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뇨병 환자가 아스피린을 복용할 경우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모은다. 아스피린 처방의 득실을 분명히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연구는 근거중심 의료 확립을 위해 설립된 국가기관 주도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향후 국내 의학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박병주 교수는 최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발주 연구로 수행한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계질환 예방을 위한 아스피린 사용양상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당뇨병 환자에게 심혈관질환 예방 목적으로 처방되던 아스피린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수행된 이번 연구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 간 진행됐다.
연구결과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없는 당뇨병 환자가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할 경우 오히려 허혈성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당뇨병학회 등 국내외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1차 예방 목적으로 아스피린 처방이 권고되고 있으나, 예방효과와 출혈위험에 대한 논란이 공존해왔다.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토대로 당뇨병 진단을 받은 환자를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군과 비복용군으로 나누고 4년 간 추적관찰을 통해 허혈성 뇌졸중 발생 빈도를 비교했다.
두 군을 비교한 결과 복용군은 비복용군에 비해 허혈성 뇌졸중 발생 위험이 70% 가량 높았다.
기존에 심혈관계질환 발생위험이 있던 당뇨병 환자군에서 아스피린 복용 초기, 허혈성 뇌졸중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고려했다.
1년 이상 장기추적 관찰된 당뇨병 환자를 분석한 결과 아스피린 복용군은 비복용군에 비해 허혈성 뇌졸중 발생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연령군, 고혈압 또는 고지혈증 동반여부에 따른 연관성을 파악하기 위한 소그룹 분석 결과, 복용군은 비복용군에 비해 뇌졸중 발생 위험이 증가했고, 특히 남성의 위험수준이 더 높았다.
최근 미국·유럽·아시아 지역에서 저용량 아스피린이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예방에는 효과가 없다는 연구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당뇨병학회도 당뇨병 환자에게 심혈관질환 1차 예방 목적으로 아스피린 사용을 더 이상 권고하지 않고 있다.
고혈압·고지혈증이 있거나 가족 중 심혈관 질환을 앓은 적이 있는 당뇨병 환자에게만 저용량 아스피린 처방 권장토록 지침을 개정했다.
학계에서도 적극적으로 저용량 아스피린 처방의 득실을 따지려는 추세다.
이번 연구를 담당한 박병주 교수는 “당뇨병 환자가 심혈관계질환 예방을 위해 아스피린을 복용할 경우 의사의 종합적인 판단에 따를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임태환 원장은 “이번 연구결과는 국내외 당뇨병 진료지침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궁극적으로 국민건강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의미있는 성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Diabetology and Metabolic Syndrome’ 2월 호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