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월부터 시행 중인 다학제 통합진료에 대해 일선 의사들은 환영하는 동시에 개선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표준진료지침(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보다 현실적인 수가체계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한암학회는 21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제19회 추계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노동영 대한암학회 이사장[사진]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다학제 통합진료가 지속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선 여러 부분에서 보완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학제 통합진료에 대한 정부의 수가는 국내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적지 않지만 많은 환자들을 보는 의료현실을 감안할 때 이를 현실화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노 이사장은 “향후 의사들의 남용 가능성, 의사들의 진료시간에 대한 수가 적절성 등 여러 가지 부분에서 검토돼야 할 것”이라며 “지속 가능성을 위해선 적절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직 시행 초기라서 진료에 대한 지침을 설정하기에는 어려움은 있지만 대한암학회에선 조만간 TF를 구성, 이를 논의할 계획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도 질평가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지만 고차원의 의료행위에 어떠한 잣대를 적용한다는 것도 문제다.
이 가운데 이날 심포지엄에선 이대호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부교수가 ‘다학제 통합진료비와 개선방향’에 대한 발표를 가졌다. 강연은 암학회에서 마련한 첫 정책토론회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발표에서 이대호 부교수는 지난 8월 신설된 암환자 공동진료료를 두고 보건복지부와 함께 제도 시행을 두고 수년간 고민한 내용을 전했다.
이대호 부교수 역시 다학제통합진료비가 신설됐을 당시 만감이 교차했던 기분을 묘사했다. 그는 먼저 선택진료비 및 상급병실료 축소 등에 따라 새로 생겨난 항목이라는 부분에 주목했다.
"현실적 제약 최적 모델은 아냐… 단계적으로 개선돼야"
태생적 한계, 현실적 여건 때문에 제도 자체는 다양한 형태를 다 반영하지 못하고 제한되고 축소됐다. 이 때문에 최선의 모델이라고 자부할 수 없게 됐다는 설명이다.
다학제 통합진료비는 외래진찰료의 하나로 신설됐다. 이 부교수는 “다학제 통합진료비가 진찰료의 하나로 신설된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며 “입원환자를 위한 다학제 통합진료 비용 청구는 별도의 항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설된 항목의 수가 적용을 받으려면 다학제 참여 의사 4명 이상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환자와 마주보며 진료를 해야 한다. 4인 기준(병원급 11만 3210원)과 5인 기준(병원급 14만 1510원)이 책정됐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의료진이 한 자리에 모인다는 것이 쉽지 않다. 외과전문의의 경우 다학제통합진료를 위해 대기하다가도 급한 수술 때문에 자리를 비우기도 한다. 환자에 대한 의견을 나중에 개진하지만 대면진료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가 적용을 받을 수 없다.
국민건강보험 예산이 책정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추계도 잡히지 않은 채 운영되다 보니 수가 적용 대상 및 횟수를 제한하는 것도 논란거리다.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적정 의료진 등 기준에 맞게 암 의심환자에 대한 다학제통합진료를 시행, 청구하더라도 검사결과 암이 아닐 경우 제외된다. 암 진단 및 치료 후 호스피스완화의료 또는 생존자 관리에 대한 부분은 반영되지 않았다.
이대호 부교수는 다학제진료가 의료기관에서 효율적으로 운영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을 제안했다. 현실적으로 병리과, 영상의학과의 경우 다학제통합진료 구성원으로 참여 요구에 대한 제약이 있는 등 해결해야 할 문제점도 언급했다.
그는 “대상환자를 선정하고 일정을 조정하는 진료안내자를 육성하고 표준진료지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며 “별도의 우회로 등 기관 여건에 따라 유연하게 운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의료진의 과도한 부담과 적정 의료진이 부족한 곳도 있다”면서 “적절한 보상체계, 진료시 의견 조율자나 책임소재를 명확히 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