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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는 내 인생 최고의 선택"
김혜정 간호사(여의도성모병원)
[ 2015년 02월 22일 20시 00분 ]

‘과연 나는 커서 어떤 직업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진지하게 나의 미래를 생각하며 나의 진로를 고민하던 고등학생 때가 생각이 난다.


조용하고 차분하게 책과 마주하는 것보다는 넓은 운동장에서 달리고 뛰고 소리 지르고 땀을 흘리는 것을 좋아했던 나는 고등학고 체육담임을 만나면서 서서히 나의 진로의 윤곽을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


일 이년…그 넓은 운동장에서 많은 시간 땀을 흘리며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겠다는 생각 하나로 힘들고 어려웠던 시간을 참고 견디며 보냈다. 하지만 나의 미래를 결정해 주는 시간은 노력한 시간에 몇만분의 일도 안되는 단 몇 분.


몇 분 안에 내가 가진 기술과 능력을 보여주기에는 너무나 역부족이었고 한순간의 실수는 나에게 만회할 수 없는 좌절을 안겨 줬다. ‘앞으로 난 어떻게 해야 하지?’ 라고 스스로에게 질문과 답을 수 없이 던지며 방황하고 있었다.


그 때 아버지는 내게 “직업을 정함에 있어서 가장 우선이 되어야 하는 것은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어야 하며, 일을 하면서 내가 즐거워야하고 기뻐할 수 있는 일이어야 한다”고 하셨다. 그리고 ‘간호사’라는 직업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


19년 동안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간호사’라는 직업. 아빠 권유로 처음 생각해 보게 되었고 이상하리 만큼 아무런 의문이나 거부감 없이 간호사라는 직업을 받아들이게 됐다.그렇게 시작한 간호사로서의 내 인생도 어느덧 20년을 넘어가고 있다.


병동 간호사로서 살았던 15년이라는 시간은 많은 환자들이 가지지 못한, 나의 건강한 몸과 나의 건강한 마음에 감사하며 현재의 삶을 기쁨으로 살게 해주었던 값진 시간이었다. 그리고 나의 따뜻한 손길과 진실된 마음이 심신이 지친 환자들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되어 주었던 진정 보람있고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긴 시간 간호사로서 한 길만을 걸어올 수 있었던 건 아마도 나에게 새로운 미래를 생각하게 해주었던 ‘보람과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일’을 선택할 수 있게 해주었던 아빠의 소중한 조언 덕분이 아니었나 싶다. 이 또한 특별한 사건이 없는 한, 남은 인생을 간호사로서 살아가게 해줄 나에게는 큰 힘과 큰 원동력이 될 것이다.


세계적인 종교가이며 행복 전문가인 로버트 슬러 박사가 우리나라에 와서 집회를 하는 도중 급한 전화를 받는데 그의 딸이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무릎을 꿇고 침착하게 기도하기 시작했다. “저의 딸에게 한쪽 다리를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없어진 부분을 원망한 것이 아니라 남아있는 부분에 감사기도를 올리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부족한 부분을 원망하기보다 내가 가진 나머지 부분에 감사하는 사람이야말로 진정 행복한 삶을 살게 되는 것 같다.


내가 살아왔던 지난날을 생각해 보면서 과연 나는 가진 것에 충분히 감사하며 살아왔는지 혹시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 불평하며 살아오진 않았는지 뒤돌아보게 됐다. 외래에서 간호사라는 이름으로 나를 만나게 되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없는 것에 슬퍼하기보다 남겨진 것에 감사하며 기뻐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그들에게 값진 희망을 전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


그런 의미에서 ‘간호사’라는 직업은 내 인생에 있어 최고의 선택이었으며 나에게 진정한 감사의 의미를 알게 해주었고 기쁜 삶을 살아가게 해주었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러한 삶을 살아가게 해줄 소중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데일리메디 webmaster@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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