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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생명 직결 수가, 획기적 개선해야"
김춘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 2015년 01월 04일 20시 00분 ]

 

딱 반년 만에 김춘진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다시 만났다. 6개월 전 처음 대면했을 때 김춘진 위원장은 “인간의 질병은 상당 부분 사회적 문제로 초래되고, 같은 맥락에서 정치인으로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 역시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행위”라는 통찰을 피력한 바 있다. 소통을 통해 국민들이 ‘더불어 사는 삶’,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그의 목표가 여러 현안과 어우러져 잘 실현되고 있을까. 작년 수차례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와 2014년 국정감사를 치른 지금, 그의 이야기에 다시 귀 기울여봤다.

 

Q. 지난 10월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첫 국정감사 치렀다. 소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6년 만에 복지위로 돌아오니 감회가 새롭다. 초심으로 돌아가 무엇보다 민생이 최우선이라는 확고한 원칙에 따라, 복지위가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맡은 바 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위원장으로서 국회는 가능한 한 오래 열어 여러 현안을 활발히 논의해 개선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의원들의 질의시간은 5분이든 10분이든 철저히 지키고 추가질의시간을 원 없이 준다는 방침을 세웠다. 남은 임기 동안 소통과 양보를 통해 갈등을 해소하고 여·야 의원님들의 중지를 모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보건의료정책에 있어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문제점을 꼽으면

 

직역 간 갈등이다. 이 때문에 국민을 위한 합리적인 정책 도입이 어렵다. 불필요한 직역 다툼으로 국민뿐만 아니라 각 직역도 피해를 보고 있다고 본다. 의료계는 갈등을 빚는 문제에 대해 국민에게 문제를 알리고 이해를 구함으로써 올바른 보건의료 정책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Q. 최근 한 행사에서 “경영 걱정 없이 좋은 진료로 국민에게 봉사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수가 현실화 필요성에 동의하는지

 

비현실적인 의료수가로 인해 의료계가 힘들어하고 있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의료 행위의 보수가 낮다 보니 병원들이 소위 ‘돈 되는’ 비급여 진료를 통해 손실을 메우거나 짧은 시간 많은 환자를 보는 일이 발생한다. 또한 의료계의 인재들이 낮은 수가를 피해 특정 과로 편중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비급여 진료가 늘면서 국민 의료비 부담이 증가하는 등 국민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 의료의 질 보장과 장기적 차원의 재정을 고려할 때 사회적 합의를 기반으로 수가를 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Q. 구체적 해결 방향은

 

생명과 직결되는 진료 수가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해당 분야 예산을 늘려서 그 과가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현재 필수 의료에 해당하는 과가 기피과가 돼버려 미래가 암담한 상황이다. 또 사람을 위한 치료 중심으로 제도가 개편돼야 한다. 중3 나이에 세상을 떠난 딸의 암 치료 과정을 지켜보면서 현재 제도가 ‘살리는’ 치료가 아닌 ‘죽이는’ 치료를 권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백혈구가 계속 떨어지는 걸 확인했음에도 건강보험 기준 때문에 일정 증상이 나타난 후 처치를 했다. 그 탓에 치료과정이, 세상을 떠나는 순간이 고통스럽다. 마지막으로 건강증진을 통해 의료 재원을 절감해야 한다. 질병 치료에 있어 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9%, 생활습관이 50%라고 한다. 우리가 나아갈 방향이 명확해진다.

 

Q. 보건의료정책이 기재부 등 경제부처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일정 부분 동의한다. 특히 의료영리화 문제는 해외환자 유치, 의료산업 수출 등 다소 산업적 측면에서 국가적 GDP를 늘리려는 기재부의 입장이 많이 반영된 사안이라고 판단한다. 또한 복지부는 2015년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사업 담당 부처임에도 불구하고 기재부의 눈치만 보며 각종 복지 예산 확보에 너무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오죽하면 ‘기재부의 시녀’, ‘기재부 산하 복지국’이라는 소리를 들을까. 그 목적과 성격이 엄연히 다른 경제정책과 보건복지정책이 같은 기준으로 추진돼서는 안 되며, 국민의 건강과 행복이 예산 앞에서 등한시돼서도 안 된다. 복지부가 국민의 건강과 복지 증진을 책임지는 기관으로서 더욱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본다.

 

Q. 의료영리화 논란에 대한 입장은

 

의료의 본질은 질병으로부터 인류를 구원하는 것이다. 국민에게 질병이 생기면 누구나 치료받고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사회의 의무다. 또한 그러한 서비스를 받는 것은 인권이다. 인류에게 좋은 치료가 있다면 그 치료만 해도 의사들이 먹고 살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다른 사업으로 수익을 메우라며 의료를 돈벌이 수단으로 삼으면 비극적인 세대가 될 것이다. 의료는 수요를 공급자가 창출하는 특수한 영역이다. 환자를 돈으로 보는 그때부터 우리 사회가 불행해진다. 의료가 상품화된 지금의 경향이 심히 걱정스럽다.

 

Q. 의료영리화 논란은 복지위가 떠안아야 할 문제다. 박근혜 정부 내내 관련 정책이 계속 시도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대처할 계획인지

 

의료영리화 문제로 상임위가 원활하게 운영되지 못하는 측면이 있어 안타깝다. 의료영리화 등은 부수적인 문제인데 이런 것들이 국민적인, 상임위의 이슈가 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정부가 법으로 해야 할 것을 시행규칙이나 행정입법을 통해 추진하면서 국회와 불필요한 마찰을 가져왔다. 이제는 서로 다른 내용의 입법이 상임위 내에서 충돌하면서 안건 상정 자체가 어렵게 됐다. 여야 한 발씩 물러나 국민을 바라보고 국민의 이익을 위해 논의가 필요한 것은 논의해야 한다고 본다. 

 

Q. 현재 원격의료법 등 4건의 의료법 개정안이 대립하며 복지위에 상정되지 않고 있다

 

원격의료나 의료법인 자회사 설립 문제 등은 국민건강과 직결된 현안으로 여야 이견이 크다. 법안을 상정하는 것은 여야 합의가 기본원칙인 만큼 소위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Q. 정부가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추진 중인데 어떻게 생각하나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이해와 소통이 없다면 바람직하지 않다. 예전에 농부철학자 윤구병 교수를 만나러 가는 길에 한 농부를 만났다. 그는 친환경농법 기준에 맞지 않는 비료성분이 논에 들어갔다는 이유로 화를 내며 논을 파내고 있었다. 내가 기고만장해 그 농부에게 버리느니 제 값으로 팔아주겠다고 제안했더니 그 사람이 나에게 “뭔 상관이냐”며 욕을 했다. 아무리 합리적인 결정이라도 당사자와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긍정적 결론을 내기 어렵다. 합목적성뿐 아니라 절차의 정당성이 존중되는 것이 민주주의다.

 

Q. 가입자·의료공급자·정부 3자 협의체인 건정심 구조개편 방향에 대한 견해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건강보험정책에 관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기구인 만큼 개편은 신중할 수밖에 없다. 만일 개편이 된다면 지금 건강보험제도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 할 수 있는 최선의 안으로 개정되도록 노력하겠다.

 

Q. 과거 치과의사 면허로 직접 의료기관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일차의료 활성화를 위한 해법을 제시한다면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에서 가장 비효율적인 부분 중 하나는 의료기관이 규모별로 기능과 역할이 정립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의료기관 간 상호경쟁에서 인력, 시설, 장비 등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대형종합병원으로 환자가 집중되고, 1차 의료기관과 중소병원의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 미국, 영국 등에서는 일차의료 공급자(주치의)들이 지역단위에서 의료관리자로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도 이러한 1차 진료를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더불어 병원급 의료기관은 경증 및 중증도 환자의 입원 위주로 운영하고, 상급병원이 3차 의료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의료기관별 역할을 분화할 필요가 있다.

 

"이해 당사자간 시간 걸리더라도 소통 확대해야"

 

 

Q. 의료분쟁 자동개시법에 대한 의료계 반대가 거센데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해당사자들의 대화와 소통을 통해 결론을 내야 한다. 다만, 단지 이해관계만 따지는 것은 지식인이 할 짓이 아니다. 환자 입장에서 어떤 것이 이로운지, 그 제도를 시행하면 어떤 부작용이 예상되는지 판단하고 준비하는 것이 옳다. 그를 위해서는 이해관계자들을 이해하고 또 설득해야 한다. 모든 것은 시간이 필요하다.

 

Q. 최근 야당이 보장성강화 정책에서 얻는 민간보험사의 반사이익 회수 의사를 밝혔는데

 

대한민국 건강보험제도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누구나 양질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통로를 열어주는 것이 맞다. 국가가 사적영역에 의료를 기대하는 것보다 공공의료를 강화할 때 가능하다. 국가가 예산투입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증세를 해야 한다. 복지재정이 늘어났다고는 하는데 전체 나라예산의 9%, OECD 평균 22%의 절반도 안 되는 복지후진국이 대한민국이다.

 

Q. 현재 복지위 미처리 법안이 1000건에 달한다. 법안소위 복수화에 적극적으로 찬성했는데, 복수화가 어려우면 법안소위 정례화는 어떤지

 

법안소위 복수화와 정례화 모두 상임위 생산성 재고를 위한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제19대 하반기 복지위 주요 운영방향 중 하나로서 ‘생산적인 복지위’를 표방한 바 있다. 보건복지 분야는 국민의 일상과 밀접하기 때문에 상임위의 생산성이 낮을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또한 국회의 본질은 어디까지나 입법으로부터 비롯되는 만큼, 법안소위를 복수화를 위원장으로서 제시했었다. 안타깝게도 여·야의 입장차로 성사되지는 못했다. 여·야 위원들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서는 쉽게 처리될 수 없는 사안이다.

 

Q. 법안소위 비공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있는데

 

17대 때는 법안소위를 일부 필요시 비공개하는 것 빼곤 전부 공개했다. 이해관계가 있는 법안의 경우 공개가 불편하다는 의원들이 있다. 그러나 법안 심사는 가능한 투명하게 하는 것이 책임 있는 심사다. 필요하면 정부 측도 심사 참여에서 배제돼야 한다. 사실 정부가 법안 심사에 참여할 이유가 없음에도 참여시키는 것은 정부가 법안에 대한 거부권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거부하면 국회 3분의2 찬성을 받아야 한다. 정부가 거부하는 것은 사전에 소통과 대화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아예 정부가 거부할만한 사안은 사전 조율하는 것이 옳다. 기본적으로는 그런 방향이 맞다.

 

Q. 카이로프랙틱사 신설·비의료인 문신행위 합법화·보완대책의료 양성화 작업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의료계 반발을 샀는데

 

현재 의료법은 의료행위에 대한 명확한 정의 없이 의료인에게만 허락한 모순된 입법형태로 돼 있다. 이로 인해 국민의 다양한 보건의료 수요만큼 관련 서비스가 전문화 되지못한 측면이 있다. 가령 문신을 유사의료행위라고 보는 것 자체가 논란이 있지만 문신을 하기 위해 의대나 의전원을 나와 의사면허를 취득해야 한다면 세계가 웃을 일이다. 또한 선진국은 보건의료 분야에서 일자리가 많이 창출된다. 대한민국은 보건의료 일자리가 OECD 국가 중 가장 적다. 고학력인 의사만 먹고살아야 하나. 보건의료 분야에서 일자리가 많이 창출됐으면 한다.

 

보완대체의료 문제도 깊이 성찰해야 한다. 좋은 치료법이 있으면 치료받자는 것이다. 그런데 좋은 치료법인지 여부를 수요자가 규명할 수 없으니 국가가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치료법이 소멸되면 국가적인 낭비다. 미국은 NIH(미국국립보건원)에서 보완대체의료 센터를 설립해 많이 지원한다. 대한민국은 CDC(미국 질병통제 예방센터) 위주로 돼 의료체계가 엉망이다. 다른 나라는 예방 위주인데 우리는 치료위주다. 국가는 더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옳다. 보완대체의료는 고령화 시대와 보다 전문화된 서비스를 원하는 국민 다수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Q. 국공립병원의 기부금품 모집 관행 문제를 제기하며 실태조사와 제도개선을 요구했다. 기부금품이 의료재료(의약품, 의료기기 등)의 리베이트 창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투명한 관리를 주문한 것인데

 

국공립병원들이 민간병원만큼의 질 높은 의료와 연구 등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재원이 필요한데, 현재 민간대학병원들에 비해 형평의 문제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형평성 문제를 해소할 경우 기부라는 이름으로 불법 리베이트 자금이 흘러들어 올 수 있다. 따라서 해당 재원은 별도 구분·계리돼 공개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Q. 지난 9월 한국병원약사회와 공동주최로 ‘2014 입원환자 약물안전관리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병원약사 문제 해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현행 의료법 시행규칙 제38조제2항(별표5)에 의거해 300병상 미만의 종합병원은 ‘1인 이상의 약사’를 두도록 규정돼 있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병원들이 1인의 약사로 운영되는 실정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문제는 환자의 건강과 안위에 직결되는 만큼 조속히 해결돼야 하나, 입법을 통한 해결에 앞서, 수가 개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Q. 6년제 약사부터 약무장교제를 도입하고 병역을 대체할 공중보건약사제도도 고려돼야 한다고 했는데

 

현재 군대에서 이뤄지고 있는 약제서비스는 약사 자격이 있는 현역병 외에도 자격이 없는 무자격자에 의해서도 이뤄지고 있다. 농어촌 등 의료 취약지역에서도 무자격자에 의한 조제 및 투약, 그리고 이에 따른 의약품 오남용 위험이 항시 존재하고 있다. 내년 6년제 약학대학 졸업생이 배출된다. 더욱 뛰어난 전문성을 지닌 이들이 장교로서 군 복무를 할 수 있도록 하거나 공중보건약사로서 국방의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할 경우, 군대 등에서의 약화사고를 미리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김성주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작년 4월 해당 내용을 담은 ‘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으며, 현재 국방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Q. 법인약국 논란은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언젠가는 매듭지어야 할 쟁점이다. 법인약국 도입 필요성이 있다고 보는지

 

헌법불합치가 있었던 만큼 법인약국도, 약사가 아닌 사람도 약국을 경영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시기일 것이다. 약사계와 국민들이 합의할 수 있는 방법으로 헌법적 흠결을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새해 의‧약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다사다난했던 2014년 한 해 동안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앞장서 노력해주신 의·약사 분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2015년 을미년 새해에는 의·약사 분들이 걱정없이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본연의 임무에만 집중하실 수 있도록 국회에서 제도 개선에 더욱 힘써나갈 것을 약속드린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감사드린다.

민정혜기자 mjh_nuit@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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