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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국립중앙의료원(이하 NMC) 국정감사 중 예상치 못한 이슈가 터졌다. 에볼라 바이러스 공포 탓에 4명의 간호사가 사표를 냈다는 발언이 다음 날 열린 대한간호협회장 기자회견을 타고 대중에게 알려졌다. 의료진이 느꼈다는 에볼라 공포는 국민들의 불안을 더욱 증폭시켰다. 파문이 커지자 NMC는 사표 사유가 에볼라 바이러스 때문이 아니라 수 개월간 심리적, 육체적 피로 누적 등 일신상의 이유라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의혹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NMC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이종복 진료부원장을 통해 들어봤다.
Q. 간호사 4명의 줄사표 이유가 정확히 무엇때문인지
A. 간호인력 부족이 줄사표를 초래했다. 목숨을 걸고 에볼라 의심 환자를 돌봤는데, 그에 대한 ‘인정’ 없이 다른 팀으로 보직을 옮기게 한 것이 화근이 됐다.
지난 10월8일 에볼라 감염이 의심되는 시에라리온 국적의 17개월 남아 가 이송됐다. 의료원에서는 2~3시간 내 에볼라 의심 환자를 수용하기 위해 엘리베이터 접근을 차단하고 병실 한 곳을 비워야했다. 그 후 감염내과 소속 9명의 간호사가 환자를 돌봤다. 간호사들은 첫 날 음성 판정(정상)이 났지만, 불안해했고 확진이 날 때까지 4박5일 간 집에 가지 않고 병원에서 숙식했다. 다행히 음성 확진 판정이 났지만 또 다른 에볼라 환자가 올 수 있다는 생각에 병실을 비워놨다. 그 전에 비해 간호인력이 필요치 않았고, 당장 손이 달린다는 인증 관련 부서에 4명 파견을 보냈다. 현재 NMC는 수련병원 인증을 받고 있다. 간호사들은 목숨을 내놓고 환자를 진료한 것에 대한 전문성 등을 인정받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았고 쉬고 싶다며 사표를 제출했다.
Q. 그럼 왜 에볼라 바이러스 공포로 간호사들이 사표를 냈다고 발언했나
A. 발언의 원래 의도는 의료진 역시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을 느끼는 만큼 그에 대한 철저하고 선제적인 교육이 필수적이라는 것이었다. ‘의료진 역시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을 느끼다는’ 것을 설명하며 간호사의 사표 제출을 언급했는데, 많은 언론이 그것에만 관심을 가졌다. 또한 발언 의도를 충분히 설명할 시간과 기회가 마련되지 않았다.
Q. 의료진이 느꼈을 불안을 지켜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가
A. 사표를 낸 간호사 등 에볼라 환자를 돌본 간호사들이 가장 불안해했던 것이 ‘안전’이었다. 당시 이들이 요구했던 사항 몇가지가 있었는데 가장 큰 요소가 전문가의 교육이었다. 당초 에볼라 대응 교육과 훈련을 했지만 방호복을 입어보는 수준이었고, 방호복 자체의 안전성도 높지 않아 논란이 됐다. 그런 상황에서 더욱이 에볼라 의심환자가 소아이다보니 소아과 감염전문의가 진료를 담당했다. 간호사들의 버팀목이 돼야 할 감염병센터장이 해당 환자를 진료하지 않다보니 간호사들의 불안이 커졌다. 나 또한 내내 그들과 함께했는데 간호사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 방호복 탈의 과정 등 전문가가 진행하는 안전교육이었다.
Q. 개선안은 마련됐는지
A. 질병관리본부에서 개선안 마련을 위해 27일 NMC을 찾았다. 에볼라 의심환자를 통해 에볼라 환자와 같은 감염병에 대처하는 데 우리 의료원의 문제점이 많이 드러났다. 보다 효과적인 개선안 마련을 위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고 향후 몇 가지 지원을 받는다. 우선, 질병관리본부에서 11월 초 안전 교육을 받기 위해 관련 전문가를 미국으로 며칠 간 파견 보낼 예정이다. 그들이 교육을 받고 오면 우리 의료원은 그들에게 필요한 사항은 전달받게 된다. 지금은 경험이 많은 수간호사를 중심으로 의료원 차원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전부터 몸에 익힌, 선제적인 교육을 강조해왔다. 늦은 감이 있지만 에볼라 의심 환자가 우리 의료진에 좋은 훈련이 됐다. 또한 안전한 폐기물 처리를 위해 멸균기 설치와 소각장까지의 이송 등 방안을 만들었다. 의료원 차원에서 간호사 충원도 할 계획이다.
Q. 이번 사건 후 NMC 역할론이 부상했다
A. 당초 에볼라 의심환자가 우리 의료원으로 이송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몇몇은 독립적 공간이 있는 서울의료원으로 가는 게 맞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럼에도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온 것은 우리가 국가중앙병원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임직원의 소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에볼라라는 생소한 위협에 대해 의료진 등에 대한 100% 안전을 보장할 수 없지만, 그런 것들을 따지다보면 우리의 존재 이유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한 사표를 낸 간호사들을 포함해 NMC 의료진은 환자 진료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부족한 시설 등은 원지동 이전 후 크게 개선될 것이다.
Q. 뜨거운 이슈의 한 가운데 있었다. 소회는
A. 불안감을 덜기 위해 꺼낸 이야기인데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안타깝다. 간호사 등 의료진 모두 에볼라라는 생소한 위협에 불안해 한 것이 사실이지만 목숨을 걸고 환자를 진료했다는 것, 그리고 교육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갈 수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 에볼라 의심 환자를 통해 좋은 훈련을 했다. 그간 에이즈나 결핵 등이 우리가 다루는 감염병이었다. 새롭고 위협적인 바이러스의 공격으로 우리 의료원과 우리나라의 감염병 대응의 문제점, 또 개선점 등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에볼라 위협이 사그라들지 않은만큼 이를 계기로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