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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턱 밑이 1-2 cm 찢어진 아이에 대한 ‘음주 진료’ 사건이 있었다. 대학병원 성형외과 1년차 전공의가 밤 11시에 ‘응급 수술’을 했단다. 그런데 음주를 문제삼기 전에 우선 ‘응급’이라고 하기가 민망하다.
이는 캐나다 CTAS 환자분류체계의 5단계 중에서 4등급에 해당된다. 논문들은 이런 경증 환자가 응급실에 오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고 하고 있다.
사실 ‘수술’로 보기도 좀 애매하다. 의료비가 비싼 미국의 바느질 세트 광고에는 찢어진 환자가 스스로 출혈을 통제할 수 있는 바느질 방법이 나와 있기도 하다.
몇 년 전의 영국에서는 간단한 봉합은 간호사가 시행하도록 하자는 발상도 있었다. 실제로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심야 응급실의 성형외과 의사가 없어도 해결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 응급실이 과밀화되고, 체류시간이 늘어났다는 데 있다. 2차 병원에서 대응가능한 환자들에서 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스스로 병원 선택의 권리를 가진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데 있다. 작은 병원에 가야 할 경증 환자들까지 무조건 종합병원으로 간다는 것은 선택권을 잘못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그들이 병실을 차지해 버리고, 응급실 환자들은 입원하지 못하는 대학병원이 생겨 났다.
이에 대도시조차도 미용성형 전문병원과 대학병원만 눈에 보이고, 내과, 산부인과 개인의원과 2차 병원은 찾기가 어렵게 됐다. 다들 경쟁에서 진 것이다.
미국의 경우, 1984년에 심한 고열로 뉴욕의 대학병원에 입원한 18세 청년이 다음날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조사 결과 약품 부작용이 사망원인이고, 전공의들의 살인적인 근무조건과 관련됐다.
당시 뉴욕 주정부는 전공의가 36시간 이상 연속으로 당직 근무를 할 수 없고 1주일에 80시간 이상 근무해서는 안 된다는 법령을 제정했다. 이것이 제대로 된 원인 파악이고 근본 대책이다.
이번 ‘음주 진료’ 사건을 의사 처벌이라는 꼬리자르기로 끝내서는 안된다. 전공의가 일주일에 6일씩 당직근무를 했다고 한다.
적은 인력으로 ‘응급’하지도 않은 경환자까지 전부 맡겠다고 나선 대학병원이 문제일 수도 있다. 병원의 당직
실태와 해당 지역의 응급의료 전달체계도 함께 조사할 일이다.
응급의료체계 학문적 목적은 ‘적절한 환자를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병원에 보내는 것’이다. 때문에 신고 전화와 구급대에서의 환자분류체계를 도입해야 한다.
현행 응급당직법의 문제점이 계속 밝혀지듯, 응급의료체계를 과거의 1339 제도를 부활시켜 환자 흐름을 조정해야 엉뚱한 피해자를 막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