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자가 휠체어나 침대에서 떨어지는 낙상사고 관련 의료분쟁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의료진이 낙상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환자에 대해 철저히 예방했다면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제17민사부(재판장 이창형)는 최근 서울 소재 모 대학병원에서 낙상사고로 사망에 이른 환자 A씨(당시 만 82세) 유가족이 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 대해 병원이 일부 패소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환자 측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의료진이 A씨를 낙상사고 고위험군 환자로 인지하고 있었던 점, 병원이 환자와 보호자에게 낙상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주사시술 이후 낙상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한 사실 등을 근거로 이 같이 판결했다.
사고는 지난 2012년 관절염 환자 A씨는 병원에 입원해 주사시술을 받은 뒤 병실로 옮겨지기 전 시술실 밖 대기 공간에서 일어났다.
A씨가 휠체어에 앉아 보호자와 함께 환자의 이동을 돕는 병원직원을 기다리고 있던 중 휠체어에서 일어서려다 옆으로 넘어져 바닥으로 떨어진 것이다.
사고 후 A씨는 바로 병실로 이송됐으며, CT검사 결과 대퇴부경부골절이 확인돼 의료진은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수술을 기다리며 입원 중이던 A씨의 건강상태는 악화됐고, 결국 호흡곤란 증상 등을 보이다 사망했다. 사인은 색전증으로 인한 패혈성 쇼크였다.
이에 유가족은 병원의 과실을 주장하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환자 측은 "의료진이 고령의 환자를 지속적으로 주의 깊게 살피고 치료과정에서 보호자 등의 도움을 받도록 하는 등 조치를 취할 업무상 주의 의무가 있었으며, 낙상고위험군 환자인 A씨와 보호자에게 낙상예방교육과 낙상방지조치 등을 지도할 의무가 있었는데도, 이를 소홀히 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또 "낙상사고 후 의료진이 후속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고 수술을 지연해 환자 상태가 나빠져 사망에 이르렀다"고 피력했다.
그러나 법원은 원고 측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의료진이 입원 당시 환자와 보호자에게 기본적인 낙상방지에 관해 설명했고, A씨가 낙상 고위험군 환자로 평가됐기 때문에 입원 당일부터 1일 1회 낙상위험사정도구평가와 1일 3회 낙상예방 고위험 간호 중재를 실시해온 사실들을 적시했다.
또 “의사가 A씨에게 주사시술의 문제점과 시술 후 30분 이상 침상 안정을 취해야한다는 설명을 해왔다”면서 “여러 인정사실 등을 근거로 병원이 낙상에 대비한 최선의 조치를 취해왔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의료진이 A씨가 갑자기 휠체어에서 일어서는 바람에 손 쓸 겨를 없이 순간적으로 발생한 낙상사고의 경우까지 예견하거나 예방할 수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환자 측이 주장하는 안전배려의무와 지도설명의무를 위반한 잘못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