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세심판원이 보험영업 관련 골프·승마·명품 선물 구입비용을 합법적 판촉비로 인정했지만 제약계 리베이트 관행에 미칠 영향력은 미미할 전망이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조세심판원 판결이 의료법 상 의료인의 금품수수 행위 및 제약사의 현물 지급 리베이트를 허락하는 것으로 볼 여지는 매우 희박하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보험영업의 경우 현물 지급에 따른 이득이 공급자(보험사)와 소비자(가입자) 간 직접적으로 이뤄지지만, 제약영업의 경우 의약품 처방권이 의사에게 있는 만큼 리베이트의 정당성이 인정되기 어렵다는 논리다.
심판원 결정, 제약사 리베이트 세법 논리 '유사'
조세심판원은 지난 17일 보험영업사원이 국세청을 상대로 낸 세금 심판에서 "고객 모집을 위해 지출한 명품비 등은 정당한 영업 경비이므로 종합소득세를 인정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로써 행정기관인 국세청은 심판원의 결정에 불복할 수 없어 보험사 직원의 명품비에 적용했던 세금을 다시 되돌려 주게 됐다.
심판원 결정은 리베이트를 합법으로 인정, 이를 경비 처리해 타당한 과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취지로, 불법 리베이트가 적발돼 국세청으로부터 세금 환수 위기에 처했던 국내 제약사들이 주장했던 내용과 유사한 맥락을 지닌다.
때문에 이번 결정이 제약산업 리베이트에 대한 세법상 정당성이 인정되는게 아니냐는 조심스런 분석이 제기됐다. 또 조세심판원 판결은 지금껏 사법부가 견지해 온 "세법상 리베이트 판촉비 인정 불가" 입장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라 제약계 높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실제 지난 2013년 4월 한화그룹 드림파마는 남대문세무서로부터 186억원 법인세를 부과받자 소송을 통해 "의약사에게 현금·상품권·식사비 명목으로 사용한 814억7550만원은 기타 사외유출로 소득처분돼야하므로 법인세를 취소하라"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행정법원 재판부는 "리베이트는 사회 질서에 반하는 불법으로 뇌물수수에 해당한다"며 "쌍벌제 시행 전이라 해도 불공정행위 이므로 법인세 취소는 불가하다"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심판원·법률 전문가 "제약계 파장 희박할 것"
조세심판원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판결에 대해 "직원은 현금이 아닌 선물을 줬다는 점과 사회 통념상 인정할 만한 수준의 상황이라서 내려진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리베이트를 어떤 관점에서 봐야하는지 사건마다 다를 수 있고 세부사안에 따라 다른 판결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조세심판관과 외부 법조, 금융계 전문가들이 합의체 회의를 통해 해당 결정이 유지되거나 변경될 여지도 있어 제약산업에 미칠 영향까지는 알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의료법 상 조세심판원의 리베이트 판촉비 세법 인정 결정이 의료계 미칠 확률은 낮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무법인 세승 김주성 변호사는 "의사는 의약품을 처방만 하고 최종 소비자는 환자이기 때문에 제약사가 의사에 지급하는 금품은 불법성이 인정될 수 밖에 없다"며 "궁극적으로 제약사의 리베이트를 환자가 향유하게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세심판원 판결은 보험영업 리베이트의 이익이 직접적으로 가입자에게 전달됐다"며 "그러나 의약품 리베이트에 이번 결정이 연계될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