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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선수 박태환에게 도핑금지 약물을 투여해 체내 호르몬 변화를 일으킨 혐의로 기소된 의사에 대한 형사재판이 시작됐다. T클리닉 원장 의사 김 모씨는 혐의를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오늘(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 5단독 강병훈 부장판사는 업무상과실치상 및 의료법 위반으로 기소된 T클리닉 의사 김 모 씨에 대한 형사재판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이 밝힌 공소사실에 대해 김 씨 측 변호인단(법무법인 태평양 홍기태 등)은 상반된 주장을 펼치며 무죄를 주장했다.
재판의 주요 쟁점으로 ▲의사 김 씨가 남성호르몬 주사제 ‘네비도’를 투여하면서 설명의무를 소홀히 했는지 여부 ▲약물투여에 따른 박태환 선수의 체내 호르몬 변화 등 신체적 증상을 ‘상해’로 볼 수 있는지 여부 ▲네비도 처방 및 투여에 대한 진료기록 미기재 여부 등이 떠올랐다.
특히, 박 선수는 네비도 투여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주장하는 반면, 의사 김 씨는 박 선수 측에 테스토스테론과 성장호르몬을 함께 기재한 약물 리스트를 전달했다고 맞서 치열한 진실공방이 예상된다.
검찰은 “지난해 7월, 의사 김 씨가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들어있는 네비도에 대한 설명과 주의사항, 부작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으며 약물 투여로 인해 박태환 선수에게 엉덩이 근육 통증과 함께 체내 호르몬 수치에 변화를 일으키는 상해를 입혔다”고 공소사실을 밝혔다.
또 “의사 김 씨가 박 씨에게 네비도를 처방한 뒤 진료기록부에 기록하지 않았다”며 의료법 위반을 주장했다.
이에 의사 측 홍기태 변호사는 “김 씨의 클리닉의 노화방지 및 건간관리 프로그램은 일반 치료 목적의 시술과는 다르므로 내원자에게 상세히 설명해준 뒤 동의 하에 검사, 관리, 시술해왔고 박 씨와 박 씨 매니저에 역시 같은 절차를 거쳐 시술이 진행됐다”고 반박했다.
또 “시술 후 나타나는 요통 증상, 체내 호르몬 변화는 일반적이고도 당연한 결과인데 이를 ‘상해’라고 본 검찰의 주장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도핑물질 확인 여부를 박 선수 측에 요청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홍 변호사는 “박 선수와 매니저가 클리닉에 처음 내방할 당시 도핑검사를 주의해야 한다는 얘기를 하자, 의사 김 씨는 자신이 스포츠의학에는 전문적인 지식이 없고 도핑물질에 대해 잘 알지 못하므로 업무적인 지식을 갖고 있고 체계적인 관리를 하고 있는 박 선수 측이 이를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고 판단, 도핑 물질 확인 여부를 박 씨 측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 김 씨가 박 씨 매니저에게 비타민 정맥 주사 및 영양제 리스트에 박 씨에게 투약할 테스토스테론과 성장호르몬을 수기로 기재해주면서 확인을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또 “박 선수에게 남성호르몬 투약하기로 한 것은 그 나이 때 일반적인 남성호르몬 수치에 비해 조금 낮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주장을 입증할 수 있는 물증인 약물 내역 리스트는 제시하지 못했다.
홍 변호사는 “의사 김 씨가 약물 리스트를 피해자 측에 넘겨줬으므로 의사는 보관하고 있지 않고 있다”면서 “당시 작성했던 문진표 뒤편에 약목록 리스트라고 기재돼있는 부분이 있다. 박 씨를 소개해준 지인과 박 씨 측이 주고받은 SNS 내용 상에서 박씨에게 약물 자료를 빨리 보내달라는 내용이 나온다”고 항변했다.
진료기록 미기재(의료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진료내용을 숨기려고 한 것이 아니다. 병원 직원과 의료진이 주고받는 SNS 상에는 당시 진료 사항이 그대로 나와 있다”며 “업무가 많은 여름철인 탓에 직원이 내용을 제때 기록하지 못한 것”이라며 선처를 구했다.
의사 김 씨 측은 “박 선수가 국제수영연맹 청문회를 앞두고 의사를 희생양으로 필요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는 무리한 기소”라면서 “박 씨가 일반인이라면 전혀 문제되지 않을 내용을 ‘유명 운동선수’라는 이유로 문제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의사 김 씨가 박 씨와 다른 운동선수에게는 프로그램을 해본 적이 없고, 박 씨가 이 프로그램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순수한 마음에 시술을 해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