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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많은 비판을 받더라도 그게 역사의 발전을 위한 발걸음이라면 시도해야 한다. 역사는 그렇게 발전해 나간다. 고인이 되신 김대중 대통령이 말하길, 지도자는 남들보다 반 보 앞서서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내가 몽상주의자는 아니다.”
"강자(의사) 아닌 약자(국민) 편에서 활동"
새정치민주연합 최동익 의원이 국회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한 이야기다. 최근 외과수술 시행 의료기관 응급의료장비 의무 구비, 수술실 CCTV 설치 등 의료계의 반대가 충분히 예상되는 어찌 보면 ‘개혁’적 법안을 내놓는 것에 대한 이유를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몽상주의자’는 아니라는 답변에서 현실 수용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엿볼 수 있었다.
Q. 지난 인터뷰 당시 여의도 입성 계획 3가지 중 하나가 의료사고 후속조치 마련이었다. 그러한 취지에서 외과수술 시행 의료기관 응급의료장비 의무 구비법을 발의했는데 의료계 반발이 거세다
최근 많은 인명을 앗아간 의정부 화재사고도 결국 규제 완화로 인한 것이었다. 돈과 사람의 목숨을 두고 평가해서는 안 된다. 그런 맥락에서 응급장비 의무 구비를 주장하는 것이다. 최근 성형외과에서 사람이 많이 죽고 있다. 특히 양약수술로 인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지인 역시 양악수술로 실명을 했다. 수술하는 곳에서 응급장비를 갖추도록 하는 것은 기본이라고 본다. 이것을 반대한다는 것은 글쎄, 이해하지 못하겠다.
Q. 수술실 CCTV 설치법에 대해 우려가 쏟아지고 있는데
수술실 CCTV 설치법은 의사가 마음껏 시술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사회적으로 보상하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의사와 환자가 서로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탓에 의료분쟁이 발생하면 환자와 의사 모두 그 일에만 매달리게 된다. CCTV를 설치하면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에 쏟는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서 의료사고 판정이 되면 보험에서 처리를 해주고, 의사가 큰 부담 없이 현업으로 돌아올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내 철학이다.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몰고 CCTV를 통해 과실을 찾아내자는 게 아니다.
Q. 모든 수술을 영상으로 담는 것에 대한 필요성 문제도 제기된다
어느 정도의 수술에서 이 법을 적용할 것이냐는 시행규칙이나 시행령에서 담을 문제다. 법에 모든 내용을 적을 수는 없다. 지인 중 한 명은 왼쪽 엉덩이를 수술해야 하는데 오른쪽 엉덩이를 수술했다. 내 딸의 경우 미국에서 어깨 염증이 심해 수술하자고 해놓고 다시 진료를 받아보니 문제가 없었던 경우도 있었다. 종기 등을 제거하는데 그것을 과연 수술이라고 할 수 있느냐. 일반적으로 수술의 개념을 어디까지 볼 것이냐하는 문제는 추후 논의할 필요가 있다.
Q. 의사마다 수술법이 다르다. 분쟁 발생 시 이러한 것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어 진료권 침해와 소극적 대처를 낳는다는 우려가 있는데
정상적으로 수술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다. 만약 의료인이 자기 나름의 권한을 갖고 시행한 수술법이라면 잘못이 아니라는 게 입증될 것이다. 이런 경우 의료사고 여부는 중재원에서 판단해줄 것이고 보상제도가 갖춰져 있으면 의료인의 손해는 최소화될 것이다. 오히려 과학적으로 의사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고 본다.
Q. 수술 장면을 찍은 영상이 유출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모든 제도는 양지와 음지가 공존한다. 우리 문명이 기술화되고 과학화되면서 빅데이터가 만들어지며 편리하기도 하지만 분명 부작용도 있다. 모든 정보는 아무리 관리를 잘해도 유출될 수밖에 없다. 양지를 활용하게끔 제도를 보완하는 게 중요하다. 제도라는 것은 결국 사람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문제다. 그렇기에 국민의식과 문화가 중요한 것이다. 국가 전체의 틀에서 시민의식과 도덕의식이 향상되면 우려되는 문제점은 점진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Q. 의료계에서는 수가 보상이 없는 상황에서 왜 환자안전 책임을 왜 의사만 져야 하냐며 반발한다
의료기관 경영적 측면에서 수가보상과 환자안전은 같은 맥락일 수 있지만 이 문제는 완전히 다른 트랙이다. 예를 들어 근로자가 월급을 못받는다고 해서 회사 기물을 파손하거나 가져가면 안된다. 적정수가가 지급되지 않는다며 엉망으로 하겠다는 것은 용돈을 주지 않으니 땡깡을 피우겠다는 것이며 과외 안 시켜주니 공부를 안 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각기 다른 사안이다. 의료계가 수가 보상이 더 이뤄지길 원한다면 정부와 국회, 국민들을 설득해나가야 한다. 이를 이유로 환자안전을 소홀히할 수는 없다.
Q. 저수가 문제 해결은 의료계가 항상 제기한 사안이다. 해결책은
적정 수가를 산출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적정수가를 계산해보기 위해 의료계에 제안했지만 본인들의 월급이 얼마인지 자료를 내놓지 않는다. 의료기관 경영 상황에 대해서도, 사실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을 고려하면 106~120% 흑자다. 물론 문 닫는 병원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원인을 따져봐야겠지만 비급여를 포함 경영현황을 내놓지 않으니 알 수가 없다. 국민 앞에 모든 자료를 내놓고 합의하자는 것인데 근거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
Q.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내에서 자신의 역할은
국회에서 내 역할은 약자 대변이다. 의료계에서 강자는 의사다. 많은 기득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의사 편에 서게 되면 강자 편에 서게 되는 것이며, 이럴 경우 내가 국회에 있을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현재 가장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영역은 장애인 복지, 그 다음 영역은 복지와 연금, 가장 후순위가 보건의료다. 내가 안해도 전문가가 많은 영역이기 때문이다.
Q. 유독 의료계와 갈등이 많은데
반발할 것을 알지만 합리적인 접근이라면 받아들일 것이라고 본다. 내가 잘못됐다면 철회할 의사가 있다. 보좌진은 내가 보건의료에 관심을 두면 대한의사협회와 갈등을 빚어 재선이나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말린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진하는 일이 많다. 재선이나 이미지는 그 다음 문제다. 의료계에서 내는 성명서 정도는 안읽으면 그만이다. 고인이 되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말하길, 지도자는 남들보다 반 보 앞서서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제도는 어느 정도 타당성, 현실성이 있어야 한다. 의료계가 약속을 잡고 직접 찾아와 토론했으면 좋겠다.
Q. 19대 국회 임기가 1년 반 남았다. 앞으로 계획은
국회에 입성하면서 4년의 마스터플랜을 꾸려놓은 것은 아니었다. 지속적해서 최선을 다하자는 게 각오였다. 우선 일차적으로 그동안 해온 일을 매듭짓는 게 중요하다. 불가능한 것은 포기하고 가능한 것은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주관 부처를 괴롭히며 해결하고 있다. 남은 1년 반의 임기 동안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기에는 길지 않은 시간이다. 꼭 필요한 법안이라면 발의하겠지만 아무래도 지금까지 해온 것을 보완해 나가는 데 초점을 맞추고 활동하게 될 것 같다.
Q. 새해 의약계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올해 국민들의 소원을 물으니 건강이 1등이었다. 건강을 책임지는 것은 보건의료가 많은 역할을 한다. 보건의료계가 국민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제일 큰 영역이라는 의미다. 이 영역이 정상화돼서 의사들이 존경받고 모든 의료인력이 존중받았으면 한다. 이를 토대로 보건의료계가 분발해서 국민 행복을 가져다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