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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비는 지역에 따라 유병률이 많게는 20%까지 보고되고 있는 매우 흔한 질환이다. 인구 약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설문을 시행한 연구에서 유병률이 16.5%로 보고된 바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일반적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변비에 대한 인식에는 오해가 많다.
대학병원을 찾아오는 변비 환자는 보통 두 가지 유형이다. 일부 환자는 변비 증상으로 오랫동안 고생하면서도 혹시나 습관성이 되지는 않을까 우려해 선뜻 약제를 시작하지 못한 상태로 내원한다.
이런 환자는 대개 부작용이 가장 적고 안전한 부피형성하제 한 두가지만 투여해도 쉽게 호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환자 만족도 역시 매우 높다.
하지만 반대로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치료해도 호전이 없어 내원하는 환자와 약국에서 자의로 일반의약품을 투여하다 해결이 안돼 내원하는 환자들이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환자에서 발생한다. 현재 병원에 내원하는 상당수 환자가 제대로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도 난치성 변비로 진단되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정확한 원인감별 없이, 그리고 적절한 치료 알고리즘 없이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는 자극성하제로 인해 난치성 변비가 증가됨은 물론 환자 치료의 어려움 또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변비약에는 크게 부피형성하제, 삼투성하제, 자극성하제와 장운동촉진제 등이 있다. 보통은 부피형성하제부터 시도해보고 호전이 없으면 삼투성하제나 장운동촉진제를 추가해 볼 수 있으며, 마지막으로 자극성하제를 투여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센나나비사코딜 같은 자극성하제가 단일제제, 생약제제 혹은 복합제제의 성분으로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 있다는 것이다.
종류 또한 많아서 현재 수십 가지가 출시돼 있다. 자극성하제는 대장의 근육신경총을 자극하여 장운동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장기복용시 장 신경 손상, 내성 및 습관성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어 주의 깊은 사용이 요구되는 약제이다.
다른 약제로 호전되지 않는 경우나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시키고자 하는 경우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자가복용이 가능한 약으로 남용되는 경향이 있다.
우리가 통상적으로 이야기하는 변비는 만성 변비다. 하지만 일시적인 변비도 있으며, 이는 많은 경우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식사량을 늘리며 수분과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40~50대 이상에서 갑자기 새로 발생한 변비나 체중감소 또는 혈변을 동반한 변비는 악성종양 등의 원인감별을 위한 검사가 필요하다.
또 상당수 변비 환자는 부피형성하제와 같은 간단한 약제로 증상 호전이 가능하다. 그리고 원인이 직장배출 장애나 골반저기능부전일 경우에는 약제가 아닌 바이오피드백 치료로 70% 정도까지 호전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따라서 변비가 발생할 경우 민간요법에 의지하거나 약국에서 임의로 자극성하제 등을 복용할 것이 아니라, 한 번쯤은 전문가와 상담을 하도록 일반인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또한 학회 차원에서 자극성하제가 남용되지 않도록 의약품 분류를 재정비하고 대국민 홍보를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