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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지역사회 '일차의료지원센터'
"의사 주도 첫 모델" vs "만성질환관리제 전철 밟지 말아야"
[ 2014년 12월 30일 18시 31분 ]

지역사회 일차의료시범사업의 닻이 올랐다.      

  

일차의료시범사업은 만성질환자가 지역사회의 다양한 의료자원을 활용해 자신의 건강관리를 체계적으로 해나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적이다. 의사와의 충분한 상담이 그 근간이다.

정부는 이번 사업이 만성질환관리제, 당뇨병고혈압등록사업 등 ‘Top-down’이 아니라 지역 의사가 주체가 되는 ‘Bottom-up’ 모델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의사와 지역 주민의 신뢰관계 향상에 재정을 직접 지원하기 때문에 의사, 환자의 만족도를 동시에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의료계는 사업 취지에는 공감하되 관주도로 변질되는 것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시흥시 제외 전국 4개 시·군·구 의사회 참여


전국 4개 의사회가 일차의료지원센터를 운영 중이다. 시범사업 참여 지역은 ▲전라북도 전주시 ▲전라북도 무주군 ▲서울시 중랑구 ▲강원도 원주시 등 4곳이다.

 

당초 경기도 시흥시까지 5개 시·군·구가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예산 문제로 올해 참여는 불투명하게 됐다. 시흥시의사회 관계자는 “시의회에 추가 예산 확보 신청을 해 둔 상태”라고 말했다.


4곳 중 가장 먼저 일차의료지원센터를 개소한 곳은 전주시다. 전주시의사회는 전주시보건소와 위탁운영 협약을 맺고 ‘건강동행센터’를 지난 11월 22일 공식 개소했다.


현재까지 75개 의료기관, 80명의 의사가 센터와 제휴, 협진하고 있다. 전주시의사회에 따르면 협력 문의를 해 오는 의사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전주시에 이은 두 번째 공식 개소 지역은 서울 중랑구다. 중랑구의사회는 지난 12월 16일 센터를 공식 오픈했다. 센터에는 간호사 2명, 영양사 1명, 운동처방사 또는 사회복지사 1명 등 총 4명의 전문교육인력이 근무한다.

 

이들은 협력을 맺고 있는 의사가 교육 의뢰한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에 대한 건강교육을 담당한다. 의사는 지속적인 건강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환자 본인 동의가 있을 경우에만 센터로 교육을 의뢰할 수 있다.


교육은 복지부에서 내려온 프로토콜에 따라 1:1로 이뤄진다. 4번의 질환교육 및 건강교육으로 이뤄지는데, 질환교육은 반드시 의사의 전문상담을 바탕으로 행해져야 한다. 영양, 식습관, 운동방법 등에 관한 건강교육은 의사 또는 센터의 전문인력이 교육을 담당한다.


교육상담에 참여하는 의사는 최대 8회까지 교육상담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 교육상담 수가는 재진료의 90% 수준이다.


수가는 건강보험공단 재정으로 지급된다. 센터 운영비용은 지자체와 정부가 50:50 부담하며, 평균 1~2억원의 예산이 운영비로 편성됐다.


지역의사회 자립도가 낮은 무주군은 지난 10월 30일부터 보건의료원 직영으로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참여 의료기관은 11곳에 불과하지만 향후 참여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원주시는 공식 개소를 내년 1월로 미뤘다. 인테리어를 마무리하고 장비도 모두 구비했으나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한 달여 간 시뮬레이션 기간을 갖기로 했기 때문이다. 현재 29곳의 의료기관이 참여할 예정이다. 

 

“의사 중심 첫 모델” vs “어떻게 믿나 정부를”


정부는 "이번 일차의료시범사업이 그간의 많은 정책, 시범사업과 다르다"고 강조한다. 일방적으로 정부의 정책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디자인부터 운영까지 지역의사회가 주도한다는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그간 만성질환관리제에 대해 의료계는 정부가 통제수단으로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며 “이번 시범사업은 사업 계획과 운영, 평가 과정에서 지역의사회, 의료단체 등의 의견을 적극 반영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실제 일차의료지원센터 운영권은 지역의사회에 위탁된다. 센터 운영 및 사업 승인권은 민관 합동 지역운영위원회에 있는데, 의사가 운영위원의 50%를 차지한다.


물론 예산 승인을 의회에 제출할 때 보건소를 거치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행정적인 업무지원 성격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의료계는 정부가 공언하는 의사의 자율성 보장에 대해 반신반의(半信半疑)하는 모습이다. 과거 사례에서 쌓인 팽배한 불신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의사 참여를 강조했다가 만족할 만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으면 보건소 개입을 위한 명분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한의사협회는 기존 반대 입장에서 일단 시범사업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의협관계자는“시범사업 운영 취지에는 공감한다. 다만, 변형된 만성질환관리제가 돼서는 결코 안 될 것”이라며 “의료계 대표로서 지역사회 일차의료시범사업 진행과정을 적극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향후 평가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의료의 본질적 가치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일차의료시범사업이 환자에게는 의료 질 향상을, 의사에게는 환자와의 신뢰관계 형성에 따른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는 성공 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의사들의 참여가 관건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주도권이 의사에게 넘어온 만큼, 전문가 의견을 시범 사업에 적극 반영해야 일차의료 모델이 완성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의사 참여도 향상+ 정부 지원’ 성공 관건

전주시의사회 김진홍 회장은 “과거의 진료행위에 얽매여 있으면 앞으로 나가지 못 한다”며 “차근차근 과정을 밟아나가면서 좋은 모델을 개발하다 보면 환자와의 신뢰를 형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른 환자 만족도 향상은 결국 개원가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 이명희 회장은 “시범사업에 대한 환자 만족도가 높으면 충분히 개원가의 어려운 상황에 도움이 되는 경쟁력 있는 제도가 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의사들이 프로토콜 개발과 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참여도 향상은 정부 의지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이명희 회장은 “시흥시의 경우 의사회의 참여 의지는 높았던 반면 예산 확보가 되지 않아서 올해 사업 착수가 어렵게 됐다”며 “지자체에 협조를 적극 구하고 예산을 확대하는 등 정부가 일차의료의 새로운 모형을 만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일차의료시범사업은 지역의사회, 지자체, 보건소 등 여러 기관 및 단체들의 협조로 함께 만들어 나가는 사업”이라며 “어렵게 시작한 만큼 시범사업이 전국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성미기자 ksm6740@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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