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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수술을 받은 뒤 사망에 이른 환자 유가족과 ‘카바수술’을 개발한 송명근 교수 간 법정 공방이 최근 마침표를 찍었다.
법원은 의료진에게 일부 과실이 있다고 판결했으나 환자 측 주장 대부분을 기각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5민사부(재판장 한숙희)는 지난 14일 유가족 길 모씨 등 4명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송명근 교수와 건국대병원이 5073만여원을 원고에게 각각 나눠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특히 ‘수술이 불필요한 환자에게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카바수술을 시행했다’는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송 교수와 병원 측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심장수술 이후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했는데도 의료진이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를 지연한 과실이 있다”며 일부 배상 판결을 내렸다.
지난 2007년 심방이 규칙적으로 뛰지 않는 ‘심방세동’을 앓고 있던 길 씨는 치료제 ‘와파린’을 복용하며 생활해왔다. 송 교수는 길 씨에게 수술을 권유했다.
길씨의 흉부 CT검사 결과, 관상동맥의 석회화, 경도의 대동맥판막, 승모판막, 삼첨판막역류 진단이 나왔고, 2012년 9월 길 씨는 건국대병원에서 대동맥판막성형술 및 승모판막성형술, 심방세동차단술, 상행대동맥 포장술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 후 3일 만에 길 씨는 극심한 복부 통증을 호소했다. 의료진은 길씨에게 관장과 핫백 등을 시행하고, 이후에도 마약성 진통제를 투약하고 이완요법, 전환요법을 시행했지만 통증은 더 심해졌다.
의료진은 다른 진료과와의 협진을 통해 복부 CT를 시행해볼 필요가 있다고 보고 길 씨를 검사실로 이동시켰다. 하지만 검사 전 검사실에서 길 씨에게 쇼크가 발생했다.
중환자실로 옮겨진 그는 결국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결국 사망했다. 사인은 ‘급성 장간막 동맥폐색에 의한 다발성 기관 부전증’이였다.
환자 유가족은 “진료 상 과실로 길 씨가 사망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유가족 측은 “수술이 불필요한데도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카바수술을 시행했으며, 환자가 장기간 ‘와파린’을 복용했으므로 수술 후 혈전 발생을 줄이기 위해 관리했어야 했는데 의료진은 오히려 혈전색전증 위험을 증가시켰다”고 주장했다.
또 “심장수술 후 급성 장간막 동맥폐색은 드물게 발생하지만 사망률이 높은 합병증이므로,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데도 의료진이 복통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법원 “수술법 등 과실 없고 일부 술기 상 공통점 있으나 카바수술 아니다”
우선 송 교수의 수술 여부 결정 및 수술 방법 선택에는 ‘과실이 없다’는 판단이 나왔다.
재판부는 “이 사건 수술은 섬유링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카바수술과 일부 공통점이 있지만 판막성형방법 등에 차이가 있어 카바수술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또 “길 씨의 대동맥판막 역류 등 일부 판막질환이 단일 판막질환의 수술 적응증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길씨가 수술 전 여러가지 복합적인 증상을 나타내고 있었으므로 그의 증상이 수술이 불필요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길 씨의 혈전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원고 측 주장도 기각됐다. 재판부는 “의료진이 수술 전 혈액응고상태를 정상적으로 유지해야 하므로 와파린을 중단하고 INR을 정상화시킨 점 등에 비춰보면 이를 인정한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급성 장간막 동맥폐색에 대해서는 유가족의 주장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진료기록감정 촉탁 결과와 변론 전체 등을 종합하면, 송 모 교수 등 의료진이 길 씨의 복부통증 원인을 적시에 진단하지 못하고 급성 장간막 동맥폐색에 대한 치료를 지연한 과실이 있다”며 “길 씨 사망과 이 같은 과실이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송 교수와 병원의 손해배상책임을 30%로 제한했다.
△길 씨가 지난 2007년경부터 심방세동, 2009년경부터 대동맥판막, 승모판막 역류 등을 보였으며 수술 전에도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던 점 △급성 장간막 동맥폐색은 심장수술 후 0.06%~0.7% 정도로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합병증이고 특별한 임상 증상이 없어 상태가 악화되기 전에는 정확히 진단하기 어려운 점 등이 반영됐다.
☞INR(International Normalized Ratio)= 혈액응고시간을 국제적으로 표준화한 단위. 일반적으로 와파린 치료를 하는 환자의 경우 INR을 2.0~3.0 정도로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