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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환자들이 항암제를 먹어보지도 못하고 울다가 세상을 뜨고 있다. 의사와 정부, 보험공단과 제약사는 모두 환자를 위해 존재한다. 고가 항암제 급여화를 향한 시민단체들의 과다한 반발은 지양돼야 한다."
고가 항암제의 보험급여 약가를 향해 시민단체들이 제기하는 태클 수위가 도를 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종양 제거 효과가 명백히 입증된 항암제임에도 시민단체들의 무차별적인 반발로 급여 획득이 지연, 값비싼 약가로 인해 의약품이 꼭 필요한 환자들이 치료를 포기하고 삶을 달리하는 그릇된 현실이 좀 처럼 개선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화이자의 비소세포폐암치료제 잴코리(성분명 크리조티닙)는 급여 등재에 두 번 탈락하며 가까스로 '위험분담계약제(RSA) 환급형'으로 건강보험공단과의 계약을 체결했다.
위험분담계약제 환급형은 잴코리 처방액이 건보공단과 계약한 일정 규모를 넘을 경우 추가 약가를 건보공단이 환수하는 약가결정 방식이다.
잴코리의 급여등재사(史)는 다사다난했다. 삼수 끝에 급여를 받는 과정에서 화이자의 심평원 로비시도 의혹, 건강보험가입자포럼 등 다수 시민단체 및 정부와의 약가 갈등을 견뎌내야 했다.
결국 RSA방식으로 급여화에 성공했지만, 시민단체들의 과도한 약가 관련 반발은 결국 환자 자신들의 목을 옥죌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 같은 현실은 비단 잴코리뿐만 아니라 아직 급여획득 숙제를 해결하지 못한 다수 고가 의약품들에게도 해당되는 것이라, 보다 발전적인 차원의 의약품 급여 관련 사회인식이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는 모습이다.
폐암분야 권위자인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강진형 교수[사진]는 시민단체들의 항암제 약가 관련 단체행동 등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 "약을 먹지 못해 생명의 빛을 잃는 환자들에겐 치명적인 행보"라고 개탄했다.
고가 의약품의 합리적인 약가 산정 역시 중요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의약품 급여 획득 절차가 환자 중심이 아닌 경제 논리에 의해 좌우되는 현실에 아쉬움을 토로한 것.
강진형 교수는 "약물경제성평가를 통해 약값을 결정해야 하는 약이 있고, 아닌 약이 있다"며 "잴코리 등 고가 항암제는 치료 대안이 없고 한달 약값이 1000만원에 달한다. 정부가 환자들에게 최대한 줘야 할 약이다"라고 피력했다.
강 교수는 "천 만원에 달하는 약값을 지불해야 하는 암환자들을 치료하면서 경제적 장벽에 무릎을 꿇는 환자들을 보며 치료를 안하느니만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 RSA(위험분담계약제)를 주장했다. 그런데도 시민단체들은 딴지를 걸었다"고 전했다.
강 교수는 얼마전 불거진 화이자 잴코리 심평원 로비 이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불필요한 제약사의 행위였음은 인정하면서도, 제약사 잘못과 암 환자들의 약제 급여 문제는 철저하게 분리해 냉정히 판단해야 한다는 게 강 교수의 생각이다.
강진형 교수는 "잴코리 관련 화이자의 부적절 문자와 환자 약제 급여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다"라며 "시민단체들은 잴코리 로비 이슈를 통해 급여화를 지연시키려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다행히 잴코리는 늦지 않게 RSA 급여화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항암제를 비롯한 고가 의약품들의 급여화를 향한 시민단체들의 반발은 결국 환자들의 피해를 양산하게 된다는 게 강 교수의 지적이다.
강 교수는 "지금의 시민단체들은 사상적 색깔을 너무 입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라며 "정말 폐암만을, 환자만을 생각하는 단체는 없는 것 같다. 정부, 의대교수와 의사들, 제약사는 오로지 환자만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냐. 약효의 뛰어남을 정당히 주장하면 몇몇 시민단체들은 제약사 편을 든다는 오해를 한다"고 밝혔다.
제약업계 관계자들도 시민단체들의 과다한 고가 의약품 급여 태클에 불만을 제기했다.
제약계 한 관계자는 "잴코리를 비롯해 고가 희귀 의약품의 급여화에 강하게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을 보면 가끔 자신의 가족이나 지인이 해당 희귀 질병에 걸렸더라도 저럴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