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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의학용어 정립과 신경병리학·소아병리학 개척에 기여해 왔던 지제근 서울의대 명예교수[사진]가 26일 오전 타계했다.
대한의학회 제17대 회장을 역임한 바 있는 고인은 투병 중이었음에도 최근까지 의학회와 관련된 모든 행사에 참여했으며 지난 19일에는 제24회 분쉬의학상 시상식 준비를 위해 열정을 쏟은 것으로 전해졌다.
의학회 김동익 회장은 갑작스러운 비보에 "우리나라 의료계와 의학계에 남긴 고인의 발자취는 후학들이 두고 두고 되새겨 볼만하다. 고인은 큰 가르침과 교훈을 남겼고 우리는 의학계 보배를 잃었다"며 애통해 했다. 지 교수는 대한병리학회장, 대한의학유전학회장, 대한의사학회 이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1999년에는 대한의학회 회장, 2004년 의학 석학단체인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의 초대 회장으로도 활동했다.
무엇보다 그는 우리나라 신경병리학 시대를 열었던 인물이다. 지 교수가 서울의대를 졸업한 1962년 무렵, 병리학은 전문성을 구축하고 경쟁력을 갖추고자 시도하던 시기였다.
이후 미국으로 가서 하버드의대 보스톤 소아병원 병리과 전공의를 지낸 후 1976년 우리나라 병리학과 모교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서울의대로 돌아왔다.
당시 지 교수의 귀국은 의미가 남달랐다. 개인의 역사를 넘어 미국 의학계에서 갈고 닦은 지식을 밑거름 삼아 전문성으로 무장한 신경병리학자가 병리학계에 개혁의 바람을 불어 넣는 개척자적 시대 개막을 의미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우리나라 신경병리학의 초석을 구축하고 발전시키면서 동시에 소아병리학 분야의 정립에도 헌신했다.
실제 1985년 국내 유일의 소아병원인 서울대학교 소아병원 소아병리과 책임자로서 후학들의 교육과 연구 자료들을 수집하고 분석하는 데 더욱 박차를 가했다.
의학용어 정립과 학문의 과학화에 기여한 것도 의미있는 업적이다. 끊임없는 노력과 헌신의 결과, 2014년까지 1200여편(SCI논문 850편)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대한민국학술원상(1992년)을 포함해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또한 우리말 의학용어와 과학기술용어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장기간 용어개발과 표준화를 위해 노력했고 과학기술용어집, 대한의사협회 의학용어집 등의 발간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