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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찰병원에서 질산 유출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유해화학물질 관리 대상에서 ‘병·의원’은 빠져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법 상 병·의원에 대한 화학물질 안전 관리 체계는 미비한 실정이다.
‘유해화학물질관리법’에 따라 유독물질을 관리하는 주무부처는 환경부다. 하지만 환경부 ‘관리 대상’에서 병·의원은 제외돼 있다. 환경부는 현행 법에 따라 ‘유독물 영업자’ 및 ‘유독물 취급 시설을 가지고 있는 자’ 등의 사업장만 관리하고 있다.
환경부 아래 '의료폐기물관리 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화학물질에 관해서는 생물화학폐기물 조직물류 폐기물 등 각 폐기물의 전용용기, 보관시설과 보관기간에 대한 기준만 명시하고 있는 정도다.
이와 관련, 환경부 화학물질안전과 관계자는 “병·의원은 의료목적으로 화학물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다른 사업장과 차별화돼 있다. 병·의원에 대한 관리 및 점검 등은 보건복지부 관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같은 맥락으로 대학 및 연구소 등에 대한 화학물질 안전 관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한다”고 덧붙였다.
즉, 환경부에서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하는 화학물질 관리와 화학사고에 대한 사후 대응을 한다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구미 불산 유출 사고 이후 화학사고 주관기관을 환경부로 일원화했다. 이에 따라 이번 경찰병원 질산 유출 사고에는 환경부 한강유역안전청이 소방서 등과 함께 대응했다.
그렇다면 병의원과 직결된 정책과 업무를 다루는 보건복지부에는 '의료기관에 대한 유해 화학물질 안전관리체계'를 두고 있을까.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관계자는 “의료기관 안전관리시설기준 등 준수사항은 있다. 하지만 화학물질에 대해 따로 명시된 부분은 없다”며 “화재 발생, 환자 안전 관리 등 총괄적인 안전관리 방침은 있으나 화학물질에 대해 따로 규정해둔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의료기관이 유해·화학물질 안전관리체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더불어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년 1월부터 유해 화학물질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한 ‘화학물질관리에 관한 법률(화관법)‘,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 시행을 예고했으나 하위법령 및 인프라 구축에 관한 내용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의 화학물질 관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사후 대응보다 중요한 것이 ‘사전 예방 및 관리’라는 지적때문이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 김신범 실장은 “병원은 독성물질을 많이 취급한다“며 ”가령, 병원에서 멸균소독제로 쓰는 산화에틸렌도 1급 발암물질에 해당한다. 항암제도 암환자에게는 치료제이지만 정상적인 사람에게는 발암물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병원은 다양한 약물과 각종 화학물질을 다룰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공공장소다. 화학물질을 안전하게 사용하고 폐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질산 유출 사고와 관련해서 질산 자체로는 만성적 독성이 없어 인체에 미친 피해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속한 신고와 조치가 이뤄졌는지 여부 및 폐기통 관리 실태 등에 대해 면밀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시민단체 건강세상네트워크 관계자는 "의료폐기물은 '감염'이라는 측면에서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현장에서 의료폐기물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근원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