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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종합병원협의회와 보건복지부가 상급종합병원 지정과 운영방향에 대해 격론을 펼쳤다. 병협 공세에 복지부는 "용역사업 검토"로 맞불을 놓았다.
상급종합병원협의회는 10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제4차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협의회 박상근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현 상급종합병원 제도를 정면 비판했다. 4가지 관점에서 조목조목 불합리성을 지적했다.
박상근 회장은 “정기총회 인사말을 좋은 말로 채우고 싶지만 오늘만큼은 그렇게 못하겠다”며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과연 국민들이 수준 높은 병원이 전국 곳곳에 있는 것을 싫어하는가”라며 작심한 듯 운을 뗐다.
그는 “상급종합병원은 중증, 고도 난치성 질병을 치료하는 병원이고, 올바른 수련병원을 지향하고 있다”며 “왜 정부가 상급종합병원을 43개 수준으로만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놓았는지 전혀 공감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소비자단체에서 상급종합병원 반대하는 이유로 ‘병원비 상승’을 내세운 점에 대한 반론도 이어졌다.
박상근 회장은 “5% 진료비를 더욱 지출하더라도 그보다 수준 높은 진료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가”라며 “환자 안전관리 제고에 나서고 있으면서 상급종합병원 지정 숫자를 한정지어 놓은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현재 의과대학은 갖고 있으면서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탈락한 병원이 있다. 41개 의과대학 중 8곳은 상급종합병원 미지정 상태다.
박상근 회장은 “의과대학이 있는 병원에서는 뇌, 심장 스텐트와 같은 고난이도 시술을 대부분 수행하고 있다”며 “지역 안배를 하듯이 41개 의과대학병원이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해 주는 것은 국내 의료 백년대계의 초석을 닦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인증평가를 필수적으로 받아야 한다”며 “인증평가 통과에 이미 적지 않은 시설, 인력 등이 투자됨에도 불구하고, 상급종합병원으로 재평가하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논란이 된 전공의특별법과 관련해서는 “수련병원에서 열심히 일하는 후배들에게 안정되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며 “그러나 대체인력도 없고, 재정적 손실이 너무 크다. 병원계에게만 모든 손실을 떠안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복지부 “아직 제시할 내용은 없지만 용역사업 통해 합의점 도출”
보건복지부 정영훈 의료기관정책과장은 ‘상급종합병원 지정제도 개선’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의료 질 평가 기준 신설 ▲상대평가 기준 개선 ▲진료권역 분류 및 소요병상 배분 방법 개선 3가지 관점에서 추진될 전망이다.
정영훈 과장은 “그동안 환자에게 제공되는 의료 서비스 질에 대한 기준이 부재했다”며 “구조 중심에서 질과 성과 중심으로의 기준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상급종합병원 평가 항목 중 ‘레지던트 상근 진료과목수’는 병원의 노력과 무관했다”며 “충남권, 경남권 등에서는 상대평가 점수에 따라 지정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이에 대한 합리적 평가 방법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영훈 과장은 “심평원 등 상급병원 기준 제도 개선 방향을 위해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거나, 향후 추진 계획을 갖고 있다”며 “아직 사업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이 자리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할 사항은 없다. 병협과 협의를 통해 합의점을 도출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복지부 발표에 대해 참석 병원장들은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 부재’, ‘절대가치가 아닌 상대가치평가로 인한 문제’ 등을 지적하며, 병원계 현실을 반영한 제도 개선에 힘써주길 당부했다.
정영훈 과장은 “병원별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법과 원칙을 준수하는 자세는 필요하다”며 “지역별 인구수와 접근성을 고려한 균형 발전 도모를 위해 관심을 쏟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상급종합병원협의회 초대 박상근 회장에 이어 2대 회장으로 경희의료원 임영진 의료원장이 선출됐다. 임기는 3년이다.
임영진 회장은 “회원병원뿐만 아니라 병원계에 산적한 현안을 함께 해결할 수 있도록 참여의 폭을 넓히겠다”며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슈틸리케 감독처럼 모든 역량을 협의회 발전을 위해 집중하겠다”고 피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