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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0년 시행된 의약분업에 대한 의료계의 성토가 극에 달하고 있다. 정책 실패 결과물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평가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서울시의사회가 주최한 의약분업 재평가 촉구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의약분업 재평가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현행 기관분업이 아닌 선택분업 도입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김홍식 내과의원 김홍식 원장은 '현행 의약분업 평가와 개선' 발제를 통해 의약분업의 문제로 만연한 대체조제와 불법 교체조제를 지목했다.
김 원장은 "의약품 구비 능력이 부족한 영세 약국 등으로 인해 대체조제와 불법 교체조제가 만연해 있다"며 "의약분업 하에서는 약국 조제에 경쟁이 없기 때문에 약사가 복약지도 개선보다 의료기관 접근성에만 치중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동네의원 쇠퇴 등 의료전달체계 붕괴는 가장 심각한 문제다.
김 원장은 "한 달에 한 번 진료받아 관리하던 만성질환자도 3개월 이상 장기처방을 요구해 전체적으로 의사 진찰료 수입은 감소하며 약제비는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성토했다.
이날 패널 참석자들도 정부의 행보를 비판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 이재호 부회장은 "대형병원 앞에 셔틀버스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대형 문전약국들이 싹쓸이 하고 있다”며 “의약분업 이후 불법, 대체조제가 만연해 있는게 현 주소”라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은 “이러한 문제에도 정부는 외면하고 있다”면서 “의료계에서 의약분업 재평가를 요구할 때마다 이미 제도가 잘 정착되고 있기 때문에 평가는 무미하다고 일축한다”며 맹비난했다.
그는 “하지만 의약분업 시행 효과에 대해 ‘호언장담’했던 부류들은 상당히 곤혹스러워하고 있다”며 “이미 건보재정은 물 건너갔고 복약지도료 문제도 최근 들어 불거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의약분업 명분과 실리가 사라진 이 시점에서 정부는 지금이라도 깊은 자성을 통해 국민적 입장에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그는 의약분업 도입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에 반드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집약된다.
김홍식 원장은 “현재 외래진료에 대해 전 의료기관에 강제완전분업을 채택하고 있는 것을 의원급 외래는 선택분업으로 병원급 외래는 직능분업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대안으로 제시했다.
경희대학교 김양균 교수는 “의약분업 틀은 유지하되 기관분업보다는 직능분업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직능분업만을 통해서도 가능하다고 본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 교수는 “현재 의원급의 경우 조제실을 둘 수 있는 여력이 없는 의원들이 많기 때문에 직능분업 기조를 유지하면서 의원의 경우 'shop in shop' 형태도 가능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편, 이날 의협 좌훈정 감사는 토론회에 보건복지부가 불참했다는 점에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좌훈정 감사는 “복지부측 인사가 참석하지 않은 것에 대해 굉장히 유감”이라면서 “일부에서는 의약분업 재평가보다는 당장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등이 시급히 대응해야할 사안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좌 감사는 “하지만 지금 안고 있는 의료계의 모든 문제는 80%가 잘못된 의약분업 때문”이라면서 “결국 건강보험재정이 파탄나면서 각종 규제를 통해 의사를 옥죄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의 갑질에 항상 당해왔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의사들이 병원 문을 닫고, 궐기대회도 해봤지만 손에 얻는 것은 없었다”면서 “의사가 조제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도 규제 개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그는 “앞으로 선택분업 당위성과 명분이 확실한만큼 이슈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