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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해외 의료지원팀 파견으로 모두가 고무돼 있지만 정작 에볼라 정복을 위한 발판인 혈청조차 갖고 있지 않다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현지에 파견됐던 의사에게서 나왔다.
파견 자체에도 큰 의미가 있지만, 우리나라가 신종 감염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외교력을 기반으로 한 인프라와 시설 구축, 운영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에볼라 구호대 2진 팀장이었던 이재갑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감염내과 교수는 2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립중앙의료원 주관으로 열린 ‘신종 감염병 대응체계 구축을 위한 토론회’[사진]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재갑 교수는 “중국 의료진이 우리 에볼라 치료소(ETC)에 찾아와 활동 사항을 교류했는데, 중국은 환자 발생 지역에 들어가 환자를 색출하는 등 지역민과 소통하며 연구 활동도 병행했다”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중국은 에볼라 바이러스나 혈청 등을 중국 내로 가져갈 수 있는 길이 이미 열려 있었다”며 “미국에서 관련 백신이 지난해 12월에 나왔는데, 중국 역시 동시에 백신을 개발할 수 있었다. 올해 3월에는 그 효과가 미국의 것과 비등하다는 논문을 발표했다”고 덧붙였다.
에볼라 창궐 당시 그 지역 주민들은 의료진의 접근을 막기 위해 돌멩이를 던지는 등 경계했는데, 중국 의료진은 그들의 마음을 열 수 있었다.
중국은 이미 30년 이상 아프리카 지역에 투자를 해왔고, 우리나라 의료진의 파견 지역인 시에라리온에도 운영 중인 병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러한 외교적 인프라를 바탕으로 에볼라 바이러스, 혈청 등 연구에 필요한 자원을 쉽게 얻을 수 있었고 결국 선진국 수준의 백신 개발까지 이뤄냈다.
이 교수는 중국의 경우 의료진 파견 뿐 아니라 신종 감염병을 정복할 수 있는 외교적 인프라와 자국 내 연구 시설, 관련 인력이 갖춰져 있어 그렇지 않은 우리나라의 현실과 비교된다는 소회를 털어놓은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의 경우 에볼라 바이러스를 다룰 수 있는 BL4 수준의 실험실이 없는 상태다.
BL4는 생물안전도(biosafety level)에서 최상급 레벨의 실험실로 연구 바이러스의 치명도에 따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기준으로 구분한다. 에볼라 등 치사율이 높은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연구는 BL4 실험실에서 가능하다.
전세계적으로 BL4 실험실을 갖춘 국가는 미국, 캐나다 등이 있다.
우리나라는 질병관리본부가 실험실 건립을 완료했지만 인력과 예산이 부족해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안에 운영을 시작한다는 계획이지만 실제 문을 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는 “한국은 관련 인력도 시설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한국 의료진이 현지에 파견됐지만 에볼라 바이러스도 혈청도 없다. 안타깝다”며 중국을 벤치마킹한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보건복지부 역시 이러한 문제점을 인정했다. 더불어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진행되고 있는 노력을 설명해 나갔다.
권준욱 공공보건정책관은 “신종플루 당시 쓴 돈 2년 간 7300억원이다. 구제역에는 3조를 썼다. 신종 감염병 관리를 위해 24시간 상황실 운영, BL4 수준의 실험실 가동, 공공기관 장비 구축 등에 3조도 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BL4 수준의 실험실이 가동될 예정인 2015년이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문제점과 현재의 위치 아는 것에서 문제 해결은 시작된다. 최선 인프라 갖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