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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료원 흑자가 장례식장 덕분이라면…
천안의료원 박찬병 원장 "적정·소신진료 통해 공공성 역할 중대해야"
[ 2015년 04월 05일 20시 00분 ]

“장례식장으로 흑자를 냈다고 해서 지방의료원 운영을 잘했다고 말해서는 곤란하다. 의료의 공공성은 보편적인 건강권 제공이다. 지방의료원이 수익 창출이 아니라 적정·소신 진료에 매달릴 수 있도록 평가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최근 공개된 서울의료원의 ‘공공의료 9대 혁신안’은 지방자치단체와 의료원 합의에 의해 공공의료의 역할을 정립했다는 점에서 평가를 받고 있다.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제시됐기 때문에 원장은 모호한 공공의료 개념에 대한 자의적 해석 없이 그에 따라 의료원을 운영하고, 지자체는 혁신 성과를 판단하면 되기 때문이다. 


30년 넘게 공공의료 현장에 몸담은 천안의료원 박찬병 원장[사진]이 서울의료원 사례를 주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찬병 원장은 지난 1983년 공중보건의사로 시작해 서울 동부시립병원 인턴을 거친 뒤 13년 간 경주시·광명시 보건소장을 지냈다. 이후 수원·이천·삼척의료원장을 거쳐 지난해 4월부터 천안의료원을 맡고 있다.


‘공공의료의 산 증인’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그는 공공의료를 한 마디로 적정 진료와 소신진료로 정의했다.


재산, 학력, 지역 등의 차별 없이 누구나 보편적인 건강권을 누릴 수 있도록 공공재로서 기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헌법 36조 3항에 명시된 보건권의 논리다.


박찬병 원장은 “과잉 진료, 과잉 청구하지 않고 적정한 수준에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공공의료의 역할”이라며 “서울시가 혁신안에 참여했다는 것은 적정 진료에 따른 손해를 지원해주겠다는 의지로 읽힌다”고 덧붙였다.


역할 수행에 따른 비용을 보전해주지 않을 경우 지방의료원은 수익 창출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지방의료원이 장례식장 부대사업, 검진 수익 향상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다.

 

"지방의료원 흑자구조 정확히 파악해서 운영성과 평가해야"


박찬병 원장은 “지난 2013년 청주의료원은 의료수익이 아니라 장례식장 수입으로 유일하게 흑자를 냈다”며 “이에 높은 운영평가 점수를 받았는데 공공병원으로서 운영을 잘 했다고 말하기는 어폐가 있다”고 말했다.


효율성의 잣대만을 들이대는 것은 의료의 본질을 간과하는 행위라는 이야기다. 이에 운영·관리·감독 주체인 지자체가 산하 출자·출연 기관이 우선적으로 수행해야 할 역할을 지역보건의료시스템 관점에서 정립하고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박찬병 원장은 “공공의료지원단을 각 지자체에 생겨서 지역에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파악하고, 지자체의 연차 계획이 나오면 마치 스포츠 경기의 룰처럼 정해진 기준에 따라 지원과 패널티를 결정하는 것이 합리적인 평가 방법”이라고 전했다.


그는 “무조건 수익을 내라는 이야기는 지자체 스스로 공공의료에 대한 고민이 없음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이런 방식으로는 의료 공공성 달성은 요원하다”고 힘줘 말했다.


양질의 서비스 제공의 핵심인 의료 인력에 대한 지원도 뒤따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의료진은 의사 결정 과정에서 배제된다.


소신 진료를 원장에게 요청하고 싶어도 계약직 신분인 경우 임면권자인 원장에게 의견을 피력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또한 과잉 검사 대신 환자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적정진료를 실천하는 의사의 행위에 대한 금전적 보상이 실질적인 지원이라는 이야기다.   


박찬병 원장은 “인력난에 시달리는 지방의료원이 공공의료 대한 소신과 철학을 가진 의료진 확보를 용이하게 할 수 있으려면 공공의료 인력 풀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공공의료의 특수성에 맞게 의료 자원 관리가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미기자 ksm6740@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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