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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고령화 시대에 진입하면서 만성질환자가 급증하고 있으나, 정확한 통계 수치조차 낼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객관적 데이터가 수집될 수 있도록 표준화 작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005년부터 2014년까지 보건복지부지정 2형 당뇨병임상 연구센터(KNDP) 네트워크 연구책임자로 활동한 경희대병원 우정택 교수(내분비내과)는 표준화 작업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우정택 교수[사진]는 “효율적인 당뇨병 환자 관리 및 치료를 위해서는 현 상황을 정확히 분석하고, 한국인 맞춤형 치료 가이드라인 개발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아쉽게도 국내에는 공통적인 언어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경제성 평가에서 밀려나면서 관련 연구가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른바 ‘빅데이터’ 수집을 위해서는 전국 각지 병원 환자 데이터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하는데 이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예로 당뇨병 처방약 명칭조차 통일되지 않고 있다. 오리지널과 제네릭 처방은 의사 자율권이지만, 연구 자료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일관된 자료 입력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우정택 교수는 “EMR과 같은 양식이 있긴 하지만, 연구 자료에 쓰기에는 분명한 한계점이 있다”며 “국내 공동연구가 지지부진한 이유도 바로 기초 데이터 수합 과정에서 시간적·비용적 낭비를 초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분석 자료가 발표되고 있지만, 의료 현실과 다소 동떨어진 내용이 포함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우정택 교수는 “심평원과 공단은 거시적인 관점의 분석결과를 내놓고 있기 때문에 실제 의료 현장에서 활용되기 쉽지 않다”며 “의료진이 직접 참여해 당뇨병 데이터를 자율적으로 분석한다면 임상에서 활용될 수 있는 기초 토대가 마련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0년 전부터 데이터 수집 기반 닦아온 미국 vs 첫 걸음 한국
미국의 경우 10년 전부터 표준화 작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현재 빅데이터 수집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정택 교수에 따르면 미국은 당뇨병 뿐만 아니라 암, 뇌졸중, 응급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표준화된 용어를 활용한 데이터 수집 기반이 닦아져 있기 때문에 왕성한 연구 활동이 가능하다.
우정택 교수는 “이처럼 미국은 관련 단체가 너무 많아서 우리가 어떤 부분을 롤 모델로 삼아야 할지 고민할 정도”라며 “지금이라도 당뇨병학회 내 관련 연구회가 창립된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표준화 작업은 단순히 연구활동에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최근 병원계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환자 안전 관리와 진료 수준 제고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정택 교수는 “해를 거듭할수록 의학은 끊임없이 발전하기 때문에 어느 한 시점에서 표준화 작업이 완료될 수는 없다”며 “정부 차원에서 관련 연구비 확대를 통해 지속적으로 빅데이터 수집을 위한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글로벌 스탠다드도 필요하지만, 당장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안에서부터 체계를 갖추는 것”이라며 “당뇨병은 다른 만성질환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공동 연구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우정택 교수는 “향후 DNA 분석, 인체 유래 물질 등 미래지향적 의학 분야에서도 빅데이터 수집은 중요한 초석이 될 전망”이라며 “표준화 작업을 위한 대안책 마련에 정부, 의료계의 적극적인 합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