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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는 인턴 근무표 거래에서부터 수련병원 내 폭언·폭행에 대한 고발까지 유달리 전공의들이 안고 있는 내부 문제들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송명제 회장[사진]은 일련의 사건들의 근본원인으로 여전히 100시간이 넘는 전공의들의 근무환경의 한계점이 드러난 것이라고 진단했다.
송명제 회장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존재가 사람이라고 하지만 극한 상황에서는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며 “전공의들의 파업, 폭언·폭행에 대한 노출, 근무표 거래 등의 문제는 현재 전공의들이 근무강도의 한계에 부딪치며 나타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파업에 나섰던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내과 전공의들은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업무량에도 적응했지만 전공의 미달 사태 등의 우려로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결단했다”고 언급 한 바 있다.
송 회장은 “과거에는 개원 등의 미래를 바라보며 전공의 시절만 버티면 보상이 따른다는 인식이 있었다”며 “그러나 현재는 불안한 미래를 담보로 희생을 감내하기 보다는 환자를 돌보는 현실 속에서 행복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현실에서 전공의들은 불필요한 서류작업에 파묻히거나 격무에 시달리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 송 회장의 지적이다.
사회적으로 비판을 샀던 인턴들이 힘든 전공과의 근무표를 돈을 주고 거래한 사건도 이 같은 배경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송 회장은 “물론 전공의가 진료과목 일정을 거래한 행위에 대해 많은 의료인들조차도 수치스럽고 비도덕적인 행동이라고 비판하고 있다”며 “그러나 얼마나 힘들면 800만원이라는 거금을 주고도 근무일정을 바꾸려 하는지. 과연 이것이 정상인지에 대한 물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개인의 잘못도 있지만 사실상 특정병원이 아니라 대다수 수련병원에서 비일비재하게 이런 일들이 발생하고 있는 비정상적 상황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또한 전공의를 대상으로 한 선·후배간 또는 사제간의 폭언·폭행 사건에 대해서도 송 회장은 “소위 말하는 막노동식으로 전공의들을 굴리다보니 한계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비인격적인 환경에서 폭언과 구타 등이 나오는 것”이라며 “과연 주어진 업무만 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폭언이나 폭행이 생길까 싶다. 기업들의 사내분위기 역시 해당 업무량이나 스타일에 따라 좌우되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실제 최근 기업들은 효율성 증대를 위해 업무시간을 감소하고 있지만 환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전공의 만큼은 부득이하게 업무환경 개선에 한계가 있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송 회장은 지적했다.
“수련받던 전공의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의사들 없다”
송 회장은 힘들다고 토로하는 전공의들의 탄식이 단순한 불평불만이 아니라는 점도 호소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생 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하지만 의사들 중에서 전공의로 돌아가고 싶다고 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전공의는 수련을 하는 피교육자라고 하지만 업무강도가 가장 세다. 이런 부분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의료 미래는 없다”고 경고했다.
또한 전공의 근무강도와 관련해 수련을 받는 부분은 근로라고 볼 수 없다는 일각의 의견에 대해서도 송 회장은 쓴소리를 뱉었다.
그는 “병원에 있는 시간은 모두 수련시간으로 봐야한다”며 “기업에서도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 가르쳐준다. 전공의가 교육 받는 시간 역시 근무시간”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전공의들이 빈번하게 겪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은 수련환경 개선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송 회장은 “주 80시간 근무 등의 내용을 담은 수련환경개선안이 마련됐지만 일을 지키는 병원은 전무하다”며 “실제 근무시간과 달리 거짓 당직표를 만들고 있는 병원들이 대다수며 심지어 전공의에게 추가 근무를 서게 된 사유서를 작성하라는 곳도 있다”고 꼬집었다.
대전협이 나서서 이 같은 수련환경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이를 평가하고 제재할 기능을 가진 독립기구가 없다면 수련환경개선안은 무용지물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송 회장은 “전공의들은 물론 정부, 병원들이 수련환경 개선에 대한 공감대는 가지고 있지만 문제는 실천의지가 얼마나 있느냐”라며 “일단 개선하겠다는 약속만 하고 단속 등의 제재안을 마련하지 않는 것은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