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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진출로 한국 의료 국제화 시대가 본격 '개막'을 알리고 있다. 서울대병원(원장 오병희)은 최근 아랍에미리트 대통령실과 왕립 쉐이크 칼리파 전문병원(SKSH ; Sheikh Khalifa Specialty Hospital) 5년간 위탁운영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서울대병원의 쉐이크 칼리파 전문병원 위탁운영 수주는 세계 유명 병원들과 경쟁해 국내 최초로 해외의 대형 종합병원 운영자로 선정된 쾌거다. 한국 의료기술과 시스템이 중동 보건의료시장의 핵심인 UAE에 본격 진출하는데 성공함으로써 새로운 한국 의료史로 기록될 뿐만 아니라 수출 성공시대를 열었다. 오는 12월 칼리파 전문병원 1차 개원 준비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서울대병원 국제사업본부장이자 SKSH CEO[사진]인 성명훈 교수(이비인후과)는 본지와 만나 향후 포부 등을 피력했다.
▲UAE 쉐이크 칼리파 전문병원(SKSH)을 5년간 위탁 운영하게 된 서울대병원은 이번 사업 수주를 계기로 국제사업과 해외진출 사업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진행 상황은
-완전 개원은 내년 4월입니다만 올해 12월 2일 UAE 국경일에 맞추어 암 및 심장질환 진료를 먼저 시작하기 위한 준비로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8월부터 파견을 시작해 현재 90여명이 현지에서 개원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1차 개원까지 불과 두 달이 채 남지 않다 보니 하루 평균 16시간 이상 일하고 있지만 그래도 시간이 부족하네요. 하지만 저희들이 근무를 시작하자 현지에서도 큰 관심을 갖고 환영하는 분위기이고 저희들도 남다른 사명감으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많은 병원들이 시도했었지만 최종적으로 서울대병원이 낙점됐다. 경쟁력은 무엇이라 보는가
-서울대병원에 대한 국제적인 인지도가 아직은 낮다 보니 저희가 위탁운영을 맡게될 지 반신반의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정부와 아부다비보건청 간 2011년 환자 의뢰 계약을 맺은 후 국내 의료에 대한 긍정적인 평판이 밑거름이 됐고,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지원이 큰 힘이 됐습니다.
서울대병원 암 치료 성적이나 임상시험 경험 등 임상 역량과 자체 개발한 병원정보시스템 등 병원 운영에 대한 능력이 인정받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위탁운영에 대한 서울대병원의 적극적인 의지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습니다.
▲서울대병원은 임상진료뿐 아니라 병원 경영·운영, 관리시스템 구축, 현지 의료인 양성을 책임지겠다는 복안이다. 진료과목을 포함해 어떠한 분야에 중점을 기울일 계획인지
-SKSH는 암, 심장, 어린이질환, 응급의학, 재활의학, 뇌신경계 질환에 중점을 둔 248 병상 규모의 3차 전문병원입니다. 서울대병원이 파견한 우수한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력이 현지 환자를 진료하고 또한 현지에서 채용할 인력을 교육하게 됩니다. 진료 뿐만 아니라 병원 운영 전반 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특별히 어떤 분야에 중점을 둔다기 보다는 서울대병원이 보유하고 있는 탁월한 역량과 풍부한 노하우가 현지 환자에 대한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로 이어지고, 또한 현지 의료인 양성 및 의료시스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들의 목표이자 사명이라 하겠습니다.
▲경제적 효과를 전망한다면
-파견 인력에 대한 인건비 등을 포함해 5년 간 위탁운영 기간 동안 병원운영예산 1조원 이상을 UAE 대통령실에서 받게 됩니다. 또한 병원을 운영하고 현지 인력을 교육하면서 발생하는 지적재산권 등에 의한 수익도 발생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 같은 직접적인 효과 뿐만 아니라 국내 의료인력의 해외진출이 본격화됨으로써 새로운 활동 영역이 생기고 고용창출 효과에 더해, 의료정보시스템, 의료기기, 제약 등 연관 산업의 동반 진출로 인한 거시적인 효과가 더욱 의미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의사를 포함해 현지 파견 인력은
-올해 6월 위탁운영이 확정되면서 SKSH에서 근무할 인력을 선발했습니다. 현재 의사 20여명, 간호사 60여명, 보건직과 행정직 각 30여명 등 150여명에 이릅니다. 앞으로 현지 운영상황에 따라 총 200여명이 현지에서 일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1400여명의 전체 병원인력 중 나머지는 현지 및 세계 각국 인력으로 채용할 계획입니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와 한국 의료인의 면허를 인정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이로 인해 기대되는 점은
-지난달 보건복지부 대표단이 UAE를 방문하여 아부다비보건청과 한국 의료인 면허 인정을 추진하기로 함에 따라 우선적으로 아부다비 내에서 한국 의료인에 대한 면허가 조만간 인정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앞으로는 UAE 뿐만 아니라 다른 중동국가 등 여러 나라에서 한국 의료인의 면허를 인정받을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번 협약으로 우리나라 의사들의 해외진출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생각되며, 우리의 선진 의료기술을 해외에 알리는데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향후 UAE 셰이크 칼리파 전문병원의 위상과 역할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는지
-SKSH는 UAE 대통령이 국가 통합을 위해 지역사회에 기부하고자 대통령실이 주도해 설립한 비영리 공공병원으로서, 이 지역의 보건의료산업 발전 및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중심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이 병원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면 UAE 국민뿐만 아니라 주변 국가의 환자 유치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며, 글로벌 병원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는 만큼 이 병원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정부는 UAE를 중동 진출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지만 의료수출이 자리 잡기까지는 숙제가 많이 남아있다는 우려의 시각이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한국 의료의 해외수출이 완전히 자리를 잡으려면 우수한 의료자원 및 병원운영시스템 등도 물론 중요합니다만, 수출하고자 하는 나라의 언어와 문화 그리고 관련 제도 등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고려하여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진출하고자 하는 나라와의 환경이나 시스템적인 차이를 얼마나 최소화할 수 있는지 여부가 앞으로 한국 의료산업의 글로벌화에 있어서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국내 병원들의 해외 진출에 있어 애로사항이 있다면 무엇이며 제도나 정책에 있어 어떠한 점이 개선되길 바라는가
-국내 의료기관의 해외진출에 있어서 한국의 면허제도가 현지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보건복지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정부 대표단이 UAE 방문을 통해 한국 면허를 인정받을 수 있는 성과를 이끌어낸 것처럼,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 문제 해결에 적극 지원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런 기반이 마련된다면 능있고 열정적인 한국 의료인들의 해외진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