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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넘어 자존심 문제다. 연구능력 상위 10개 기관 명단에 포함됐을 때만 해도 이 같은 비참함은 예견하지 못했지만 요즘 같아서는 타이틀마저 내던지고 싶은 심정이다.”
대한민국 의료산업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연구중심병원 10곳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내로라하는 병원들인 만큼 자존심 경쟁으로까지 비화되는 양상이다.
2년 전 정부로부터 ‘연구중심병원’이라는 타이틀을 부여받은 기관은 가천대 길병원, 경북대병원, 고대안암병원, 고대구로병원, 분당차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아주대병원 등 10곳.
하지만 이들 연구중심병원의 명암은 지난해 보건복지부의 R&D사업 지정과제 선정부터 엇갈리기 시작했다.
8년 6개월 동안 매년 약 50억원의 연구비 지원이라는 당근 외에도 이들 기관은 자존심 경쟁으로 받아들이며 신경전을 벌였다.
첫 공모에서는 가천대 길병원,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3곳이 낙점됐다. 나머지 7개 기관은 2차 공모에 모두 신청서를 접수했지만 고대안암병원과 삼성서울병원 2곳이 영예를 안았다.
이어 올해 처음 시행된 공모에서는 경북대학교병원이 ‘심뇌혈관질환 진단 및 치료 기술 개발을 위한 개방형 연구 비즈니스 플랫폼 구축’이란 연구과제로 선정됐다.
이로써 현재까지 연구중심병원 육성 R&D사업 지정과제로 선정된 기관은 길병원,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고대안암병원, 삼성서울병원, 경북대병원 등 6곳이다.
반면 고대구로병원, 분당차병원, 서울아산병원, 아주대병원 등 4곳은 ‘연구중심병원’이라는 타이틀만 있을 뿐 실질적인 지원 혜택은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병원은 연구비 수혜보다 상처 받은 자존심에 더욱 신경이 쓰이는 분위기다.
A대학병원 교수는 “연구중심병원은 병원계 전체의 이목이 집중됐던 사안이었던 만큼 연구과제 선정에서 잇따라 낙방한 것은 자존심의 문제”라고 토로했다.
B대학병원 교수는 “내부적으로도 연구중심병원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줄어든 상황”이라며 “차기 공모에 참여할지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복지부는 올해 연구중심병원 예산으로 170억원을 확보, 적어도 4개 이상의 R&D사업 지원과제 선정이 진행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