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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가 동물용 의료기기 개정안 강행에 나섰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전형적인 이중 규제로 도마 위에 올랐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다.
최근 농림부 산하 농림축산검역본부는 ‘동물용 의료기기 상생 협력 방안 모색 세미나’ 일정을 발표했다.
오는 12월 5일 검역본부 대강당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동물용 의료기기 제조·수입업 및 관련 기관, 단체가 참석 대상이다.
얼핏 보면 동물용 의료기기 업계 의견을 수렴하는 장이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다. 주요 강연 프로그램부터가 농림부 위주로 구성됐다.
이번 세미나 메인 강연은 문진산 수의연구관의 ‘동물용 의료기기 관리제도 추진방향’이다. 그동안 농림부는 인체용 의료기기를 동물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추가 허가를 받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했다.
해당 개정안에 대해 의료기기 업계는 크게 반발해왔다. 이미 임상시험을 거쳐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득한 제품을 또다시 허가받는 것 자체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이유였다.
A사 관계자는 “사람에게 사용해도 아무 문제가 없는 장비를 동물에게 사용했을 때 무슨 부작용이 발생하겠는가”라며 “예를 들어 혈액 분석기 같은 경우 말 그대로 체외검사진단장비이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따라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에서는 개정안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서를 농림부에 제출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동물의 종별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농림부 측 답변이 돌아왔다.
당시 검역본부는 데일리메디와 통화에서 “고양이, 말, 쥐 등 체형이 다르고, 혈액 성분이 다른 동물들을 하나의 장비로 측정해서는 위험할 수 있다”며 “사람 뿐만 아니라 동물의 안전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이번 개정안 취지”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정감사에서도 ‘이중 규제’라는 질타가 이어졌다.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은 허가·심사 기준이 동일하다는 이유를 들어 불필요한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정림 의원은 “사용목적, 사용방법 및 주의사항 등 허가·심사 기준 대상이 사람이냐, 동물이냐 차이만 있을 뿐 내용은 똑같다”며 “현재까지 동물병원에서 아무 무리 없이 사용해 온 만큼 식약처가 농림부와 적극 협의에 나서야 한다”고 피력했다.
상생·소통과 거리 먼 농림부…의료기기업계 “누굴 위한 세미나인가” 반발
여전히 농림부는 묵묵부답이다. 오히려 관련 세미나를 앞두고, 개정안에 반하는 단체를 배제시키는 행보를 보였다.
이번 세미나 후원은 한국동물약품협회,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이다. 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은 의료기기산업협회와 달리 그동안 동물용 의료기기 개정안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단체다.
농림부는 의료기기산업협회에 세미나 개최 공문을 늦게 보내고, 후원 대상자에서도 누락시켰다. 뒤늦게 협회가 항의했지만, 착오가 있었을 뿐 별다른 의도는 없다는 해명만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개정안에 적극적으로 의견서를 제출한 의료기기산업협회를 의도적으로 제외시켰다는 이야기가 의료기기 업계에 돌고 있다.
B사 관계자는 “동물용 의료기기 수입사가 소속돼 있는 곳은 의료기기산업협회”라며 “본인들이 세미나 소개에 참석 대상자를 버젓이 수입사라고 규정해놓고, 협회와 아무런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의문스럽다”고 꼬집었다.
협회 관계자는 “농림부가 무슨 의도로 그랬는지 알 수 없지만, 의료기기 업계 관련 언론홍보도 미진하게 한 점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농림부는 동물약품협회가 ‘수입사’, 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이 ‘제조사’를 대변하면 되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의료기기산업협회에 공문이 늦게 전달된 이유는 식약처와 밀접한 단체이기 때문에 부처별 업무 영역을 존중했을 뿐 별다른 의도는 없다”며 “우리 소관이 아닌 단체에 공문을 보내는 것도 이상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의료기기산업협회 측에 미안하다는 뜻을 전했다. 앞으로 동물용 의료기기 관련 공문을 보내고, 논의사항이 있을 경우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 판단은 다르다. 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 역시 농림부 소관은 아니기 때문이다. 농림부가 상생을 표명한 세미나 주제에 걸맞지 않은 행보를 걷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