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인의 의료기관 이중개설 금지조항'이 시행된지 1년 7개월여가 지났다. 하지만 아직까지 입법로비 수사 및 헌법소원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요양기관들은 합법과 위법사이에서 혼란스러워 한다. 그럼에도 정부는 입법취지와 죄형법정주의를 내세워 금지의 포괄적 해석을 고수할 방침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23일 '제7차 건강보장 법률포럼'을 열고 네트워크병원을 포함한 의료인의 의료기관 이중개설 금지제도의 합헌성 여부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 관계자들은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운영할 수 없다'는 광의적 해석을 고수했다.
변호사이기도 한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박미라 서기관[사진 右]은 "복지부 입장은 변함없이 합헌"이라며 "의료기관 개설자는 절대 타 의료기관 경영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경영지원회사(Management Service Organization, 이하 MSO)의 의료기관 개설 주체에 대한 지원과 보완에 해당하는 경영지원서비스를 제외한 일체의 운영 및 실질적 개설행위를 위법한 것으로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의료인의 타 의료기관에 대한 지분투자는 물론, 대표이사를 포함한 의료법인의 이사 겸직도 금지사항이다. 만약 복수의료기관 개설로 적발될 경우 대표원장과 지점원장은 공동정법으로 구분, 동일하게 처벌된다.
MSO의 통합 서비스 제공에 대해서도 운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는지 정도를 사례별로 나눠 종합적인 판단이 이뤄진다. 박 서기관은 "현실적으로 자본조달과 구매대행을 나누기란 어렵지만 큰 범위에서 실질적 개설 또는 운영여부를 판단해 환수, 삭감, 수사 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보험사기분야 공인인증 전문가인 대구지방검찰청 김용자 검사는 "의료기관 제재 정책은 의료서비스가 공공재적 성격을 가진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서 "최초 네트워크가 순수한 목적에 의해 시작됐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무장의 자금이 유입되거나 환자를 유인하고, 불필요한 진료를 조장하는 폐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제한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이와 같이 정부의 분명한 태도에도 일선 의료인을 비롯해 변호사들은 불만과 의혹이 여전했다. 법원의 합헌성 여부 등 판결까지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포럼에 참석한 법무법인 로앰 변창우 변호사는 "자본투자 받는 것까지 규제하기는 어려우며 공동구매, 공동마케팅, 경영정보 공유 등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비용효과성을 높이고 저렴한 양질의 서비스를 환자에게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공정거래위원회와 법제처가 언급한 '국민건강 보호・증진의 목적'을 벗어난 과잉규제라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법무법인 세승 현두륜 변호사도 "의료법인 이사는 집행기관으로 참여한다. 지분투자 없이 경영지원형태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문구가 너무 광법위하고 포괄적"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한 의료법인 병원장은 "명예직에 가까운 이사조차 포괄적으로 금지한다면 이사회 구성이나 병원 경영은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선의의 피해자들을 양산하고 일선 1~2차 의료기관들을 더욱 위축되게 하는 조항"이라고 우려감을 표명했다.
또 다른 병원장은 "모든 걸 내려놨다. 원장, 이사장직 모두에서 물러나며 의사로서의 자긍심과 사명감도 함께 후퇴했다"며 "정부는 규제완화, 비용효과성을 따지며 의료현실에서의 제한이 심각한 수준이다. 공공성을 명분으로 사적영역에 대한 지나친 규제가 이뤄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