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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인 故신해철씨 측 변호인이 수영선수 박태환에게 약물을 투여한 의사의 형사재판에 대한 의견을 밝혀 주목된다.
이번에는 환자 측이 아닌 의사 측 입장에 힘을 실었다. 박태환 선수에게 금지약물 '네비도'를 투약한 의사 김 모 씨에 대해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업무상과실치상'을 적용하는 것은 법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법무법인 서로 서상수 대표변호사는 “일반적으로 설명의무 위반으로 형사 처벌하는 경우는 없다. 그런데 이번 사건에서 검찰은 약물주사에 따른 당연한 증상을 상해(傷害)라고 봤다. 검찰의 공소장을 보면 이상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박태환 선수가 2013년 11월부터 도핑 관련 약물에 대한 주의를 수차례 요구했지만 네비도 성분과 부작용을 충분히 알리지 않고 약물을 주사했다고 판단해 T병원 김 원장에게 '업무상 과실치상 및 의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다.
업무상과실치상(業務上過失致傷)은 업무상 부주의나 태만으로 인해 타인의 생명이나 신체를 상하게 할 경우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이다.
하지만 서 변호사는 이번 기소에 대해 "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상해라고 볼 만한 법리적 인과관계가 약하다"며 "사회적인 분위기가 많이 작용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설명의무 위반에 대한 형사처벌 조항이 없다. 이번에 검찰은 공소를 제기하면서 독일 판례를 근거로 들었다"고 지적했다.
실제, 검찰이 근거로 제시한 독일 판례도 내용을 살펴보면 이번 사건과는 다른 측면이 많다.
1970~80년대 구동독시절, 독일 수영코치와 의사들이 미성년 여자 선수들에게 장기간 비타민제라고 속이고 스테로이드를 복용시켰고, 이 선수들은 신체적으로 남성화돼 남성으로 성전환수술을 받거나 임신 후 유산이 반복되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독일 통일 후 이러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검찰이 의사와 코치들을 상해 혐의로 기소해 형사 처벌이 이뤄졌다.
법무법인 세승 박재홍 변호사 역시 “형사상으로 책임이 인정되려면 과실과 상해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돼야하는데, 박 선수에게 어떤 증상과 문제가 발생했느냐’를 봤을 때 ‘상해죄를 적용한 것은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박 씨가 악물 투약 후 신체 기능 저하 및 질병 발생, 건강상태 불량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면 ‘상해’로 적용할 수는 있으나, 이번 경우는 오히려 건강이 더 좋아진 격이라는 것.
네비도는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을 늘려 주는 약물로 보디빌더들이 몸을 만들거나 노인들이 기운을 돋우기 위해 많이 처방받는 것으로 알려지나, 스포츠 경기에서 테스토스테론은 항시 금지약물이다.
박 변호사는 “설령 의사 김 씨가 설명의무를 위반했다고 해도 상해는 생리적 기능에 장애 및 훼손이 있는 것을 정설로 취하므로 이번 사건을 상해로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설명의무 위반'을 둘러싼 박 선수 측과 병원 측의 주장은 정반대로 엇갈리고 있다.
지난 27일 박태환 선수는 이번 도핑 파문 관련한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박 씨는 네비도 투약의 '고의성'이 없음을 강조했다.
박태환 선수는 “지난해 7월 T병원에서 네비도 주사를 맞을 당시 의사로부터 약 성분에 대해 전혀 고지받지 못했다”면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설명을 병원으로부터 수차례 확인 받은 뒤 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또 “호르몬 주사라는 이야기도 전혀 듣지 못했으며, 지난해 7월 비타민 주사를 한 번 맞았고 이후 감기 증세가 있어 소염제 주사를 한 번 맞은 것이 전부”라고 주장했다.
반면 병원 측은 “박 선수에게 ‘호르몬 주사’라는 이야기를 여러 번 했고 주사를 맞은 것도 한 번이 아닌 여러 번”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박 씨에게 약물투여한 의사 김 씨 측 변호인은 법무법인 태평양의 홍기태 변호사 등이며, 김씨에 대한 첫 공판은 오는 4월 21일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