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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억원의 요양급여비용을 징수당하게 된 의사가 자신은 사무장병원임을 몰랐다며 항소를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서울고등법원 제4행정부(재판장 지대운)은 의사 오 모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요양급여비용징수처분취소소송에 대해 “1심 판결은 정당하다”며 기각 판결을 내렸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진술 및 증거자료를 종합해볼 때 의사가 비의료인이 개설자임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며 의사의 주장을 기각했다. 앞서 의사 오 씨는 지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서울 소재 B요양병원 개설 명의자이자 병원장으로 일해왔다. 하지만 이 병원의 실질적인 개설자는 비의료인 정 모씨로 소위 ‘사무장병원’이였다. 이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오 씨에게 요양급여비용 51억여원에 대해 징수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오 씨는 "공단의 징수 처분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오 씨는 “자신은 사무장병원임을 알지 못했고, 의사 장 모씨에게 고용됐던 것”이라며 “요양급여비 징수 처분 대상으로 삼는 것은 매우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또 “B병원은 의사가 다른 의사 명의를 빌려 개설한 네트워크병원”이라고 피력하기도 했다. 그러나 1심과 2심 모두 오 씨의 청구를 기각,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사무장 정 씨가 병원을 개설하고 의사와 직원 채용을 결정했으며, 병원의 수입을 관리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을 분배했다”고 지적했다. 또 “의사 오 씨와 사무장 정 씨 사이에 구두로 월 1200만원과 그랜저 차량을 제공받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오 씨가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병원장을 맡을 당시 정 씨로부터 자신이 투자자들로부터 위임 받아 병원을 직접 운영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어 “또다른 의사 장 씨와 관련해서는 병원을 그만두면서 고용계약종료확인서를 받아놨다고만 했을 뿐, 장 씨에게 고용됐다는 진술은 전혀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할 때 원고 오 씨는 비의료인 정 씨가 병원 개설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사무장 정 씨에 대해서는 지난 2013년 B병원을 포함, 5개 요양병원을 개설, 운영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고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3년의 유죄 선고가 내려진 바 있다.
"법령 몰랐다는 주장, 행정 처분 피하기 어려워"
한편, 의사 오 씨는 지난 해 기자회견을 통해 “사무장병원 급여환수는 사무장에게 해야하며, 자진신고를 한 의사에게는 행정처분 면제 혜택을 줘야한다”고 주장했다.
건강보험법 제57조제1항은 ‘공단은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은 사람이나 보험급여 비용을 받은 요양기관에 대하여 그 보험급여나 보험급여 비용에 상당하는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징수한다’고 명시돼있는데 징수 대상이 불분명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법 개정을 통해 지난 2013년 5월부터 비의료인, 즉 사무장에게도 행정처분이 내려지게 됐다. 다만, 그 이전의 기간이라면 여전히 의료인이 더 큰 부담을 진다.
공단 측 소송대리인 김준래 변호사는 “ 위반 사유의 고의성 여부를 떠나 행정처분을 할 수 있다는 판례가 있다"며 "법령을 몰랐다는 주장은 조금도 고려의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무장병원에서 단순히 봉직의로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에도 사무장병원이라는 사실을 알고 근무를 했다면 무자격자 및 개설의사와 함께 민사상 불법행위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