고 본다”며 의견 제출을 제안했다.
이에 이계융 상근부회장은 “2013년 통계를 보면 사립대병원 445억 적자, 국립대병원 1276억 적자였다. 현재 의료기관이 자금을 조달할 수단이 없다. 적정 수가와 더불어 의료채권 등 다각적 차원의 지원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야당 의원들은 대부분 의료규제 완화 정책에 대한 병협의 입장을 물었다. 정책에 대한 현장 분위기를 살피고 정책 효용성에 대한 의문을 나타낸 것이다.
새정치연합 안철수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보건의료 관련 규제 완화 조치에 대한 점수를 물었다. 특정 법인에 혜택을 주는 정책이란 점도 강조했다.
같은 당 김용익 의원은 현장에서의 정책 효용성에 대해 질의했다. 실질적으로 자법인 설립 등이 가능한 의료기관에 많지 않다는 것을 확인시키기 위한 내용이었다.
이와 관련, 박상근 회장은 “현재로서는 확답이 어렵다”면서도 “경영상 어려움에 처해 있는 병원들은 손실 보존을 위해 자회사 설립 등을 통해 부대사업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성형외과학회 “유령 대리수술로 성형외과는 이미 붕괴”
박영진 대한성형외과의사회 기획이사와 김선웅 법제이사는 이날 유령 대리수술 등 불법의료행위 실태와 원인 등에 대해 가감없이 드러냈다.
이들 발언은 사실상 ‘폭로’ 혹은 ‘고발’과 가까웠는데, 박 기획이사와 김 법제이사는 “성형도 의료의 일부다. 환자 안전과 올바른 의료질서 확립을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들에 따르면, 일부 성형외과에서는 유령 의사들의 대리수술을 숨기기 위해 프로포폴 등 향정신성 의약품을 남용하고 있다.
대리수술은 어디에서나 발생 가능한데, 강남 지역 대형병원에서 횡행하다가 최근에는 중소병원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현재 200~300명의 유령 의사들이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성형이 ‘산업’으로 변모하며 생긴 이 같은 부작용은 광고 규제 풀린 2008~2009년 이후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난 2009년 국가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해외 환자 유치에 나선 시기와 비슷하다.
유령 대리수술은 성형외과 비전문의, 심지어는 의사 자격이 없는 이들이 행하기도 한다. 수술실에 누워있는 환자를 이를 알리 없다. 책임 소재 역시 불분명하다.
유령 대리수술 퇴출이 어려운 것은 성형외과 수술 대부분이 비급여이기 때문에 법망 등에 쉽게 걸려들지 않는 다는 것이다.
실제, 학회에서는 수술실이 아닌 치료실에서 성형수술을 시행한 것을 알고 이를 보건복지부에 알렸으나 한 달 영업정지 처분이 전부였다. 진료기록부조차 없어 복지부에서 처벌 근거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이들은 “성형외과는 이미 붕괴과정을 겪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돈에 눈 먼 사람들에게 수술 메스와 마약을 쥐어준 셈이다”라며 심각성을 알렸다.
이와 관련, 김용익 의원은 “이를 막지 못하면 의료의 질을 얘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고, 같은 당 양승조 의원은 청소년 대상의 성형광고에 대한 합리적 규제 필요성을 제기했다.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은 “최근 유행하는 네 글자로 된 어플이 있다. 의료기관을 광고해 환자를 유치하고, 마케팅 수단 중 하나로 어플회사에서 성형수술 이벤트를 제공한다”며 대책을 요구했다.
의원들, 다국적제약사에 보다 많은 사회적 기여 요구
많은 논란을 낳은 다국적제약사에 대한 사회적 책임 활동 확대 요구도 이뤄졌다.
많은 다국적 제약사 대표들을 대신해 이상석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 상근부회장과 김성호 전무가 자리에 참석했다.
양승조 의원은 다국적제약사 점유율이 30%가 넘지만 현재 얀센, 오츠카, 바이엘 등을 제외한 많은 다국적제약사 공장들이 한국에서 철수한 것을 지적했다.
양 의원은 “회사가 수익도매상 역할을 해서 한국 수익을 해외에 이전하는 통로로 활용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 이목희 의원은 “스티브 잡스보다 빌게이츠와 워런버핏이 오래 기억될 것이다. 국민들은 다국적제약사가 R&D에 투자하고 시장을 만들고 고용 창출하는 것을 원한다”며 관련 활동에 대한 협회 차원의 계획서 작성 및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상석 부회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생산공장을 두지 않고 판매만 한다는 비판이 나오지만 우리나라에서 임상시험 많이 하기 때문에 대학, 의료기관 신약 개발 역량에 관심이 많다. 그런 부분에서 서로 협력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