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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에 이어 유방암도 과잉진단 논란이 뜨겁다. 다만 갑상선암의 경우 과잉진단·과잉수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유방암은 조기검진의 효율성을 두고 논란이 가열되는 모습이다. 즉, 조기검진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제대로 된 진단이 내려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과잉진단 문제를 다루는 해외 의학계와는 다소 다른 양상이다. 국내의 경우 유방암 조기검진 역사가 짧아 실효성을 논(論)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인식이 크기 때문이다.[편집자주]
유방암 조기진단의 실효성 논란은 해외에서 시작됐다. 영국의학저널과 미국 암학회 등은 조기 진단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연구결과를 잇따라 발표했다.
가장 대표적인 연구는 2012년 11월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지에 출간된 ”30년에 걸친 유방촬영 검진이 유방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Effect of Three Decades of Screening Mammography on Breast-Cancer Incidence, Bleyer A & Welch HG)”이라는 주제의 논문이다.
1976년부터 2008년까지 미국에서 진단된 유방암의 역학조사 결과, 32년 동안 조기 유방암은 인구 10만명당 112례에서 234례로 증가했으나 말기암은 102명에서 94례로 8%밖에 감소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논문은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임상적 증상이 발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를 암을 최대 31%까지 과하게 진단하고 있다’고 결론내렸다.
이러한 유방암 조기검진에 대한 논란은 국내에도 있다. 하지만 국내의 유방암 조기검진에 관한 문제는 해외에서의 과잉 진단 논란과는 다르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2011년 박은철 연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팀이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맘모그래피검사를 통해 유방암 판정을 받은 환자 중 실제 암환자는 0.6%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유방암 검사는 맘모그래피 검사 → 초음파 검사 → 조직검사 순으로 이뤄지는데, 조기검진 방식인 맘모그래피검사의 효과가 미비하다는 지적이다.
박은철 교수는 “맘모그래피가 초음파검사에 비해 정확성이 많이 떨어지고, 한국 여성의 경우 유선이 50% 이상을 차지하는 ‘치밀유방’이 많아 발견 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유방암 검진역사가 짧은 점을 감안할 때 ‘과잉진단 논란’은 다소 이르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 유방암 국가암검진은 1999년부터 시작됐다.
박은철 교수는 “유럽의 경우 장기적인 추적 연구를 통해 이뤄진 연구이지만 우리나라는 그만큼 증거가 확보돼 있지 않아 아직 과잉진단이라고 확정짓기는 이르다”면서 “과잉진단은 오진의 문제라기 보다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됐느냐의 문제”라고 했다.
대한유방검진의학회 조나리야 의무이사(서울의대 영상의학과)는 “국내 과잉진단 논란은 오히려 ‘국민암검진사업의 문제’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즉, 유방암 조기검진을 둘러싼 국내에서의 논란은 ‘조기검진이 과연 필요한가의 문제’라기보다는 ‘조기진단이 실제로 도움이 됐느냐’의 문제에 더 가깝다는 얘기다.
한국유방암학회에서 발간한 ‘유방암백서 2013’에 따르면, 4년 동안 상피내암(0기)과 1기암이 증가하고 3,4기 유방암 환자가 약간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1.2기 유방암과 3.4기 유방암 환자 비율에 큰 차이는 없었다.
2006년 발생한 유방암환자의 병기 분포에서 1기는 37.9%(2550명), 2기 35.7%(2404명), 3기 14.4%(967명)인 반면, 2010년의 경우 1기 39.1%(2765명), 2기 33.6%(2379명), 3기 11.8%(834명)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국가 비용 부담과 국민의 혼란, 환자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암 검진의 정확성과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나리야 의무이사는 “학회 차원에서는 전국 규모로 검진기관과 지역 3차 병원 간 멘토링 시스템 및 네트워크 구축을 계획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지원이나 인력이 부족하고, 여건도 미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적 자원을 위한 교육프로그램과 암등록사업결과를 영상의학과 의사에게 피드백하는 체계를 갖춰야 하고, 이를 위한 재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한유방검진학회 추기석 대외협력이사(양산부산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조기진단을 안 할 수는 없다. 유방암 자체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찍어 발견해 내는게 맞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음성과 양성을 구분해 내는 검진의 정확성을 높이는게 관건”이라며 “맘모그래피 자체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킬 필요가 있고, 이를 촬영하는 방사선사의 교육도 더 강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세의대 박은철 교수는 "이제 국민의 혼란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의료계가 증거들을 모아 결론을 내줄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암검진 방법을 제시하는 등 적절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