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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의 경추수술 후 불완전 사지마비 상태가 된 환자에게 대학병원이 2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심 재판부는 환자 청구를 기각됐으나, 2심은 의료진의 설명의무 위반에 대한 과실을 인정했다. 서울고등법원 제9민사부(재판장 이대경)는 최근 권 모씨가 서울 A대학교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 대해 원고 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지난 2008년, 목부위 통증을 호소하던 환자 권 씨는 A병원 정형외과 의사 구 모씨로부터 '결핵성 척수염'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권 씨가 뼈가 파괴되고, 경막 외 농양이 심해 척수신경이 심하게 압박 받고 있는 상태라며 수술을 권유했다. 이후 권씨는 수술을 받았으나 1차 경추수술 후 목 부분 아래로 마비 증상(척수성 쇼크)이 발생했다.
2차 수술에서 의사는 1차 수술 부위에 혈종이 일부 있으나 이로 인해 척수 신경이 압박된 것은 아니고 이식된 골편에 의한 압박도 없다고 판단해, 혈종을 세척하고 이식된 골편을 좀 더 얇게 만들어 다시 삽입한 뒤 수술을 마쳤다.
그러나 2차수술과 스테로이드제 투여에도 불구하고 권 씨의 마비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고, 의사 구 씨는 남아있는 경막 외 농양을 적극적으로 추가 제거하고 후방에서 뼈 일부를 제거하는 3차 수술을 시행했다.
3차 수술 후 권씨의 마비증상은 점차 호전 돼 지팡이를 짚고 걸어다닐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에 환자와 그의 가족은 A병원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권 씨 측은 "수술 과정에서 의료진 과실로 신경이 손상됐고, 의사 구 씨가 세균성 척수염을 결핵성 척수염으로 오진해 수술을 진행했으며, 환자에게 수술 후 마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병원은 “1차 수술 디스크판 제거 과정에서 신경 손상은 없었고, 염증 부위와 농양 조직이 척수신경에 심하게 유착돼있는 경우 염증 조직과 고름을 완전히 제거하고자 척수신경을 무리하게 조작하면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결과(영구 마비)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1차 수술 시 경막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농양도 무리하게 다 제거하지 않은 것”이라며 반박했다.
법원은 의료진에게 ‘설명 의무 위반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권 씨는 수술 중 혹은 수술 후 신경마비 가능성이 있는 환자로 작은 충격에도 마비가 발생할 수 있고, 수술 내용도 정밀한 수술이었으며 수술 전 척수염으로 경추의 척수 압박 소견과 경부통이 있었으나 마비 증상까지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 씨에 대한 1차 수술 동의서에 출혈, 감염, 척추삽입술 등의 사항이 기재돼있을 뿐 척수신경 손상으로 인한 마비 내용은 명확하지 않고 △1차 수술 후 권 씨에게 마비 증상이 나타나자 2차 수술 동의 하에 수술에 대한 언급이 있는 점 등에 비춰보면, 원고 권 씨가 필요성이나 위험성을 충분히 비교해 수술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의료진이 설명 의무를 다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설명의무는 환자 자기 결정권 침해에 대한 위자료이므로 자기 결정권의 행사 주체가 아닌 원고들의 위자료 청구는 인정되지 않는다”며 병원 책임은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원고 권 씨의 위자료로 한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