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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의료시스템 UAE 왕립종합병원 5년 위탁선정’, ‘서울성모병원, 사상 첫 한국형 건강검진 수출’, ‘세브란스병원, 중국 청도에 1000병상 종합병원 설립’ 등 최근 국내 상급종합병원의 연이은 성과가 각박한 의료계에 단비와 같은 메시지를 전해왔다.
우수한 국내 의료진 능력과 첨단 의료시스템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에 더욱 그 가치가 값져 보인다.
이제 관심사는 차기 성과물을 어느 병원이 갖고 오느냐에 쏠려있다. 일각에서는 벌써 병원별로 치열한 ‘물밑 작업’에 돌입했다는 풍문까지 돌고 있는 상황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의료환경에 집중하기 보다는 그 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외국 진출을 모색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며 “중동, 남미, 아프리카에 있는 개발도상국은 한국 의료시스템에 매우 관심이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도 지원 의지가 확고하다. 예를 들어 지난해 11월 복지부, 외교부, 국토교통부, 안전행정부, 산업통상자원부 5개 부처가 공동으로 개최한 ‘한·중남미 고위급 포럼’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가 여실히 느껴졌다.
당시 복지부 관계자는 “국가별 정상회담에서 빠질 수 없는 주제 중 하나가 바로 ‘의료’”라며 “중남미뿐만 아니라 의료환경 개선에 나선 국가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협의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턴키 방식’ 아프리카 진출 노리는 A대학병원
A대학병원은 최근 아프리카 알제리에 설립되는 병원 운영 및 관리 전반을 책임지는 계약 체결을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알제리가 자국에 4개 병원 설립을 위한 공모에서 국내 대학병원을 포함한 해외 경쟁자들을 제치고 1차 평가를 무사히 통과했다.
A대학병원을 제외한 나머지 3개 병원 설립을 담당하게 될 국가들은 영국, 스위스, 이탈리아로 알려졌다. 한국 대학병원으로서 유럽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 알제리 병원 사업은 수주자가 설계, 자재구매, 운전 등을 총괄하는 턴키 방식(일괄수주)로 계약이 체결될 경우 정보통신기술(ICT), 의료기기, 의료기자재, 의료자문 등을 도맡게 될 예정이다.
앞서 A대학병원은 몽골 인터메드 국제병원 설립 당시에도 삼성물산과 함께 컨설팅에 참여함에 따라 몽골 의료진에 대한 교육, 진료프로세스와 시스템 구축, 인력파견 등을 총괄하기도 했다.
이 같은 턴키 방식 의료시스템 수출은 사업 규모 자체는 물론 의료기기, 제약 등의 국내관련 산업을 함께 수출할 수 있고 수익률이 높다는 강점이 있다.
A대학병원 관계자는 “1차 평가 통과일 뿐 아직 최종적으로 계약이 완료된 것이 아니라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몽골 인터메드 국제병원 사업보다는 몇 백억 규모의 큰 계약이 될 것으로 연말이면 구체적인 사안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방 특화 병원 수출 모색 B대학병원
B대학병원은 카타르와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6월과 7월 카타르 국군병원 관계자도 방문했다.
중동에서는 한국 의료시스템에 매우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과거 대형건축사업 수주 등으로 인한 긍정적인 국가 이미지가 그대로 ‘의료’ 분야에도 적용되고 있다.
특히 서구권보다는 같은 아시아권을 더욱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더욱이 미국, 유럽과 같은 선진국 대비 가격 경쟁력에 강한 면모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B대학병원은 자신들의 강점을 살려 한방 특화병원 위탁운영 방안을 타진하고 있다. 만약 최종 계약이 성사될 경우 ‘성모병원의 사상 최초 한국형 검진센터 수출’과 마찬가지로 첫 한방 특화병원 위탁운영 타이틀을 거머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B대학병원 관계자는 “몇 차례 관련 논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공식적인 발표를 할 만한 내용은 없다”며 “구체적인 밑그림이 나오기 전까지는 외부적으로 알리기에는 부담스럽다”고 귀띔했다.
대형병원들 치열한 ‘눈치 싸움’
A대학병원과 B대학병원은 해외 수출 사업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논의가 오고 간 사실이 경쟁병원에 전파될 경우 불필요한 ‘경쟁’에 돌입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껏 준비한 사업이 최종 단계에서 물거품이 되면 그에 대한 이미지 타격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관련 사실에 대해 선후배 인맥 등을 통한다면 얼마든지 정보가 새어나갈 수 있다”며 “계약이 완료될 때까지는 노출하지 않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워낙 국내 의료계가 좁기 때문에 해외 수출 사업이 중단될 경우 억측이 난무할 가능성이 높다”며 “최종 계약서에 서명될 때까지는 외부 비공개가 원칙”이라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